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논란 KAI, 매각 찬성도 거세져... 그 이유는?
낙하산 인사 반대 KAI, 9월까지 집회신고 내는 등 반발 격화 반대 많던 매각이슈, 이젠 찬성이 앞질러 인사 반발과 매각찬성 배경엔 피로감‧뒤처진 경영성적‧미래사업 도태 불안감 존재
[녹색경제신문 = 박성진 기자] 차기 수장 선임을 앞두고 KAI 내부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매각 찬성으로까지 분위기가 확대되는 등 이전과는 다른 양상이 펼쳐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KAI는 강구영 전 사장이 조기 퇴임했으며, 차재병 전 고정익사업부문장이 사장대행으로 선임됐다. 자연스레 후임 수장 하마평이 돌면서, KAI 노조가 오는 9월 말까지 반대 집회신고를 마치는 등 내부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특히 그간 낙하산 인사를 반대하는 성명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이번처럼 적극적으로 반대의사를 표명한 것은 드문 경우라는게 업계 관계자의 평가다.
이에 대해 KAI 노조 관계자는 “KAI엔 정부 지분(수출입은행 지분이 26.41%로 최대 주주)이 있기 때문에 낙하산 인사가 올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번엔 그냥 넘기기엔 회사가 처한 상황이 너무 어렵다. 새로 오는 사장은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한 위기의식과 뛰어난 경영능력을 가진 인물이 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목소리를 키우는 것”이라 토로했다.
경쟁사보다 뒤처진 경영성적‧미래사업 도태될 것 같은 불안감 존재
이런 내부 의견을 뒷받침하듯 KAI의 최근 경영 성적은 경쟁사에 비해 주춤하다. 지난해 경영 성적은 매출은 3조 6337억원, 영업이익은 2407억으로 4대 K-방산 기업 중 유일하게 좋지 않았다.
또한, 올 1분기 매출 6993억원, 영업이익 468억원, 당기순이익 29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5%, 2.5%, 17% 감소했으며,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1% 줄어든 8911억원, 영업이익은 8.8% 감소한 678억원으로 예상된다.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사업에서도 고배를 마시고 있다. 2022년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체계종합기업 선정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정지궤도 기상위성 '천리안 5호' 시스템·본체 사업에서 LIG넥스원에, UH-60 블랙호크 헬기 성능개량 사업에서는 대한항공 컨소시엄에 밀려 탈락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예전 KAI는 항공분야에서 독보적인 강점이 있었지만, 점차 경쟁사에 비해 입지가 좁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항공분야가 무인기 시장으로 점차 넘어가면서 산업 패러다임이 크게 변하고 있는데, 무인기는 거의 모든 방산업체들이 다 손대고 있는 상황이라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여기서 자칫 잘못하면 KAI는 존재감이 완전히 없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고 말했다.
지역사회·내부 모두 반대 넘어선 매각 찬성 여론
이런 불안은 낙하산 인사 논란을 넘어 자연스레 매각 찬성 여론으로 이어지고 있다. KAI 매각설과 반대 여론은 예전부터 계속 이어져 왔다. 특히 2009년과 2012년 대한항공, 이후 한화와 LIG넥스원까지 인수기업으로 물망에 올랐지만, 내부 반발과 지역사회의 동조로 결국 무산됐다.
하지만, 지난한 과정을 반복하면서 매각 반대 목소리는 점차 찬성으로 바뀌고 있다. KAI 본사가 있는 경남 사천의 지역 민심은 그동안 지역의 대표 기업으로 누구보다 기업의 성장과 안정을 바라면서 매각 반대를 외쳤지만, 계속되는 내홍과 정체 때문에 찬성으로 입장이 바뀌고 있다.
사천 지역언론인 다바뉴스가 올해 2월 18세 이상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KAI 민영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은 결과, 62.9%가 찬성, 29.2%가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적극 찬성한다’는 비율은 45.9% 기록, ‘적극 반대한다’ 17.6%를 압도했다. 3년 전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29.4%는 ‘민영화해야 한다’, 30.8%는 ‘검토는 해봐야 한다’, 25.4%는 ‘민영화해서는 안된다’로 응답했는데, 불과 3년 만에 찬성이 대폭 증가한 것이다.
이에 대해 KAI 내부 관계자는 “찬성 여론 확대는 KAI 내부에서도 벌어지는 현상이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인 ‘블라인드’에서 KAI 직원들끼리 자체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더니 55~60% 정도 찬성 의견이 나왔다. 우주항공청 등 이슈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KAI가 이전보다 정체‧후퇴했다는 인식이 퍼지고, 낙하산 인사 등 지속돼온 문제들에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이럴 바엔 그냥 민간으로 가는게 낫다고 생각하는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