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거래 ‘역대 최대’…변동성 커진 원화·연장된 시장이 불붙였다

거래시간 늘자 유동성↑…현·파생환 모두 급증 환율 기대 급변·외인 자금 유입이 ‘불쏘시개’ 역할

2025-07-29     박금재 기자
한국은행.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2025년 2분기 외환시장이 사상 최대 규모의 일평균 거래액을 기록했다. 외환시장 개장시간이 새벽 2시까지 확대된 가운데, 원화가 약세에서 강세로 급격히 전환되며 환율 변동성이 확대된 것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외국인의 국내 증권 매매도 활발히 이뤄지며 외환 수요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2분기 외국환은행 외환거래 동향’에 따르면, 올 2분기 외국환은행의 하루 평균 외환거래액(현물환 및 외환파생상품 포함)은 821억6000만달러로, 전분기(727억6000만달러) 대비 12.9% 늘었다. 이는 관련 통계가 개편된 2008년 이후 분기 기준으로 가장 큰 수치다. 불과 한 분기 만에 94억달러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거래 확대의 배경에는 시장 제도의 변화가 있다. 지난해 7월 외환시장 개장 시간이 기존 오후 3시 30분에서 다음날 새벽 2시까지로 연장되며, 아시아·유럽·미국 투자자 간 시간차 해소와 유동성 공급 확대가 동시에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역외 투자자들의 참여 폭도 점차 넓어지고 있는 추세다.

환율 흐름도 외환 거래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2분기 들어 원·달러 환율은 1453원에서 1401원으로 떨어지며 강세 흐름을 보였다. 같은 기간 환율 일평균 변동성은 0.36%에서 0.61%로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최근 아시아 통화 전반의 강세 전환 기대와 함께 국내 신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환율 기대가 급변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자금 유입도 외환시장 활성화에 일조했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 매매 규모는 월평균 기준 1분기 223조원에서 2분기 238조원으로 확대됐다. 이는 외환 수요와 공급의 흐름을 모두 자극해 외환시장의 전반적인 거래를 끌어올리는 효과로 이어졌다.

거래 유형별로 보면, 현물환 거래는 327억7000만달러로 전분기 대비 17.3% 증가했다. 선물환을 포함한 외환파생상품 거래도 10.2% 늘어난 493억9000만달러에 달했다. 특히, 역외선물환(NDF) 중심으로 선물환 거래가 14.8% 늘어난 153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환율 변동성에 대한 헤지 수요가 높아졌음을 시사한다.

외환스왑 거래 또한 강세를 보였다. 외국환은행 간 스왑 거래가 9억5000만달러, 비거주자 대상 거래가 8억9000만달러 증가하면서, 총 거래 규모는 전분기 대비 7.9% 늘어난 322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은행 유형별로는 국내은행의 거래액이 372억7000만달러로 전분기 대비 14.5% 늘었으며, 외국계 은행의 국내 지점(외은지점)은 11.6% 증가한 448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외은지점이 여전히 외환시장에서 주요한 거래 허브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외환거래 급증세가 향후에도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금리 인하 시사와 지정학적 변수, 신흥국 통화 흐름 등 다양한 불확실성이 혼재하는 만큼, 외환시장 참여자들의 환율에 대한 기대와 포지션 조정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정부와 한국은행은 외환시장 개방성과 안정성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모니터링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원화의 국제화 기조 속에서, 외환시장의 구조적 성숙을 견인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