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 손실흡수력 지표 6개월 새 20%p 하락... 이유는?
4대 금융, 상반기 말 평균 NPL커버리지비율 124.6%... 전년 말 대비 19.2%p↓ NPL커버리지비율, 금융사 손실흡수력 나타내... 당국 권고치 100% 부실채권 급증에 비율 하락... 4대 금융 NPL 잔액 6개월 만에 17.1%↑ 업계 관계자 "한계차주 속출·NPL 매매 시장 냉각... 4대 금융 손실흡수력 당분간 하락세 계속"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손실흡수력 지표가 반년 만에 평균 20%p 가량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빠른 속도로 불어난 부실채권이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당분간 이들 지주의 손실흡수력이 지속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 또한 뒤따른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차주들이 늘고 있는 데다가, 부실채권 매매 시장 역시 얼어붙어 있다는 이유에서다.
7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올 상반기 말 기준 4대 금융의 평균 NPL커버리지비율은 124.6%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대비 19.2%포인트(p) 하락한 수치다. 하락폭의 차이는 있었으나 이 기간 이들 지주 모두가 NPL커버리지비율 감소를 피하지는 못했다.
NPL커버리지비율은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NPL)에 대비해 금융사가 쌓아둔 대손충당금이 얼마나 충분한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대손충당금 잔액을 고정이하여신 잔액으로 나눈 값으로 계산되며, 금융당국의 권고치는 100%다. 통상 NPL커버리지비율이 높을수록 금융사의 손실흡수력은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주별로 보면 이 기간 NPL커버리지비율 하락폭이 가장 큰 곳은 우리금융이었다. 우리금융의 NPL커버리지비율은 지난해 말 153%에서 올 상반기 말 126.9%로 26.1%p 낮아졌다. 이어, 하나금융(128.7%→106.2%·22.5%↓), 신한금융(142.9%→126.9%·16%↓), KB금융(150.9%→138.5%·12.4%↓) 순으로 하락폭이 컸다.
금융권 관계자는 "NPL커버리지비율이 100%라는 건 부실채권이 설사 부도가 나더라도 금융기관이 손실을 모두 흡수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4대 금융 모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NPL커버리지비율이 우하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4대 금융이) 자산 리밸런싱 등을 통해 그룹 차원에서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다하고 있음에도 비율 하락세는 잡히지 않고 있다"며 "하락세가 계속될수록 비율 방어를 위해 충당금전입액 등도 늘려야 할 텐데 이런 흐름 자체가 실적에 부담 요소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4대 금융의 NPL커버리지비율을 떨어뜨린 핵심 요인으로는 급증한 부실채권이 지목된다. 구체적으로는 비율 산출 시 '분자'가 되는 대손충당금 잔액보다 '분모'가 되는 부실채권이 고금리와 경기침체 여파 등으로 보다 빠르게 불어나며 비율이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올 상반기 말 4대 금융의 NPL 잔액은 12조7347억원으로 지난해 말 10조804억원 대비 17.1% 증가했다. 하나금융(3조2090억원·24.8%↑)의 잔액 증가폭이 가장 두드러졌으며 우리금융(2조7070억원·22.4%↑), 신한금융(3조4319억원·12.58↑), KB금융(3조3868억원·11.4%↑)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같은 기간 이들 지주의 대손충당금 잔액은 18조1030억원에서 18조4700억원으로 약 2%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금융권 등 관련 업계에서는 이들 지주의 NPL커버리지비율이 한동안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상적인 대출 상환이 어려운 한계차주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율 하락세 진정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부실채권 매매 또한 시장 분위기 악화로 여의치 않은 만큼, 당분간 비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경기 둔화 등으로 회수 가능성이 의문시되는 부실채권이 증가하고 있는데, 부실채권을 팔려는 금융사들과 이를 사려는 구매자들 사이의 가격에 대한 괴리가 계속되면서 부실채권 매매 시장이 차갑게 식고 있다"며 "경기가 빠르게 회복하지 않는 이상 (4대 금융의) NPL커버리지비율은 계속해서 떨어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지주들로서는 중장기적인 리스크 대응 체계와 스트레스 상황에 대한 대응역량이 무엇보다도 중요해졌다"며 "향후 거시 환경과 자산시장 흐름에 따라 충당금 정책 등도 유연하게 조정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