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쏠림 막고 모험자본 늘린다…금융위, 종투사 운용 개편안 발표
- '모험자본 공급 의무' 핵심…2028년까지 단계적 시행 - 발행어음·IMA 부동산 비중 30%→10%로 대폭 축소 - 종투사 지정요건 강화·IMA 조달 한도 자기자본 300% 제한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금융위원회가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의 부동산 편중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규제 개편안을 발표하고 나섰다.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 조달자금의 25%를 모험자본에 의무 투자하도록 강제화하는 동시에 부동산 운용한도를 현행 30%에서 10%로 대폭 축소하는 강력한 조치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IMA 조달 한도도 자기자본의 300%로 제한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15일 금융위원회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금융투자업규정',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감독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올해 4월 발표된 '증권업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방안'의 후속조치로, 8월 25일까지 입법예고한 뒤 공포와 동시에 시행될 예정이다.
금융위는 모험자본 공급 의무화를 이번 개편의 핵심으로 내세웠다. 종투사는 발행어음·IMA 조달액의 25%에 상응하는 국내 모험자본을 공급해야 한다는 게 골자다. 이 비율은 2026년 10%에서 시작해 2027년 20%, 2028년 25%로,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된다.
모험자본 투자 대상에는 중소·벤처기업, 벤처캐피탈(VC), 신기술조합, 유동화보증(P-CBO) 매입, A등급 이하 채무증권(대기업 계열사 제외), 중견기업, 상생결제, 코스닥벤처펀드, 하이일드펀드, 소부장펀드, 모태펀드 투자 등이 포함된다. 반면 부동산 관련 자산 운용한도는 대폭 축소된다. 발행어음·IMA 운용자산 중 부동산 비중을 2026년 15%에서 2027년 10%로 낮추기로 했다.
그동안 2013년 도입된 종투사 제도는 부동산 쏠림 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진단이다. 전체 투자은행(IB) 수익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주 채무보증 비중이 2013년 0.3%에서 2024년 48.0%로 급증했다. 2022년에는 50.5%까지 치솟으며 기업금융 활성화라는 제도 취지와 정반대 상황이 벌어진 바 있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리스크 관리 강화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IMA 조달금액 한도를 발행어음과 합산해 자기자본의 300%로 설정했다. 기존 발행어음 한도는 200% 이내로 유지된다. 발행어음은 1년 이내 만기 어음으로 원리금이 확정돼 있지만, IMA는 만기 제한이 없고 운용수익에 따라 이자가 결정되는 상품이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각종 방안도 마련했다. 금융당국은 IMA를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상 투자성 상품으로 분류해 적합성 원칙을 적용하고 투자위험·위험등급에 대한 설명의무를 부과했다. 원금 지급상품임을 법령상 명시하되 중도해지 시 운용실적에 따른 손실 가능성도 고지하도록 했다.
또한 IMA 운용 제약도 새롭게 도입된다. 자전거래 및 고유재산과의 거래를 제한하고, 5% 시딩 투자의무와 운용내역의 정기적 고객통지 의무를 적용한다. IMA 수탁금 원본합계액의 5% 이상을 손실충당금 등으로 적립하도록 의무화해 원금지급 차질을 방지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충당금 등의 추가적립 기준을 충족할 경우 순자본비율(NCR) 산출 시 IMA 운용자산을 50%만 반영하는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모험자본 공급에 필요한 장기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만기 1년 이상 IMA를 70% 이상으로 구성하도록 했다.
종투사 지정요건도 대폭 강화됐다. 기존에는 신청 시점에만 자기자본 요건을 충족하면 됐지만, 앞으로는 최근 2개 사업연도 각 결산 기준으로 연속 충족해야 한다. 사업계획과 사회적 신용 심사가 새로 도입되며, 단계별로 2년 이상 영위해야 다음 단계 지정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8조원 종투사 지정요건에는 변경인가 수준의 대주주 요건이 추가된다. 종투사의 사업계획 등의 타당성을 평가하기 위해 금융감독원장이 외부평가위원회를 구성·운영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아울러 증권업 전반의 제도 개선도 병행한다. 증권사 고유분 외화증권에 대한 집중예탁 의무를 폐지해 담보제공이나 대차거래 활용을 허용했다. 파생결합증권·사채 조달자금과 고유재산 간 내부대여 한도는 2026년 20%에서 2027년 10%로 단계적으로 축소된다.
대차거래 중개업에서는 1대 다 또는 다대 다 형식으로 거래를 체결하고 과정을 자동화하는 특성을 고려해 매매체결전문인력 1인과 전산전문인력 4인 요건을 신설했다. 종투사의 전담중개업무 대상도 확대됐다. 기존 펀드에 더해 실질적으로 유사한 VC, 리츠, 신기술조합에 대해서도 전담중개업무를 허용한다.
금융위원회는 "이번 개정안은 그간 부동산에 편중된 증권사들의 자금을 모험자본 등 생산적 분야로 전환을 유도한다"며 "증권사가 본연의 기업금융 역할을 책임 있게 이행하며, 혁신적인 중소·벤처·첨단 기업의 자금공급에도 기여하는 등 향후 신성장 산업의 육성과 자본시장의 역동성 강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