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 빅3, 한미 관세협상 '키'로…조선 협력이 성패 좌우

한국, 트럼프 관세 대응 카드로 美에 조선업 협력안 제안 현지 건조·기술이전·인력양성 등 실질 지원안 한화·HD현대 협력 본격화, 삼성중공업도 접촉 중

2025-07-28     정창현 기자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한국 정부가 미국과의 관세 협상 막판 국면에서 국내 조선 빅3(HD현대·한화오션·삼성중공업)를 앞세운 대규모 조선 협력 프로젝트를 제안하며 협상 타결을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제조업 부흥과 중국 견제를 노리는 미국 입장에서 조선업은 전략산업으로 평가받고 있어, 이번 제안이 관세 협상의 성패를 가를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미국 측에 ‘마스가(MASGA)’ 프로젝트를 핵심으로 하는 한미 조선 협력안을 전달했다. 마스가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의미하는 ‘MAGA’에 조선(Shipbuilding)의 앞글자를 붙인 조어다. 해당 프로젝트에는 한국 조선업계의 현지 투자와 수백억달러 규모의 금융지원 패키지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이와 관련해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에게 마스가 프로젝트를 직접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의 조선업 협력 전략은 일본이나 EU처럼 직접투자 규모를 앞세운 방식과는 다르다. 일본은 5500억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내놓았으나 대부분은 대출·보증으로 구성됐다. 반면 한국은 미국 현지 건조, 기술 이전, 인력 양성 등 실질적 조선 역량 강화를 중심에 두고 있다.

미국

실제 국내 조선 빅3는 미국 내 협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오션은 한화해운을 통해 미국 필리조선소에 50년 만에 LNG 운반선을 발주했고, HD현대는 헌팅턴 잉걸스·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 등과의 MOU를 통해 미국 조선소 현지 건조와 기술협력을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현지 조선소와의 협력을 타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중국과의 조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한국만이 미국의 전략적 조선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군함 기준으로 미국·중국이 하나를 만드는데 7년이 걸리지만, 한국 조선소는 3년이면 가능하다”며 “운영·보수까지 고려하면 한국이 최적의 파트너”라고 말했다.

조선 협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요청해온 분야이기도 하다. 트럼프는 지난해 11월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조선 분야 협력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바 있으며, 조선업 재건은 트럼프의 주요 정책 기조인 ‘미국 제조업 부흥’과도 궤를 같이 한다. 통상 전문가들은 “트럼프로선 대내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가시적인 협상 성과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조선 협력은 그런 측면에서도 이상적인 카드”라고 분석했다.

한편, 김정관 장관과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4~25일 미국 협상 일정을 마친 뒤, 유럽으로 향해 추가 논의에 나선 상태다. 관세 협상 데드라인인 8월 1일까지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한국 정부는 조선 협력을 중심축으로 막판까지 미국 설득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