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 수수료 전쟁] 증권사 ‘0% 수수료’ 외치지만…정작 기존 고객은 '소외'

증권사 '제로 수수료' 마케팅 확산…유진, 3년 전면 면제 승부수 신규 고객 등 제한적 적용에 실효성 논란도

2025-08-05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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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해외주식에 대한 직접 투자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내 투자자의 외화증권 보관액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특히 미국 증시에 대한 투자 열기가 거세지자, 국내 증권사들도 미국 주식 거래 수수료를 없애는 '제로 수수료'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다만 수수료 면제 혜택이 제한적인 데다 적용 대상도 일부에 불과해, ‘실속 없는 공짜’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국내 투자자의 외화증권 보관액은 1909억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미국 증권 보관액은 1309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8.4% 급증하며 역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미국 증시의 강세와 원화 약세 흐름이 맞물리며, 해외 자산에 대한 직접 투자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발맞춰 증권사들은 미국 주식 거래 고객을 선점하기 위해 수수료 할인 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신증권,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는 미국 주식 거래에 대해 최소 3개월에서 최대 12개월까지 수수료를 면제하는 이벤트를 운영 중이다. 환전 스프레드 우대 등과 결합한 다양한 형태의 프로모션도 잇따르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생애 최초 해외주식 거래 고객 또는 2024년 7월~2025년 6월 기간 중 해외주식 미거래 고객에게 1년간 거래 수수료 0%를 제공하며, 이후 1년간은 0.07%의 우대 수수료를 적용한다. 해당 기간 중 1달러 이상 거래가 이뤄지면 다음 해에도 동일 조건(0.07%)이 자동 연장된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추후 상황에 따라 바뀔 수는 있겠으나, 현재 기준으로는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유진투자증권은 업계 최장 기간인 3년간 수수료를 전면 면제하는 이벤트를 내걸어 눈길을 끌고 있다.

올해 들어 '유관기관 수수료 면제' 경쟁이 본격화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말 메리츠증권은 Super365 계좌를 통해 국내외 주식 거래와 달러 환전까지 2026년 말까지 전면 무료화했으며, 기존·신규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고객에게 유관기관 수수료를 포함한 거래 비용을 면제했다. 이를 시작으로 신한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도 증권거래위원회(SEC) 수수료 등 유관기관 비용 면제에 나서면서 수수료 경쟁에 불을 지폈다.

하지만 이런 '제로 수수료' 마케팅이 실제로는 제한된 고객층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혜택 과장'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대부분의 이벤트가 신규 고객 또는 일정 기간 거래 이력이 없는 미거래 고객을 대상으로 설계돼 있어, 기존 이용자는 적용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장기 미거래 고객도 시스템상 휴면 계좌로 분류되지 않으면 혜택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해외주식은 기본 수수료율이 국내보다 높아 할인이나 면제를 적용할 경우 수익성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며 "결국 수익은 이후 국내 주식 신용융자나 매도 대금 즉시 출금 서비스 등 부가 유료 서비스에서 회수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단기적인 고객 유입 효과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증권사 간 출혈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