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가상자산 투자 현실화... "금융당국 선제 대응 필요"

보험연구원, 해외 지급여력제도의 가상자산 규제 논의와 시사점' 보고서 공개 국내 지급여력제도, 해외 규제책 대비 가상자산 위험 반영 '부족' 비트코인 1년 최대 손실률 82%... "전통자산과 구분해 투자위험성 측정해야"

2025-07-24     이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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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보험사의 가상자산 투자가 현실화하는 상황에서 국내 규제 체계가 이를 온전히 반영치 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유럽과 캐나나 등 주요국은 위험성을 반영한 강력한 규제를 적용 중이지만, 한국은 여전히 전통 자산과 유사한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보험사의 대체투자 확대에 발맞춰 금융당국이 선제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24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노건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21일 '해외 지급여력제도의 가상자산 규제 논의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의 경우 2021년부터 가상자산 상장지수펀드(ETF) 거래가 허용돼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자의 접근성과 시장 신뢰도가 상승했으며, 규제 법안도 함께 마련돼 가상자산이 '제도권 자산'으로 인정받고 있다. 글로벌 보험사들이 전통자산 이외의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과정에서 가상자산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이유다. 

일례로, 미국의 대형 생명보험사인 매스뮤추얼은 2020년 비트코인 1억달러(약 1400억원)을 직접 매입했으며, 유럽 보험사들은 ETF를 통해 가상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유럽 보험사들의 가상자산 ETF 투자 규모는 2023년 말 기준 6억5500만유로(약 1조원)에 이른다. 

국내 역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해외 사례와 같은 직접 투자는 아니더라도, 변액보험 펀드나 자산운용계열사를 통한 가상자산 노출이 점차 확대되는 모습이다. 여기에, 정부의 가상자산 현물 ETF 허용 논의가 본격화되면 보험사의 투자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해율이나 각종 지표 산출 기준 등의 변경으로 인한 보험수익 저하를 상쇄할 수 있는 것이 투자수익"이라며 "(가상자산에) 얼마나 투자 하느냐는 보험사마다 제각각이겠지만 ETF 투자 등이 허용된다면 투자수익 강화 차원에서 적지 않은 보험사들이 가상자산에 투자하려 할 것"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국내 지급여력(K-ICS·킥스) 제도가 가상자산 투자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상자산은 가격 변동성이 전통 자산 대비 '극단적'이라는 점이 특징으로, 가상자산의 대표격인 비트코인만 해도 1년 최대 손실률이 82%에 달한다. 이 같은 자산을 주식 등 전통자산과 동일하게 평가하면 금융 시스템 리스크가 누적될 수 밖에 없고, 결국 소비자 피해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유럽보험감독청(EIOPA)은 가상자산을 솔벤시(SolvencyⅡ·유럽 보험 자본규제 체계) 내 무형자산으로 분류하고, 위험계수를 100% 적용한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투자금 전액을 자기자본에서 차감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아울러 캐나다 또한 가상자산을 보험사의 자본에서 전액 차감하고, 투자 한도도 총자산의 1~2% 이내로 제한한다. 대장주격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정도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고위험 자산으로 간주한다.

하지만 국내는 가상자산을 전통자산과 유사하게 '기타 주식'으로 분류해 위험계수 49%만 반영 중이다. 다른 주요국 대비 투자 위험성을 과소평가한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배경이다. 

노 연구위원은 "해외 사례를 고려할 때 가상자산의 위험은 전통적인 자산과 구분해 측정할 필요가 있다"며 "보험사 내 리스크 평가와 보고·공시 등 가상자산 거래에 따른 리스크 관리 체계와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