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IPO 해결 과제로...FI 드래그얼롱 조건 리스크 부각

IPO 지연 속 FI 엑시트 불확실성…드래그얼롱 실효성 논란 법률적 한계에 막힌 계약 조항…케이뱅크 경영권 리스크 여전

2025-08-04     박금재 기자
[사진=케이뱅크]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기업공개(IPO) 추진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주요 재무적 투자자(FI)들과의 계약 조건이 새로운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경영권 불확실성과 맞물려 드래그얼롱(drag-along·소수주주가 대주주 지분까지 끌어내 매각할 수 있는 권리) 조항이 실제 발동될 가능성에 대해 업계에서는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케이뱅크는 2025년 하반기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IPO를 재추진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경영권 구조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현재 최대주주는 지분 33.7%를 보유한 BC카드(간접적으로 KT의 금융 자회사)로, 명목상은 산업자본(KT)으로부터 분리된 구조지만 사실상 지배력이 연결돼 있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문제는 이러한 불확실성이 주요 재무적 투자자들의 엑시트(exit) 전략과 충돌할 수 있다는 점이다. FI인 MBK파트너스, 베인캐피탈, 앵커에퀴티파트너스 등은 케이뱅크 지분 상당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은 과거 투자 유치 시 ‘드래그얼롱’ 조항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조항은 FI가 보유한 지분 매각 시 일정 조건 하에 다른 주주에게도 함께 매각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일반적으로 드래그얼롱은 FI가 상장이나 매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경영권 지분이 협상 대상에 포함되어야 하는 상황에서 자주 등장하는 조항이다. 

케이뱅크의 IPO 일정이 지연된 배경에도 FI들과의 이해관계 조율이 핵심 요인으로 거론된다. FI 입장에서는 가능한 한 높은 기업가치로 엑시트를 원하지만, 최근 인터넷은행 시장의 성장세 둔화와 포용금융 성과 부진 등으로 케이뱅크의 밸류에이션은 오히려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실제로 2022년 이후 케이뱅크의 내부 기업가치는 10조원대에서 현재는 4조원 이하로 시장에서 평가받는 분위기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산은법 개정안, 대주주 적격성 심사 강화, 그리고 산업자본의 금융업 지분 소유에 대한 규제 기조는 경영권 안정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케이뱅크가 IPO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더라도, 상장 이후 경영권이 흔들릴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FI 입장에서 드래그얼롱 발동은 투자 회수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수단이지만, 케이뱅크 입장에서는 경영권 리스크를 키우는 요소다. 특히 최대주주 측이 FI의 매각 결정에 따라 피인수 기업이 될 가능성을 통제할 수 없다는 점은 장기적인 사업 안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드래그얼롱 조항이 발동될 경우 KT 계열사의 케이뱅크 지배력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고, 이는 금융당국의 산업자본-금융자본 분리 원칙과도 충돌할 수 있다”며 “케이뱅크 입장에서는 FI와의 신중한 이해조정이 IPO 성공의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케이뱅크는 경영권 안정과 관련된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이사회 독립성 강화, 감사위원회 역할 확대, 지배구조 투명성 개선 등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이 실제 시장 신뢰를 얻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결국 케이뱅크가 IPO를 통해 외형적 성장과 투자 회수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선 FI의 엑시트 전략, 드래그얼롱 조항 현실화 여부, 그리고 경영권 안정성을 동시에 관리하는 고도의 조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케이뱅크의 향후 행보가 포용금융 실적뿐 아니라, 주주구조 리스크까지 해소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