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시공 의무비율, 불법 하도급 단속' 있으나 마나…반복되는 대형사고
포스코이앤씨 잇단 중대재해, 하도급 중심 구조 속 안전관리 책임 부실 직접시공 의무비율 제도 후퇴, 하도급 감시 강화도 실효 의문
[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포스코이앤씨가 연이어 발생한 사망사고로 대표이사가 취임 8개월 만에 사임한 가운데, 반복되는 건설현장 사고의 근본 원인으로 다단계 하도급 구조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정부는 건설업계의 하도급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2006년부터 '직접시공 의무비율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다수의 건설 업계 전문가들은 해당 제도는 '껍데기만 남아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시행된 직접시공 의무비율 제도는 종합건설사가 일정 규모 이하의 공사를 수행할 때, 직접 시공해야 할 최소 비율을 의무화하는 정책이다. 도입 초기에는 30억 원 이하 공사에 대해 30%를 직접 시공하도록 했으며, 이후 70억 원 이하 공사까지 확대됐다.
특히 서울시는 2022년 1월 발생한 ‘광주 화정 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를 계기로, 공공공사에 대해 직접시공 비율 50% 이상을 요구하는 강도 높은 기준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해당 사고는 시공 중 아파트 외벽이 붕괴돼 노동자 6명이 숨진 참사로, 무리한 콘크리트 타설과 부실 감리 등 하도급 구조 전반의 문제점이 드러났던 사건이다.
서울시가 2022년 당시 발표한 ‘공공건설 직접시공 확대 추진방안’에 따르면, 시 발주 공공공사의 철근콘크리트, 토공, 기계설비 등 주요 공종의 98% 이상이 하도급을 통해 시공되고 있었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후 건설업계의 반발과 실현 가능성 부족을 이유로 직접시공 확대안을 사실상 철회했고, 현재는 평가 항목에서 직접시공 비율 20% 정도만 반영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정부 정책의 초점도 ‘불법 하도급 감시’ 강화로 선회한 상태다. 그러나 이마저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며 현장의 구조적 문제는 여전히 방치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023년 100일간의 불법하도급 집중단속을 통해 전체 508개 현장 중 179곳(35.2%)에서 불법 행위를 적발했다. 이에 따라 키스콘(KISCON), 공제조합, 퇴직공제, 대금지급 시스템 등을 연계한 조기포착 시스템을 고도화해 2024년부터 상시단속 체계를 본격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해당 체계는 여전히 도입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매년 반복했던 것처럼 국토교통부는 5월부터 23일부터 8월 30일까지 불법 하도급에 대한 ‘100일 집중단속’에 돌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조기포착 시스템 기반의 상시단속 체계와는 거리가 먼 일회성 특별단속의 연장선이다.
건설업계 전문가는 "연이어 벌어지고 있는 건설현장 사고는 포스코이앤씨만의 특수한 문제가 아니라 국내 건설 업계의 구조적 문제와 땜질식 정부 대책이 함께 만들어낸 문제"라며 "직접시공 의무비율을 실질적으로 강화하고, 위장직영과 무자격·무등록 시공을 근절하며, 원청이 안전관리 책임을 실제로 수행하도록 강제하는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