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리더스] 이왕겸 미래에셋자산운용 책임투자전략센터장 "수탁자 책임은 성실함과 지속가능한 이익 창출"

- 273개 운용사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의결권 행사율 99.3% 기록 - 20개 아젠다·80개 지표 체계…ESG 평가모형으로 기업 관여활동 확대 - "시장 참여자 인식 성숙"…7년간 스튜어드십 활동 통해 변화 체감

2025-08-01     나아영 기자
이왕겸

재계는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ESG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제 ESG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ESG는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투명한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고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 전략이다. ESG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ESG를 이끄는 사람들을 연중 기획으로 소개한다. <편집자 주(註)>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기관투자자가 투자 결정 시 ESG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책임투자는 글로벌 투자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이러한 흐름은 정책적 뒷받침과 함께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여당은 코스피 5000 달성을 목표로 지난달 특별위원회를 출범했으며, 출범과 동시에 금융위원회로부터 스튜어드십코드 이행 강화 방안에 대한 보고를 받고 제도 개선 필요성을 논의했다. 더불어민주당 제22대 총선 정책공약집에는 공적 연기금 및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코드 내실화, ESG 공시·측정·평가 인프라 제고, 상장회사의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공시 신속 추진 등이 정책 과제로 포함돼 있다. 이처럼 정부 차원의 정책 의지가 구체화되면서 스튜어드십코드를 둘러싼 제도적 환경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자산운용업계의 현실은 여전히 개선의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이 올해 발표한 '2024년 국내 자산운용사 의결권 행사 현황'을 보면, 우리나라 273개 운용사의 평균 의결권 행사율은 91.6%, 반대율은 6.8%에 그쳤다. 이는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율 99.6%, 반대율 20.8%와 비교해 여전히 저조한 수준이다. 273개 운용사 중 72개사(26.7%)가 의결권 안건 절반 이상에 대해 '주주총회 영향 미미' 등 형식적 사유만 기재하며 '주총 거수기'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성과가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2018년 국내 대형 운용사 중 첫 번째로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24년 의결권 행사 실적에서 의결권 행사율 99.3%, 반대율 16%를 기록하며 주요 연기금과 유사한 수준의 수탁자 책임을 이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M-ESG Score'라는 자체 ESG 평가 모형을 개발해 스튜어드십 활동에 활용하고 있다. 이왕겸 미래에셋자산운용 책임투자전략센터 센터장은 "과거 스튜어드십 활동은 지배구조와 배당과 같은 주주환원에만 국한돼 있었지만, 최근에는 ESG 관련 성과 또는 사건·사고까지 확장되고 있다"며 "미래에셋자산운용 역시 지난해부터 M-ESG Score와 기업 모니터링 과정에서 확인된 ESG 사건·사고를 관여활동 주제로 선정하고 기업과의 대화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이 센터장은 7년간의 스튜어드십 활동을 통해 시장 분위기의 변화를 관찰해왔다고 말한다. "과거 기관투자자의 지분은 찬성표라는 기업들의 인식이 있었지만, 최근 주주총회를 살펴보면 상당수 기업들이 안건 단계부터 가결을 위해 충분한 검토를 거치는 것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슈 사항에 대해서는 시장과 소통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어, 시장 참여자의 인식이 전반적으로 성숙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의 정책 강화 의지에 대해서도 이 센터장은 변화를 언급했다.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정책들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논의됐지만, 예전에 비해 이번 정부의 정책 의지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여 영향이 클 것"이라며 "이미 시장도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7년차를 맞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험과 정부의 관련 정책 강화 기조 속에서 수탁자 책임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는지 이왕겸 센터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이왕겸 센터장과의 일문일답.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국내 대형 운용사 중 처음으로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배경은 무엇이며, 7년간의 운영 과정에서 주요한 변화와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2016년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가 본격 도입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역시 기관투자자로서 수탁자 책임을 보다 충실히 수행하고 투자자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방안으로 2018년 1월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이후 지속적으로 관련 활동을 해오고 있으며, 의결권 행사 내역과 사유 역시 주기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이후 수탁자 책임 활동을 담당하는 전담 조직을 운용 부문과 분리해 독립적으로 구성하고, 의결권 행사에 있어 객관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 또한, 다수의 의결권 자문기관을 활용함과 동시에 내부 인력의 전문성을 제고하는 등 주총 안건 분석 역량을 개선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2024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의 기간 동안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의결권을 행사한 주주총회 수는 199건이며, 안건 수는 1320건으로 최근 3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나타낸다.

