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금고지기' 쟁탈전 개막 코앞... 업계 "농협·신한 '수성' 유력"

강원도, 다음달 중 도금고 운영 은행 선정 절차 시작 선정될 시 4년간 연간 9조원 도 예산 관리... 현재 농협銀 1금고·신한銀 2금고 농협·신한, 타 은행 대비 강원도 영업점 수 월등히 많아... 평가 기준상 '유리' 두 은행 외 입찰 참여 없을 수 있다는 의견도... "강원서 농협·신한과 경쟁하기 어려워"

2025-07-17     이준성 기자
[사진=강원특별자치도청]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연간 9조원 규모의 강원특별자치도 예산을 관리하는 도금고 은행 선정 절차가 다음달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기존 '금고지기'인 NH농협은행과 신한은행의 '수성'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두 은행 외 다른 은행의 입찰 참여는 없을 수 있다는 의견도 뒤따른다.

17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강원도는 다음달 중 '도금고 지정 계획'을 공고하고 도금고 운영 은행 선정을 위한 입찰 절차 등에 돌입할 예정이다. 도금고 선정 결과는 오는 10월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선정된 은행은 내년 1월부터 4년간 강원도의 예산을 관리하게 된다.

올해 기준 강원도의 예산 규모는 일반회계 6조9646억원, 기타 특별회계 8413억원, 기금 1조2984억원 등 총 9조1043억원에 달한다. 각 은행으로서는 저원가성 예금을 대규모로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마주한 셈이다. 저원가성 예금은 연 금리가 0%대 수준으로 낮아 은행이 예대마진을 확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예금으로, 지차체 금고에 예치되는 정부 교부금과 지방세 세입, 각종 기금 등도 여기에 포함된다.

현재 강원도 1금고(일반회계·지역개발기금회계)는 1998년부터 농협은행이, 2금고(특별회계·통합 관리기금회계)는 2004년부터 신한은행이 담당하고 있다. 두 은행은 이번에도 각각 1금고 및 2금고 입찰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입찰 공고가 나오면 참여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신한은행 관계자는 "강원도 2금고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강원도 금고 유치전에서도 농협은행과 신한은행이 다시 한번 금고지기 지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두 은행의 강원도 내 점포 수가 타 은행 대비 월등히 많아 선정 평가 시 우위를 점하기 용이하다는 이유에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현행 지자체 금고 지정 평가 기준은 금융사의 신용도와 예치금에 대한 금리, 접근성 등 지역주민 이용 편의성, 지역사회 기여도 등으로 구성된다"며 "은행별 점수차가 있는 기여도는 배점이 낮고 편의성 외 항목은 각 은행의 점수가 비슷한 만큼, 강원도민 편의성에서 상대적으로 앞설 농협은행과 신한은행이 경쟁에서 유리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실제로 두 은행의 강원도 내 영업점 네트워크는 다른 은행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기준 농협은행의 강원도 내 영업점(지점+출장소) 수는 61개로 국내 전체 은행 중 1위이며, 신한은행은 27개로 바로 다음이다.

같은 시기 은행권에서 강원도에 15개 이상의 영업점을 보유한 곳은 두 은행뿐이다. 농협은행은 농업·농촌 지원이라는 설립 목적 때문에, 신한은행은 전신 중 하나인 조흥은행이 1999년 강원은행을 인수했다는 점 때문에 강원도 내 영업점 수가 다른 은행들보다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강원도금고 유치전에 두 은행을 제외한 다른 은행이 참여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두 은행의 우세를 뒤집을만한 뾰족한 방법을 찾기 어려운 만큼, 타 은행으로서는 '불참'을 선택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이미 주요 은행 중 한 곳이 불참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강원도금고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이전 2021년 (강원도금고) 입찰 당시에도 농협은행과 신한은행만이 참여했다"며 "두 은행이 강원도에 구축한 영업점 기반 등이 워낙 두터워 다른 은행들 입장에서는 틈을 비집고 들어간다는 생각을 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은행이 (입찰에) 참여한다고 해도 농협은행이 맡고 있는 1금고 보다는 상대적으로 영업점 수 격차가 적은 신한은행의 2금고 자리를 노리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