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킥스(K-ICS) 방어에만 전전긍긍...4년새 8배 급증한 자금조달
- 작년 보험사 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 약 8조3250억원 발행...역대 최고치 기록 - 대부분 재무건전성 충족, 적정 유동성 유지 목적...최적의 자본구조 설계에 제약 - 해외사업 확대, 회사 인수 등 보다 다양한 목적의 후순위채권 발행 허용 필요...효율적 자금차입 유도
[녹색경제신문 = 윤덕제 기자]보험사들이 지난해 발행한 후순위채권 및 신종자본증권 규모가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문제는 이같은 자금 조달은 대부분 재무건전성을 충족하기 위해 단행한 것으로, 미래 성장 동력 발굴 등 다양한 사업 목적에 따른 자금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5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보험회사의 후순위채 및 신종자본증권의 발행 규모는 역대 최고치인 약 8조 325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약 2.8배 증가한 규모로, 지난 2020년 발행액과 비교할 경우 약 8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새 회계제도 도입 이후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등의 규제 강화로 인해 보험사 건전성 지표인 킥스비율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앞으로도 시장금리 하락 시 보험부채 증가가 킥스비율 하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선제적 자본건전성 관리가 더욱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보험사들은 안정적 킥스비율을 관리하거나 적정 유동성 유지 차원에서 제한적으로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등의 조치로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
이에 보험연구원은 현행법상 보험사들의 채권 발행 목적은 엄격히 제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보험사들은 해외사업 진출을 위한 자금조달 목적으로 채권 발행이 허용되지 않아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제약을 받고 있다.
특히 은행의 경우 채권 발행에 특별한 목적이 제한돼 있지 않은 것과 비교해도 금융환경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또한 은행은 예금, 콜머니, CD를 포함한 다양한 자금조달 수단을 활용하고 있는 반면 보험회사는 자금조달 비용이 높은 자본성증권 발행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이는 건전성 규제에 따른 자본성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조치이나,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는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보험사들이 발행한 자본성증권의 평균 발행 금리는 5.59%로, 같은 해 평균 운용자산이익률 3.16%를 크게 웃돌았다.
해외 보험사와 비교해도 자금차입 요건 및 한도 측면에서 상당히 경직된 모양새다. 미국 뉴욕주는 차입 과정에서 회사 자산을 담보로 제공할 의무가 없으며, 영국의 경우 자금조달에 관한 특별한 법적 제한을 받지 않아 필요에 따라 자본확충에 나설 수 있다.
문제영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사들의 자본확충은 시장금리 하락과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등에 따라 악화된 지급여력비율(K-ICS)을 관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며 "지금의 보험사 자금조달 규제는 보험회사가 최적의 자본구조를 설계하는 데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사업 확대, 회사 인수 등 보다 다양한 목적의 후순위채권 발행을 허용해 효율적인 자금차입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며 "보험업권의 실질적 수요를 반영해 차입 목적의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보완해 나가는 방식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