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장, 공백 우려 속 인선 기준 주목...낙하산 인사 끊어낼까?
금융위 인선, 조직 개편 여파...9월 정기국회 이후에나 처리될 것으로 예상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장 줄줄이 퇴임...공백 현실화 산업은행의 경우 내부출신 회장 전무, 윤희성 전 수출입은행장의 경우 내부출신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정부의 금융당국 조직개편이 지연되면서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주요 국책은행장의 인선이 줄줄이 미뤄지고 있다.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리더십 공백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금융권 안팎에서 커지고 있다. 특히 매번 반복돼온 ‘낙하산 인사’ 논란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6월 5일 3년 임기를 마치고 물러났으며, 현재는 김복규 전무이사가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윤희성 수출입은행장도 지난 7월 25일 임기 종료와 함께 퇴임했다. 윤 전 행장은 수은 창사 이래 첫 내부 출신 은행장으로, 재임 기간 법정자본금을 25조원으로 확충하고 공급망안정화기금을 출범시키는 등 성과를 냈다.
인선이 늦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조직개편 지연이다. 당초 7월 말 발표 예정이던 개편안은 8월로 넘어갔고, 금융위원장 등 주요 보직 인선도 표류하고 있다. 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을, 수출입은행장은 기획재정부 장관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기 때문에 금융당국 개편이 먼저 마무리돼야 한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9월 정기국회 이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국책은행 수장 인선 과정에서 ‘코드 인사’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산업은행은 설립 이후 단 한 차례도 내부 출신이 회장에 오른 적이 없고, 대통령 특보나 정치권 출신 인사가 잇따라 낙점되며 낙하산 논란이 반복됐다.
금융노조 산업은행지부는 지난달 성명을 내고 “신임 회장은 정치적 이해관계에 휘둘리지 않고 정책금융의 특성을 이해하는 인물이 돼야 한다”며 전문성과 현장 소통 역량을 갖춘 인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차기 산업은행 회장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산업 등 새 정부의 핵심 산업 전략을 뒷받침할 정책금융을 수행해야 한다. 여야는 최근 산업은행의 법정자본금 한도를 45조원으로 확대하는 산업은행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는 등 산은의 역할을 강화했다. 이에 차기 회장의 정책 추진력과 전략적 판단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의 관세 이슈 등 대외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정책 방향이 불투명해지고 있다”며 “금융위 해체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어수선한 분위기가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