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테슬라와 23조 계약 정정 공시…“상대방 동의로 공개”
머스크 SNS 공개 후 3일 만에 '테슬라' 명시 정정 공시
[녹색경제신문 = 문슬예 기자] 삼성전자가 테슬라와 체결한 165억 달러(약 22조7600억원)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 계약에 대해 기존 ‘글로벌 대형기업’으로 표기했던 계약 상대를 ‘테슬라(Tesla, Inc.)’로 명시해 정정 공시했다. 지난 28일 공시 이후, 테슬라 측의 영업비밀 보호 요청에 따라 비공개로 유지했던 정보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SNS 발언 이후 공개한 셈이다.
31일 삼성전자는 “계약상대방이 영업비밀 보호 요청 중에서 계약상대 공개를 동의했다”며 단일판매ㆍ공급계약의 정정 공시를 냈다. 정정 항목은 ▲계약상대(글로벌 대형기업 → 테슬라) ▲기타 투자판단 사항에서의 설명 일부 등이다.
이번 계약은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 테일러 팹에서 테슬라의 차세대 자율주행 반도체 ‘AI6’를 위탁생산하는 내용으로, 계약 기간은 2025년 7월 24일부터 2033년 12월 31일까지다. 계약금액은 22조7600억원이며, 이는 삼성전자 지난해 매출(약 300조 원)의 7.6%에 해당하는 규모다.
앞서 삼성전자는 7월 28일 계약 공시 당시 계약명, 상대방, 주요 조건 등을 모두 비공개한 채 ‘영업비밀 보호 요청’에 따라 유보기한을 설정했다.
그러나 같은 날 일론 머스크 CEO가 X(구 트위터)를 통해 “삼성과 테슬라는 효율적 제조를 위해 협력하고 있으며, 내가 직접 라인을 걸을 것”이라고 발언하면서 사실상 계약 실체가 노출됐다.
머스크는 이후에도 “삼성의 회장 및 경영진과 영상 통화를 통해 진정한 파트너십을 공유했다”고 밝혀 양사 협력이 이미 공식화된 상황이었다.
머스크는 “삼성은 테슬라의 제조 효율화 참여에 동의했고, 내가 직접 라인을 걸을 것”이라며 협력 강도를 강조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머스크의 발언 이후 삼성 측이 사후 협의를 통해 공개 전환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은 머스크의 발언이 잇따르는 동안에도 고객사 기밀 유지 원칙을 강조했지만, 결국 테슬라가 공식 동의를 내리며 법적·절차적 한계를 넘긴 셈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공시를 통해 “계약상대방의 영업비밀 보호 요청에 따라 체결계약명, 주요 계약조건은 유보기한일의 다음 영업일에 공개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세부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머스크가 AI6 칩, 직접 라인 점검 의사 등을 언급한 만큼, 협업 강도와 계약 범위에 대한 추가 정보도 조만간 윤곽이 드러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