그동안의 시장 분위기를 돌이켜보면, 과거 기관투자자의 지분은 찬성표라는 기업들의 인식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최근 주주총회를 살펴보면, 상당수의 기업이 안건 단계부터 가결을 위해 충분한 검토를 거치는 것이 보이고, 이슈 사항에 대해서는 시장과 소통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어, 주주총회와 의결권 행사에 대한 시장 참여자의 인식이 전반적으로 성숙해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물론 그러한 배경에는 기업가치와 주주권 보호를 위한 시장 참여자의 다양한 노력이 있었고, 이러한 노력이 누적돼 지금의 변화가 나타난 것이라고 본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역시 시장의 진화하는 스튜어드십 활동에 뒤처지지 않고 고객 자산의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이는 실제로 지난 6월 금융감독원의 자산운용사 의결권 행사 안건 전수 조사 결과 대형사 중 유일하게 양호 평가를 받는 등 조금씩 결실을 보고 있다."

▶현재 의결권 행사율 99.3%, 반대율 16%라는 수치가 갖는 의미와 함께, 403조원 글로벌 자산운용 규모에서 국내와 해외 스튜어드십 활동의 운영 방식과 특징은 무엇인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의결권 행사의 전문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복수의 의결권 자문기관을 활용하고 있지만, 이에서 그치지 않고 내부 인력의 안건 분석 역량 제고와 세부적 방법론 개발 등을 통해 나름의 관점과 전문성을 가지고 의결권을 행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업계 최상위 수준의 운용 규모에도 불구하고 현재와 같은 행사율과 반대율을 보이는 것은 이러한 노력의 결과라 말하고 싶다.

다만, 최근에는 주주제안 안건이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에 단순히 반대율만으로 의결권 행사의 적극성을 판단할 수는 없다고 본다. 그만큼 국내 상장사의 주총 내용이 다양해진 것이다.

해외 스튜어드십 활동은 아직 충분한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상황이며, 이러한 상황은 국내 업계 전반이 공통적으로 직면한 과제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역시 이 부분에 대해 계속해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전문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해외 자회사의 펀드들은 본사 관여 없이 독립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고, 이 기조는 계속 유지될 것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M-ESG Score' 평가 모형의 20개 아젠다와 80여 개 지표 체계의 특징은 무엇이며, 이것이 스튜어드십 활동과 어떻게 연계돼 운영되고 있나

"M-ESG Score 모형을 개발하는 초기에 설정한 두 가지 접근이 있었다. E/S/G라는 분류에 얽매이지 말자는 것과 평가 결과를 최종 등급이나 점수로 보기보다는 투자 전략이 될 수 있는 특정 주제나 테마로 나누어 볼 수 있는 모형을 만들어보자는 것이었다. 그 결과 20개 아젠다와 80여 개 지표로 구성된 현재의 모형을 만들게 되었다.

과거 스튜어드십 활동이 지배구조 또는 배당과 같은 주주환원에만 국한했다고 한다면, 최근의 스튜어드십 활동은 국민연금의 사례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ESG 관련 성과와 사건·사고까지 확장되고 있다. 아직은 매우 드문 경우지만, 일부 기관 수익자의 경우 위탁운용사에게 이러한 활동을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역시 지난해부터 M-ESG Score와 기업 모니터링 과정에서 확인된 ESG 사건·사고를 관여활동 주제로 선정하고 기업과의 대화를 시작했다. 아직 관련 사례가 많지는 않으나 앞으로 이러한 연계 활동을 늘려 나갈 계획이다."

