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 '세 갈래 발의'…6개월·1년·3년 기한으로 동시 상정
- 김현정·김남근·차규근 의원안 정무위 동시 상정 - 2011년 상법 개정 이후 자사주 악용 소지 지속 제기 - 9월 정기국회서 경제계 의견 수렴 후 본격 추진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이 한 달 새 세 차례 발의됐다. 자사주를 활용한 경영권 방어와 지배력 강화 관행을 차단하기 위해 6개월·1년·3년 소각 기한을 각각 제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자사주 소각 제도화' 공약을 뒷받침하는 핵심 입법안들이 모두 국회 정무위원회에 회부돼 심사를 앞두고 있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자사주 소각 기한을 3년으로 설정한 상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기존 1년 안(김남근 의원)·6개월 안(차규근 의원)과 함께 정무위원회에 동시 상정됐다.
16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김현정 의원은 전날 회사가 취득한 자사주를 3년 이내 소각하도록 하는 상법 일부개정안을 접수했다. 이로써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법안은 세 건으로 늘어났다.
김현정 의원은 제안이유서에서 "2011년 상법 개정 이전에는 자기주식의 취득을 원칙적으로 금지하였으나, 개정 이후에는 자기주식의 취득이 원칙적으로 허용되고 있다"며 "현행 상법에서는 대표적 주주환원 정책인 자사주와 관련하여 소각 원칙을 정하지 않고 있어 자기주식의 취득이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기주식의 소각을 원칙화하는 법 개정을 통해 그 부작용을 없애고 기업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일 필요성이 있다"며 "다만 자기주식 소각에 일정한 예외를 두어 기업의 유연한 경영전략 수립을 보장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세 법안의 가장 큰 차이점은 소각 기한에 있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 안은 6개월, 김남근 민주당 의원 안은 1년, 김현정 의원 안은 3년으로 범위를 달리했다. 자사주 악용을 신속히 차단하려는 입장과 기업 경영 여건을 고려하려는 입장 사이에서 접근법이 갈렸다.
김현정 의원 안은 회사가 자기주식을 취득한 경우 3년 이하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한 내에 원칙적으로 이를 소각하도록 했다. 임직원에 대한 보상 등 그 계속 보유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이를 보유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경우 보유 목적과 기간, 처분 계획 등을 이사회에서 결의하고 반드시 공시해야 한다.
김남근 의원 안은 자사주 취득일로부터 1년 이내 소각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1년이 지난 후에도 자사주를 처분하지 못한 경우 '3%룰'이 적용되는 주주총회의 자사주 보유 승인을 거쳐서만 자사주를 계속 보유할 수 있도록 했다.
차규근 의원 안은 자사주 취득일로부터 6개월 이내 소각을 의무화했다. 또 회사를 분할하거나 분할합병하는 경우 분할되는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에 대한 신주배정을 금지했다. 이는 '자사주 마법'으로 불리는 지배력 강화 수단을 차단하려는 조치다.
세 안 모두 자사주가 대주주 지배력 강화나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방지한다는 공통 목표를 담았다. 자사주를 취득·소각·처분한 경우 해당 내역을 정해진 기한 내 공시하도록 명문화하는 것도 공통 조항이다.
김현정 의원은 "이번 개정안은 자사주의 본래 기능을 회복하고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시장 공정성을 강화하는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소각 기한을 3년으로 설정해 불필요한 장기보유를 차단하면서도 기업이 유연하게 경영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간을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세 법안은 현재 정무위원회에서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민주당은 7월 임시국회보다는 경제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뒤 9월 정기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추진할 방침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