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發 코스닥 퇴출 1호 '9월초' 드러난다…좀비기업 '정조준'

코스닥 8개 사 상폐·실질심사 리스트, 9월 초 결정 내년 강화된 요건 시행 전 당국 선제 기강잡기 나서 현 정부 좀비기업 퇴출 의지 가이드라인 성격

2025-08-07     조영갑 인사이트녹경 기자

[인사이트녹경 = 조영갑기자]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주식시장 선진화 일환으로 코스닥 상장폐지 절차 및 요건 강화가 탄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9월 초 첫 상폐 대상 기업이 나올 지 주목된다.

지난달부터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시행세칙 개정안이 준용되면서 상장적격성 및 상장폐지 심사가 '2심'으로 축소된 것과 무관치 않다. 금융당국은 절차는 축소하고, 허들은 단계적으로 높인다는 방침이다. 대상 기업들은 초긴장 상태다.

7일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 코스닥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9일 개정된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시행세칙에 따라 다수의 코스닥 상장사들이 개정된 2심 실질심사 절차를 밟고 있다. 플래스크, 아이엠, 스타코링크, 더테크놀로지, 올리패스, 에스엘에스바이오, 씨씨에스 등이 심사 대상이다. 메디콕스 역시 지난달 21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 11일까지 대상 여부가 결정된다.

거래소 법무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9일 일부 개정된 상장규정 시행세칙에 따라 개정일 다음날인 7월 10일 이후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의 상장폐지 심의, 의결을 거친 코스닥 상장법인에 대해 종전 3심제가 아닌 통합된 2심제 적용을 받도록 했다. 이전 심의대상이 된 기업들은 종전대로 3심제 심의를 거친다.  

개정 시행세칙의 핵심은 기존 3심제를 2심제로 축약하고, 심의권한만 있고 의결권한이 없었던 기심위에 의결권을 부여해 상장폐지 관련 실질심사 프로세스에 속도감을 제고했다는 것이다. 기심위가 1차적으로 실질심사 대상을 스크리닝하고, 이의 절차를 받아 코스닥위원회가 최종 결정(상폐/개선)을 내리는 구조로 축약됐다. 

이와 관련 거래소 코스닥본부 관계자는 "코스닥위원회가 수행했던 2심과 3심이 하나의 절차(2심)으로 통합되는 것이 핵심"이라면서 "그렇게 되기 위해서 기존 심의 권한만 갖고 있던 기심위에 의결권한을 부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좀비기업 대상 선제적 기강잡기 나섰다

금융업계에서는 전반적인 질적 및 지수 저하를 불러 온 이른바 코스닥 '좀비기업'을 대상으로 기강 잡기에 나섰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코스닥 및 유가증권 시장 퇴출 규정을 강화하기 전 2심제 등을 준용함으로써 선제적인 경종을 울리겠다는 이야기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7월 시행세칙 개정안 적용에 따라 새롭게 상장적격성 심사 대상이 된 코스닥 기업들은 퇴출 규정과 관련하여 종전 기준을 적용받지만, 새롭게 실질심사와 관련 2심제가 준용되는 만큼 상장폐지 관련된 심사의 프로세스는 단축될 수 있다"고 전했다. 기존 3심제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하고 상폐 결정까지 120일 가량이 걸렸지만, 2심제는 20일 가량 단축된다.  

금융당국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퇴출 요건을 강화해 솎아내기에 본격 나선다는 방침이다. 올 초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자본시장연구원 등은 한국거래소에서 '주식시장의 질적수준 제고를 위한 IPO 및 상장폐지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상장폐지 요건은 강화화고 절차는 효율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근 5년(2019~2024년) 간 미국의 상장회사 증가율은 3.5%를 기록했지만, 한국은 17.7% 수준으로 일본(6.8%), 대만(8.7%)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다. 반면, 시총 상승률은 34.8%로 미국의 80.3%에 한참 못미친다. 이는 상장 대비 퇴출이 비교적 활발하게 이뤄지는 환경에 기인한다. 같은 시기 한국은 99개가 진입했고, 25개가 퇴출됐다. 주식 시장 밸류업을 위해 퇴출율을 끌어올린다는 게 당국의 구상이다. 

해당 세미나에서 각 기관은 ▲심의단계, 개선기간 등 절차를 축소하는 동시에 ▲시가총액 및 매출액, 감사의견미달 등의 요건 대폭 강화 ▲투자자의 거래 계속성 및 알권리 보완을 축으로 하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코스닥 매출액 기준은 종전 3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상향되고, 시가총액은 내후년부터 4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조정된다. 코스피 역시 매출액 50억원에서 300억원, 시총 5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바뀐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퇴출 규정이 안착되면, 장기적으로 기업이 본연의 가치로 밸류를 책정받는 선순환 구조를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만시지탄이지만 해당 안이 시행, 확정돼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심제 적용 기업들 좌불안석

당국이 서슬퍼런 칼을 빼들면서 지난달 10일 이후 기심위의 심의, 의결을 거쳐 상장폐지 대상(2심 프로세스)이 된 코스닥 기업들은 좌불안석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좀비기업'으로 찍혀 퇴출 1호가 될 가능성이 커진 만큼 경영개선계획서, 이의신청서를 제출하는 등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다만 현재 당국의 스탠스가 완고한 만큼 9월 초 실제 상장폐지로 이어지는 기업이 다수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거론된 코스닥 상장사 중 플래스크, 아이엠, 스타코링크 등이 지난달 14일 기심위로부터 상장폐지 심의, 의결 통보를 받고 지난 8일 이의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거래소는 상장규정 시행세칙 60조에 따라 이의신청 접수일 20일 이내에 코스닥위원회를 중심으로 상장폐지 여부 또는 개선기간 부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시한은 9월 2일이다. 해당 기업들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 차례 전화했으나 통화는 닿지 않았다. 

반면, 더테크놀로지의 경우는 지난달 18일 기심위의 상장폐지 의결을 받았지만, 현재까지 이의신청서를 제출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상장규정 시행세칙이 정한 이의신청 만료일은 8일이다. 이의신청서가 8일 접수되면 코스닥위는 9월 8일 상장폐지 심사에 돌입한다.  

더테크놀로지 관계자는 "현재 자문법인을 통해 이의신청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내일 거래소에 제출하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 "주주들의 항의가 간헐적으로 오고 있는 상황이지만, 현재 거래소 심사 단계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입장을 밝히기가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올리패스와 에스엘에스바이오, 씨씨에스충북방송 등은 7월 초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됐고, 현재 기심위의 상장폐지 심의, 의결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 이중 올리패스만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한 상황이다. 다만 아직 해당 기업에 대한 기심위 심의, 의결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의결-이의신청서 제출 등의 일정을 감안하면 9월 말~10월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기업들 역시 통화가 닿지 않았다.

한 코스닥 업계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 이후 기업퇴출에 대한 당국의 움직임이 강화된 분위기가 완연하다"면서 "명분에는 동의하나 주주 권익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조치를 취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