▶책임투자전략센터 산하 ESG 전략본부와 스튜어드십 본부의 협업 체계와 수탁자 책임 위원회의 운영 방식, 그리고 이해상충 방지를 위한 관리 시스템을 소개해달라

"앞서 언급한 사례와 같이, ESG 리서치 기능과 수탁자 책임 활동 기능이 긴밀히 연계함으로써, 이슈를 발굴하고 기업에 전달해 우려를 해소하는 과정이 동일한 맥락에서 진행되는 스튜어드십 활동을 정착시키고자 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수탁자 책임 위원회'는 의결권 행사를 포함한 기업 관여 활동을 수행함에 있어 중요한 사안과 쟁점 사안에 대한 폭넓은 논의를 목적으로 마련된 기구다. 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이 날로 중요해지고 시장에 등장하는 이슈가 복잡한 양상을 띠는 만큼, 다양한 관점에서 해당 이슈를 판단해 볼 수 있는 위원회의 기능 역시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해상충 방지를 위한 정책과 내부 지침을 보유하고 해당 기준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해상충 관리는 스튜어드십 활동에 매우 중요한 사안이므로 업무가 기준에 따라 진행되도록 정기적인 전사 공지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전사 이해상충 정책을 총괄하는 컴플라이언스 부서와 수시로 소통하며 보완할 점이 있는지도 점검한다."

▶새 정부의 스튜어드십코드 관련 정책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 자산운용업계에 미칠 영향을 어떻게 전망하며, 국내 스튜어드십 생태계 발전을 위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나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정책들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논의됐다. 그러나 예전에 비해 이번 정부의 정책 의지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여 영향이 클 것으로 본다. 이미 시장도 반응하고 있다.

스튜어드십코드 개정 논의와 기업가치 제고 계획 도입 취지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다만, 굳이 비교하자면 스튜어드십코드 개정은 자산운용사에 채찍과 같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기업에 채찍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일종의 당근 역할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스튜어드십코드에 관해서는 사실상 당근 정책이 없는 상황이고,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성실하게 임하는 기업에는 몇 가지 혜택이 있지만, 아직 매력적인 유인이 되지는 못하는 것 같다. 관련한 아이디어들이 시장에서도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러한 내용을 종합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정책이 나오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왕겸 센터장이 추구하는 '수탁자 책임'의 핵심 가치는 무엇이며, 향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스튜어드십 활동과 ESG 투자 전략의 운영 방향은 무엇인가

"너무 어려운 질문이다. 수탁자 책임이라는 개념이 태동한 배경을 보면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에 대한 논의까지 할 수 있지만, 그러한 부분은 학계나 사상가들이 더 잘 논의할 수 있는 주제라고 본다. 그렇다고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같은 협소한 주제가 핵심가치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수탁자 책임의 핵심 가치는 '투자한 기업의 지속가능한 이익 창출'과 '성실함'으로 결론 지을 수 있을 것 같다. 전자는 목표이고, 후자는 수단이 된다. 스튜어드십 활동과 관련한 다양한 이슈를 판단함에 있어 결국 가장 근본적인 기준은 해당 기업의 '지속가능한 이익 창출에 기여하는가 그렇지 못한가'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러한 이슈들은 전통적인 투자 의사결정에서 다뤄지던 것들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새롭게 알아보고 데이터를 수집하고 끊임없이 질문과 답을 내리는 과정을 수행해야 한다고 본다. 또한, 기업과 소통하기 위해 행동으로 옮기는 것 또한 중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성실함 역시 수탁자 책임에서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이와 같은 생각을 바탕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스튜어드십 활동과 ESG 전략을 지속적으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