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협의서도 ‘평행선’…양도세 대주주 기준 갈등 장기화 전망

- 당정협의로도 해결 못 찾은 대주주 기준 갈등…다음 당정까지 결론 유보 - 코스피 3.88% 급락 후폭풍…민주당, 50억원 사수 입장 확고히 - 전문가들도 찬반 엇갈린 가운데 실무진 추가 논의로 정책 조율 계속

2025-08-11     나아영 기자
김병기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의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강화안을 전면 거부하며 현행 50억원 유지를 공식 요구했다. 세제개편안 발표 후 코스피가 3.88% 급락한 가운데 나타난 당정 간 첫 공개적 이견으로, 향후 정책 조율 과정에서 상당한 논의 과정이 필요한 모양새다.

11일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건드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정부에 제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에 복수 안 같은 것은 제시하지 않았다"며 대주주 기준을 종목당 50억원으로 유지하는 단일안만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갈등의 발단은 정부가 지난달 31일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현재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강화하는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데서 시작됐다. 이는 윤석열 정부에서 대폭 완화된 기준을 문재인 정부 시절 수준으로 되돌리겠다는 내용이다. 현재는 종목당 50억원 이상 보유 대주주만 주식 양도세를 부담하지만, 이 같은 개편안 시행 시 10억원 이상 보유자도 과세 대상에 포함된다.

이 같은 세제개편안 발표 직후인 지난 1일 주식시장은 즉각 반발했다. 코스피는 2564.63에서 2465.32로 3.88% 급락했으며, 코스닥도 761.27에서 726.21로 4.61% 하락하며 시장 전반이 충격을 받았다. 이는 올해 들어 일일 하락폭 중 상당한 수준으로, 투자심리 위축이 주가에 직접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시장의 이 같은 급격한 반응에 민주당은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김병기 원내대표가 지난 1일 "10억원 대주주 기준의 상향 가능성 검토"를 시사했고, 정청래 대표는 지난 4일 당내 공개 발언 자제령을 내리며 당 차원의 통제에 들어갔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당의 우려 배경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당내에도 이런저런 의견이 있었는데, 정부의 세제개편안은 자본시장의 흐름을 바꾸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금 주식시장에 들어온 투자자 외에 부동산 투자하는 분들 등을 유인해 기업이 자본시장을 통해 자본을 제대로 조달받을 수 있게 한다면 결국 기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시장 활성화 관점에서 현행 유지 필요성을 역설했다.

당내외에서 논란이 지속되자 민주당은 지난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2025 세제개편안 긴급좌담회'를 개최해 전문가 의견을 수렴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공동 주최한 이 자리에는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도 참석했다.

이날 좌담회에서 유호림 강남대 교수는 "연말에 대주주 회피 물량이 쏟아지면서 주가가 하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코스피 5000 달성이라는 거시적 정책방향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금융투자소득세가 폐지된 상황에서 대주주 기준을 환원한 것은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전문가 사이에서도 엇갈린 견해가 확인된 셈이다.

이 같은 전문가들의 엇갈린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전날(1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당정은 이 문제를 집중 논의했으나 최종 결론을 내지 못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협의 후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당정 간 긴밀하게 논의하고 조율했으며 향후 추이를 조금 더 지켜보며 숙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지난 주에 당 대표와 지도부 지시에 따라 정책위를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의견을 수렴하는 중이라고 말씀드렸고, 이 문제가 굉장히 관심이 큰 만큼 당은 정책위가 의견을 전달했다"며 당의 입장 전달 과정을 구체화했다. 한정애 정책위의장도 "당정협의 결과는 조금 더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며 "충분하게 당의 의견을 전달했고, 당과 정부의 의견이 합치가 안 돼 논의를 더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은 이날 중 당내 '코스피5000특위'나 기획재정위원회 위원들에게 당정협의 결과를 전달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내년도 예산안 발표가 곧 있어서 기재부와는 이래저래 실무적으로 논의할 수 있고, 다음 당정 전까지는 세제개편안 관련 정리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향후 협의 일정을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