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권으로 성큼 다가온 가상자산...삼성화재·KODA, 보험계약체결로 수요 본격화 '주목'

- 한국디지털에셋(KODA)·삼성화재, 최대 2000만 달러 보상 '가상자산 전용 보험' 체결 - 국내 커스터디 업계 최초 금융권 수준의 내부통제 보험 보장 체계 구축 - 손보업계, 리스크 대응에 소극적 행보...심한 가격변동, 손해율 예측 어려워

2025-07-24     윤덕제 기자

 

[녹색경제신문 = 윤덕제 기자]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12만 달러를 돌파하는 등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비롯한 가상자산의 가치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해킹, 사기 등의 위험도 커지고 있다. 이에 가상자산 커스터디(수탁사업) 업계의 리스크 대응을 위한 보험 수요가 본격화될지도 주목된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가상자산 보관·관리 전문기업 한국디지털에셋(KODA, 이하 코다)이 삼성화재와 최대 2000만 달러까지 보상 가능한 가상자산 전용 보험을 체결했다. 한국디지털에셋(코다)는 2020년 11월 해시드와 KB국민은행이 합작법인으로 함께 설립한 국내 1위 가상자산 보관(커스터디) 사업자다.

이번 보험 가입은 국내 커스터디 업계 최초로 금융권 수준의 내부통제와 보험 보장 체계를 동시에 갖춘 사례로, 제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업계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가상자산사업자들은 보험 가입이 의무화되어 있지만, 100% 콜드월렛 기반 보관 시 가입 가능한 보험 한도는 최대 5억원에 불과하다. 이는 코다(KODA)처럼 고객별로 수백억원대 가상자산을 수탁하는 커스터디 사업자 입장에서는 실질적 보호 장치로는 부족한 상황이다.

가상자산보험은 가상자산 산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리스크 요인을 기존의 전통 보험상품을 통해 보장하는 상품이다. 대표적 리스크는 주로 핫 월렛 도난(해킹 포함), 시스템 침해, 내부자 횡령 같은 사이버 리스크 외에도, 규제 위반, 투자자 소송, 이사진 책임 등에 대한 배상 리스크까지 포함하고 있다. 

손해보험사 한 관계자는 "국내 가상자산 시장 규모가 전례없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다양한 리스크를 반영할 수 있는 보험상품 개발도 요구될 것"이라며 "다만, 가상자산은 가격 변동이 심하고 손해율 예측을 위한 통계 기반이나 리스크 검증이 어려워 적극적 대응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코다(KODA)의 보험가입은 향후 법인 계좌 허용 및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검토 등 제도 변화에 맞춰 투자기관, ETF 운용사 등 기관 고객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추진했다는 설명이다. 초기 보험 가입 금액은 2000만 달러이며 수탁 자산 증가에 따라 점진적으로 보상한도 확대를 논의할 계획이다.

한편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주요국들은 가상자산보험 제도의 정비와 규제 기반 마련에 속도를 내면서 점차 제도화된 보험 체계로 전환하는 추세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아시아 지역의 가상자산 시장 규모는 약 17억 5천만 달러로 추정하며,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14%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아시아 대표 금융허브인 홍콩은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해 고객 자산의 98%를 콜드 월렛(오프라인 지갑)에 보관토록 요구하고 보험회사는 핫 월렛 리스크만 인수하도록 했다. 이는 금융당국 주도의 일관된 규제 체계를 구축해 가상자산기업의 신뢰성을 제고하고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조치다.

싱가포르의 경우 가상자산 수탁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한편, 이에 수반되는 리스크에 대비할 수 있도록 관련 보험 가입을 적극적으로 장려하는 정책 방향을 취하고 있다. 

홍보배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제도적 틀이 본격적으로 마련되고 있다"며 "가상자산보험은 단순한 위험 이전 수단을 넘어 산업의 신뢰 형성과 제도권 편입을 위한 핵심 인프라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