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해외 시장 진출 추진...디지털 뱅킹 수출 첫걸음
3~5년 내 글로벌 시장 진출 본격화 선언 국가별 현지화 전략 마련...인재 채용도 진행 슈퍼앱 전략 동남아 시장서도 이식할 방침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토스뱅크가 해외 시장 진출을 공식화하며 디지털 금융 수출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2024년 연간 흑자 전환을 이룬 후, 이은미 대표는 올해 4월 16일 실적 발표를 통해 “3~5년 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겠다”고 선언했다. 대상 국가는 동남아시아의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은 물론, 싱가포르·홍콩 등 금융허브를 포함하며, 장기적으로는 영국과 일본 등 선진국까지 포괄한다. 단순한 지점 설치 방식이 아니라, 현지 은행과의 합작법인 설립, 지분투자, 또는 토스의 IT 인프라를 현지 금융기관에 공급하는 ‘BaaS(Banking-as-a-Service)’ 방식도 고려되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특히 현지 은행들로부터의 협업 제안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토스뱅크의 글로벌 확장은 일방적 진출이 아닌, 상호 수요에 기반한 움직임이라는 평가다. 이 대표는 “디지털 전환에 어려움을 겪는 해외 은행들이 먼저 제휴를 제안해오는 경우가 많다”며, 기존 금융권과의 시너지를 통해 규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향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토스뱅크는 이에 따라 내부 역량도 빠르게 확충 중이다. AI 기반의 신분증 위변조 탐지 기술, 머신러닝 기반 리스크 관리 시스템, 비금융정보를 포함한 신용평가 모델 등은 이미 국내 시장에서 검증을 마친 상태다.
또한 국가별 소비자 성향과 법적 규제, 금융 문화에 맞춘 현지화 전략도 마련되고 있다. 단순히 한국형 서비스를 이식하는 방식이 아니라, 각국의 금융환경에 적합한 UI/UX와 상품구조를 재설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한 인재 채용과 다국적 팀 구성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글로벌 확장의 재정적 기반도 충분히 갖춰져 있다.
토스는 현재 국내에서 송금, 보험, 투자, 대출 등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해결할 수 있는 슈퍼앱 전략을 고도화해왔으며, 이를 동남아 시장에도 이식할 방침이다. 금융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미비한 동남아 지역에서 ‘토스 스타일’의 금융 접근성을 제공한다면, 기존의 은행 주도 모델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러한 움직임은 국내 인터넷은행 간의 글로벌 경쟁을 촉진하는 계기도 되고 있다. 앞서 카카오뱅크가 태국 금융당국의 인허가를 받아 동남아 시장 진출을 공식화한 바 있어, 두 디지털 은행 간의 ‘K-핀테크 수출’ 경쟁이 본격화됐다는 해석이 뒤따른다.
다만 기회만큼 리스크도 존재한다. 동남아 지역은 금융 포용성이 낮고, 인허가 기준이 불명확하거나 정치·법적 리스크가 높은 경우가 적지 않다. 또 기존 대형은행이나 글로벌 테크 기업들과의 경쟁 역시 만만치 않다. 브랜드 인지도 확보와 고객신뢰 형성을 위한 현지 마케팅 전략도 필수적이다. 특히 대출 중심의 수익 모델이 해외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할 경우 수익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스뱅크는 국내 금융 산업의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해외 시장’이라는 카드를 선택한 셈이다. 내부적으로는 수익 다변화, 외부적으로는 디지털 금융 수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포석이다. 이은미 대표는 “우리가 국내에서 검증한 기술력과 사용자 경험을 해외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도록 설계 중”이라며 “단순한 진출이 아니라, 수출 가능한 금융 운영 체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디지털 뱅킹 시장에서 ‘토스’가 새로운 표준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