DL, 2000억 유상증자로 여천NCC 지원 시동…부도 위기 일단 넘길 듯

DL, 긴급 이사회서 유상증자 의결 여천NCC 회생 자금 투입 전망 업계, 구조적 불황 지속에 장기적 위기 경고

2025-08-11     정창현 기자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DL그룹이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석유화학 합작사 여천NCC에 대한 자금 지원에 나서는 모양새다. 이번 조치는 여천NCC가 처한 부도 위기를 가까스로 넘기기 위한 긴급 수혈 성격으로 풀이된다.

11일 DL케미칼은 긴급 이사회를 열어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DL그룹 지주사인 ㈜DL은 DL케미칼 주식 약 82만3086주를 약 1778억원에 추가 취득할 예정이다. 이번 자금은 여천NCC에 투입돼 부족한 유동성 문제 해소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여천NCC는 1999년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각각 50%씩 지분을 가진 합작법인으로, 국내 에틸렌 생산능력 3위 업체다. 그러나 2020년대 들어 중국발 공급과잉과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실적이 크게 악화됐고, 최근에는 전남 여수 3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경영난으로 적자가 누적되면서 재무 구조가 악화돼 이달 말까지 3100억원 가량의 자금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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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한화그룹은 여천NCC에 대한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반면, DL 측은 워크아웃(기업회생절차)까지 염두에 둔 듯한 신중한 입장을 취해왔다. 이러한 입장 차이로 인해 양측의 조율이 진행되지 않으면 여천NCC 부도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지속돼 왔다.

이번 조치로 여천NCC가 당장 직면한 부도 위기는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지원이 장기 불황 국면에서의 한시적 처방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많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중국발 저가 제품의 대규모 공급과 환율 변동, 수요 부진 등 복합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롯데케미칼, LG화학, 한화솔루션, 금호석유화학 등 주요 4개 기업은 올해 상반기 합산 약 476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 폭이 6.8배 확대됐다. 여천NCC의 경우 최근 3년간 2022년 3477억원, 2023년 2402억원, 2024년 236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DL의 유상증자가 여천NCC의 단기 유동성 위기 완화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석유화학 산업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유사 위기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정부 차원의 산업 재편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