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이슈] AI붐, 1990년대 닷컴버블 보다 더 과열 상태, 전문가 경고
- 테크 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 과하게 높아, AI 주식 투자자 조심해야
[녹색경제신문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최근 들어 주식 투자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 부쩍 미국 증시의 거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잦아지고 있다.
거물급 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기술 관련 기술과 인프라에 막대한 금액의 투자를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한 세계적 자산 운용 회사의 애널리스트가 오늘날 주식 시장은 1990년대 말 인터넷 관련 주식 시장의 과대 투기 끝에 2001년 주가가 폭락했던 ‚닷컴버블 붕괴(dot-com bubble burst) 사태 때와 비슷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경고해 주목된다.
다만, 현재의 주식 시장은 전 세계 주식시장에서 시총 미화 5조 달러(우리 돈 약 7,000조 원)을 일시에 증발시켰던 과거 1990년대 닷컴버블 붕괴 때 보다도 훨씬 더 과열된 상태여서 만일 AI 붐 버블(AI boom bubble)이 발생할 경우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이라고 미국의 세계적 자산 운용 기업인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Apollo Global Management)의 수석 경제학자인 토르스텐 슬뢱(Dr. Torsten Sløk) 박사는 경고했다.
그는 현재 AI 관련 기업들에 대한 주식 시장의 기대치는 과거 닷컴 버블 시대보다 더 비현실적으로 높다고 지적한다. 월가 투자자들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메타 등 몇몇 기업에 프리미엄을 지불해가며 과잉 도박성 투자에 몰입하고 있으며,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12개월 미래 주가수익비율(price-to-earnings ratio)는 이미 닷컴 버블 최고치를 능가했다고 그의 보고서에서 밝혔다.
주가수익비율(기업의 주식 가격과 기업이 실제로 벌어들이는 수익 간 관계를 보여주는 지표)이 가장 높은 현 S&P 500 톱 10 기업들은 모두 첨단 AI 기술에 의존한 이윤 증가를 기대하고 AI에 대거 투자하고 있다.
증권 시장에서 엔비디아(Nvidia)와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등 인공지능 기술을 주도하는 빅 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과대평가된 검증되지 않는 AI 투자 붐이 지금처럼 계속된 상태에서 기업의 수익이 투자 대비 기대에 못 미칠 경우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투매로 이어져 추가 폭락을 초래할 수 있다는 말이다.
지금부터 약 30년 전인 1990년대 닷컴 버블 시절, 인터넷 신사업을 둘러싼 인기 급상승으로 갑부 개인 투자자와 자산운용사들이 벤처 캐피털을 유치해 무수한 인터넷 기업들이 창업시켰으나 결국 과다평가된 다수의 스타트업들이 기대했던 실적 및 수익 창출에 실패하자 21세기에 접어든 바로 직후인 2021년, 스타트업 폐업과 주식 시장 몰락으로 이어진 바 있다.
AI 붐을 타고 올 들어 엔비디아는 드디어 애플을 제치고 세계 최초로 시총 4조 달러(약 5,562조 원) 규모의 상장 기업으로 등극했다. 한편, 오픈AI의 챗GPT 개발을 지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서버 사업과 X 박스 시리즈 비디오 게임 사업 흑자 등 실적이 우수한 빅 테크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5월 직원 5,000명 해고에 이어 7월 초 9,000명을 추가로 해고하는 등 특히 중간 관리층 감원을 거듭하고 있어 일부 투자자들의 감시를 받고 있다.
이번 슬뢱 수석 애널리스트의 경고 담긴 보고서는 지난 2024년 10월에 로빈 리(Robin Li) 중국 바이두(百度, Baidu, Inc.) 최고경영자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주최 ‚비즈니스 콘퍼런스의 미래(Future of Business Conference)‘ 행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한 AI 버블에 대한 언급을 상기시킨다.
당시 이 연설에서 로빈 리 CEO는 대다수 AI 기업들이 내놓은 기술은 가짜 혁신으로 판명될 것이라고 말하고, AI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기업과 과도한 기대를 품은 투자자들이 이끄는 주식 시장 과열은 초기 인터넷 붐 시절의 닷컴 거품 붕괴와 유사한 AI 시장 붕괴 및 주식 시장 조정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AI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AI가 오류로 답하거나 답을 임의 조작하는 이른바 ‚AI 할루시네이션(AI hallucination)’을 줄이는 등의 개선을 이룰 것이며, 살아남을 1%의 진정한 기업들은 가치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반면, 향후 10~30년에 걸쳐 기업의 AI 업무 투입에 따른 인간의 실직과 일터 문화의 변화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