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밀착’ 외면한 새마을금고…5년간 권역외 대출 37조원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새마을금고가 최근 5년간 37조원이 넘는 권역외 대출을 취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규정을 어긴 곳도 222곳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4일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는 202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총 11만1652건, 약 37조2149억원 규모의 권역외 대출을 집행했다.
권역외 대출은 채무자의 주소지, 사업장 또는 담보 부동산이 해당 금고의 관할 권역 외에 있을 경우를 말한다. 권역은 서울·인천·경기,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 광주·전남, 대전·세종·충남, 강원, 충북, 전북, 제주 등 9개로 나뉜다.
연도별 약정액은 2020년 6조7748억원에서 2021년 12조5680억원으로 급증했으며, 2022년에도 11조원을 웃돌았다. 그러나 2023년 뱅크런 사태 이후 2조826억원으로 급감했고, 올해는 반등해 상반기 기준 1조9561억원을 기록했다.
권역외 대출은 지역 실정에 대한 이해 부족과 허위 서류 제출 가능성 등으로 부실 위험이 높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2020년부터 권역외 대출을 연간 신규 대출의 33% 이내로 제한하고 있지만, 최근 5년간 이를 위반한 금고는 272곳에 달했다. 한 금고는 권역외 대출 비율이 87.1%에 이르기도 했다.
문제는 중앙회가 ‘연말 잔액 기준’으로 비율을 산정해 규제를 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연중 수차례 실행·상환된 대출도 연말 잔액만 기준에 맞추면 규제를 피할 수 있다.
실제로 권역외 대출 약정액(37조2149억원)과 잔액(29조3379억원) 간에 약 8조원의 차이가 발생했다.
허영 의원은 "규제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선 약정액 기준의 통제가 필요하다"며 "금융당국이 직접 개입해 사각지대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새마을금고는 지역밀착형 서민금융이라는 명분으로 금융감독권 이관을 회피해온 만큼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역 밀착형 상호금융기관으로서 자금의 지역 내 순환을 유도하고 여신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2025년부터 권역외 대출에 대해 ‘슬라이딩 방식’의 신규 관리 방안을 도입한다.
슬라이딩 방식은 분기별 권역외 대출 누적 비율이 일정 기준을 초과할 경우, 다음 분기의 권역외 대출 취급을 제한하는 구조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분기별 한도 관리를 통해 권역외 대출 실행 제한 금고를 철저히 관리해 나가겠다”며 “검사 등을 통한 권역외 대출 위반 사례의 사후적 적발뿐만 아니라, 사전적으로 규제 준수를 위한 다양한 제도를 마련하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