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금융사고에 내부통제 효력 '의문'... 은행권 "오히려 잘 작동한다는 증거"

이날까지 공시된 5대은행 금융사고 규모, 사상 최대 규모였던 지난해 절반 넘어서 은행권 내부통제 효력 있나?... 계속되는 금융사고에 의문 품는 시선도 관계자 "대부분 과거부터 장기적으로 이뤄진 범죄, 내부통제 강화돼 적발된 것"

2025-07-22     유자인 기자
[사진=5대은행

[녹색경제신문 = 유자인 기자] 올해에도 은행권에서는 금융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이날까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공시된 금융사고 규모가 벌써 1000억을 넘어 은행들의 내부통제 강화 노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다만 은행권 관계자들은 "내부통제가 강화됐기에 적발된 사례가 늘어난 것"이라는 입장이다. 

은행업계, 내부통제 강화한다고 했지만... 끊이지 않는 금융사고

지난해인 2024년은 여태까지 은행업계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한 해였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발생한 금융사고 건수는 2020년 51건에서 2023년 36건까지 줄었다가 지난해 86건으로 급증했다. 피해 금액 기준으로는 ▲2020년 59억원 ▲2022년 822억 ▲2023년 51억원 ▲2024년 1774억원이다. 

이에 은행들은 앞다투어 내부통제 강화 대책을 내세웠다. 소위 '금융판 중대재해처벌법'이라고 불리는 책무구조도 도입부터 강화된 디지털 보안 등 여러가지 방안을 내세웠으나 그럼에도 금융사고는 계속 발생 중이다. 

이날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5대 은행에서 올해 공시된 10억원 이상 금융사고는 총 16건, 금액으로는 약 1004억원에 달한다. 공시 의무가 없는 10억원 미만 금융사고도 올 1분기 기준 18건을 기록했다.

지난 18일 하나은행은 부당대출, 외부인 금융사기 등으로 인해 48억원 규모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금융사고를 포함해 하나은행은 올해 6건, 536억원 규모의 금융사고를 공시했다. 지난 4월에는 약 75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사적금전대차·금품수수 사건이 적발됐다. 나머지는 외부인 사기 사건으로, 단일 최대 건은 4월 공시된 350억원 규모 사기다.

KB국민은행은 6건, 약 157억원 규모로, 외부인 사기 사건 4건 외에도 신용등급 조작(약 21억원)과 미분양 상가 담보 사기대출(약 46억원) 등 내부 직원 관련 사건 2건이 포함됐다.

신한은행은 2건, 약 37억원 규모다. 이 중 한 건은 외부인 사기이며, 나머지 한 건은 내부 직원이 2년6개월에 걸쳐 허위 대출 방식으로 17억원을 횡령한 사건이다. 

우리은행은 국내 본점 기준으로는 올해 10억원 이상 금융사고가 보고되지 않았다. 다만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에서 외부인 사기 혐의가 확인돼 현지 감독당국의 조사가 진행 중이다.

NH농협은행은 2건의 금융사고를 공시했다. 외부인 사기(약 17억원), 외부인에 의한 과다대출 (257억원) 등으로 약 274억원 규모다.

이 외에도 외국계 은행 SC제일은행은 지난달 여신거래 관련 부당서류 징구로 130억원대 사고를 공시했다. IBK기업은행에서는 외부인 사기(약 22억원) 1건과 882억원에 달하는 부당대출 1건이 적발됐다.

말로만 내부통제 강화?... "강화됐기에 장기간 지속된 범죄 적발 가능해"

이 같은 상황에서 은행업계의 내부통제 강화 노력에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금융사고가 발생하지 않게 노력하겠다고 공표하지만 실제로 금융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있어 신뢰가 가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오히려 내부통제 시스템이 잘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사안마다 하나씩 상세히 살펴봐야 한다. 올해 들어 보고된 금융사고 사건 중 상당수가 지난해나 올해 발생한 것이 아니라 장기간동안 부당거래나 횡령 등의 범죄를 저지르고 있었는데 현재 덜미가 잡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업계에서 쇄신을 위해 노력했기에 금융사고를 적발하고 숨기려는 시도 없이 바로 보고한 것”이라며 “내부통제가 강화됐기에 장기간 지속됐던 횡령이나 부당대출 등을 잡을 수 있어서 건수가 늘어난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올바르다. 예전에는 잡을 수 없었던 이상한 자본의 흐름 등 세세한 면까지 포착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책무구조도의 경우 도입 전부터 발생한 범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라며 "또 금융사고 특성상 수사할 내용도 많고 복잡해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은행권 내부통제나 책무구조도가 효용이 없다고 보기에는 어렵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