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기다림, 90% 손실”…티앤알바이오팹, 손실 난 KB운용 vs 할인인수 기회 잡은 한국투자증권

기관은 고점 물려 ‘참여 고심’…실권 땐 주관사에 22% 할인 매입 기회 KB운용, 보유 주식 242만주…현 주가 대비 90% 손실 추정 한투증권, 할인 인수 가능성 주목...다만 손실 리스크 잔존

2025-08-06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티앤알바이오팹이 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가운데, 주요 주주인 KB자산운용이 약 90%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되면서 유상증자 참여 여부가 주목된다. 반면, 유상증자 흥행에 실패할 경우 실권주를 사실상 대폭 할인된 가격에 인수 가능한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헐값 인수'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과거 유사 사례처럼 주가가 급락할 경우 인수 측도 적지 않은 손실을 감수해야 할 수 있어 향후 주가 추이에 이목이 쏠린다.

KB운용, 보유 주식 242만주…현 주가 대비 90% 손실 추정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현재 티앤알바이오팹의 11.2% 지분을 보유한 주요 주주다. 2021년 3월 11일 처음으로 5.3% 지분을 신고한 이후 꾸준히 비중을 확대해 왔으며, 현재 보유 주식은 242만2752주(11.20%)다.

과거 지분 공시 기준 종가를 평균 매입단가를 산출하면 약 3만9055원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현재 주가(8월 5일 종가 기준 3050원) 대비 약 92.2%의 손실을 기록 중인 것으로 단순 계산된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이번 티앤알바이오팹 유상증자 참여 여부에 대해 "논의 중인 사안으로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구주주 청약은 오는 10월 20~21일, 일반공모 청약은 10월23~24일 진행된다. 발행 예정 주식은 1590만4582주로, 전체 발행 주식(2154만6828주)의 74%에 달하는 대규모다. 구주 1주당 신주 배정 비율은 0.7222293692주이며, 조달 목표 금액은 400억원이다. 이 중 224억원(56%)은 채무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실적 개선보다는 유동성 방어 목적에 초점이 맞춰진 구조다. 

티앤알바이오팹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는 재무 리스크를 해소하고 도약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라며 "기존 재생의료, 화장품 등 사업이 본격화될 시점이라고 판단돼 반복적인 전환사채(CB) 발행보다는 직접 자본 확충을 통한 구조 개선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2018년 1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티앤알바이오팹은 3D 바이오프린팅 등 바이오 특화 기업으로 한때 유망 기술주로 주목 받았으나, 실적 정체와 잦은 자금 조달로 인해 주가는 2021년 고점(4만5547원)에서 현재 2900원대까지 90% 넘게 폭락했다. 유상증자 예정 발행가액은 2515원으로 주가가 추가적으로 내려갈 경우 유증 참여 동인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티앤알바이오팹은 상장 이후 적자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연도별 영업이익은 ▲2018년 -49억원 ▲2019년 -69억원 ▲2020년 -55억원 ▲2021년 -103억원 ▲2022년 -129억원 ▲2023년 -127억원 ▲2024년 -133억원 ▲2025년 1분기 -36억원으로 지속적인 적자 상황으로 집계된다. 당기순이익 역시 ▲2018년 -47억원 ▲2019년 -63억원 ▲2020년 -56억원 ▲2021년 -111억원 ▲2022년 -103억원 ▲2023년 -134억원 ▲2024년 -77억원 ▲2025년 1분기 -54억원으로 나타난다.

매출액은 점진적인 성장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18년 10억원 ▲2019년 13억원 ▲ 2020년 68억원 ▲2021년 32억원 ▲2022년 58억원 ▲2023년 52억원 ▲2024년 49억원 ▲2025년 1분기 60억원으로 집계된다. 티앤알바이오팹은 올해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티앤알바이오팹 관계자는 "1분기 기준 이미 작년 수준을 도달했다"며 "올해 연간 매출 목표는 300억원이며, 2026년 이후에는 더 큰 폭의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영업이익도 2026년에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유증에서 최대주주인 윤원수 대표이사와 심진형 사내이사는 각각 배정 주식의 30%만 청약할 예정이며, 청약자금 마련을 위해 본인 보유 지분 일부를 블록딜(장외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윤 대표의 지분율은 기존 18.8%에서 유상증자 후 10.9%로, 심 이사는 6.22%에서 3.61%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진송환·정승교 사내이사의 청약 참여 여부는 증권신고서상 미정으로 기재돼 있으나, 정승교 사내이사는 본지와의 통화해서 청약 참여 의사를 밝혔다.

한국투자증권, 할인 인수 가능성 주목...다만 손실 리스크 잔존

청약 수요가 저조할 경우,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실권주를 잔액 인수하게 된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실권 수수료는 20%로 책정돼 있다. 실권 수수료와 인수수수료를 포함해 사실상 약 22% 할인된 가격으로 주식을 매입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헐값 인수' 기회를 잡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실권 인수 구조가 반드시 이득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과거 KB증권은 2022년 엔지켐생명과학 유상증자에서 27.97% 지분율로 최대주주에 올랐지만, 이후 주가 급락으로 200억원대 손실을 감수한 바 있다. 당시 발행 신주 530만주 중 71.89%에 해당하는 380만9958주가 실권으로 발생했고, KB증권은 이를 잔액 인수해 지분을 확보한 바 있다.

한편 티앤알바이오팹은 유상증자 후 무상증자도 진행한다. 5주당 1주를 무상으로 배정하며, 권리락일은 10월 29일이다. 다만, 발행가액이 시장가를 밑도는 상황에서 무상증자까지 이뤄질 경우, 기존 주주의 투자 매력은 오히려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