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 6억달러 ‘농업 지원’ 글로벌 소셜본드 발행…역대 최저 가산금리 달성
10.7배 주문 몰리며 역대 최저 가산금리 달성 조달 자금, 농업인 금융·농촌 ESG 프로젝트에 투입돼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NH농협은행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금융 시장에서 다시 한 번 의미 있는 이정표를 세웠다. 은행은 15일 미화 6억달러(약 8248억원) 규모의 글로벌 농업지원 소셜본드 발행을 완료했다고 밝히며, 국제 투심이 얼어붙은 상황에서도 역대 최저 스프레드를 달성해 주목받았다.
이번 채권은 3.5년 만기 변동금리(3억달러)와 5년 만기 고정금리(3억달러)로 구성된 듀얼 트랜치(Dual‐Tranche) 구조다. 변동금리는 SOFR(미국 무위험지표금리) + 0.68%포인트, 고정금리는 동일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에 0.50%포인트를 더한 연 4.501%로 확정됐다. NH농협은행이 2012년 출범한 이후 외화 공모 시장에서 확보한 가장 낮은 가산금리다.
시장 반응은 뜨거웠다. 모집 예정액의 10배가 넘는 64억달러의 주문이 몰리면서 최종 가산금리는 최초 제시 금리보다 각각 42bp(3.5년)와 40bp(5년) 축소됐다. 은행 측은 “변동·고정 트랜치를 동시에 제시해 다양한 통화·듀레이션 수요를 잡은 전략과, 정례적인 글로벌 공모채 발행으로 쌓아온 투자자 신뢰가 맞물린 결과”라고 자평했다.
채권 형태는 소셜본드로 분류된다. 발행 자금은 전액 농업인·농식품 기업 등 농업 부문 금융지원에 사용될 예정이다. 주요 용도는 △농업인 저리 대출 △친환경 농업 설비 투자 △농촌 지역 사회적 취약계층 지원 프로그램 등으로, NH농협은행은 국제자본시장협회(ICMA) 소셜본드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 프레임워크를 공개했다.
특히 이번 발행은 금리·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한 시기에 이뤄진 점에서 의미가 크다. 최근 미국 관세 정책 이슈와 중동·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글로벌 크레딧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추세지만, NH농협은행은 오히려 가산금리를 낮추는 데 성공했다.
투자자 구성도 다변화됐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55%, 유럽 30%, 미주 15% 순으로 배정됐고, 투자기관 유형은 중앙은행·국부펀드·연기금 40%, 각국 은행 및 자산운용사 35%, 보험·기타 기관 25%로 나타났다. ESG 투자 원칙을 적용하는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큰 비중을 차지해 소셜본드 수요가 여전히 견조함을 방증했다.
이번 채권은 씨티, HSBC, JP모건, 크레디아그리콜(CACIB), 소시에테제네랄(SG), UBS 등 글로벌 대형 IB가 공동 주관을 맡았다. 한국계 기관투자가도 일부 참여해 국내 발행사에 대한 신뢰를 재확인했다.
NH농협은행은 올해 초 ‘2050 넷제로(탄소중립)’ 전략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누적 30조원 규모의 ESG 금융 공급을 약속한 바 있다. 이번 소셜본드 발행까지 포함하면 기존 누적 ESG채권 발행 규모는 7조원을 넘어섰다.
시장 전문가들은 “국제 금리 변동성이 높은 국면에서도 한국 시중은행이 최저 스프레드를 달성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면서 “앞으로도 농업·농촌 특화 금융기관의 사회적 역할을 강화하는 동시에, 국제 ESG 자본 시장에서 프리미엄을 확보하는 선순환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이번 발행은 미국 관세정책의 영향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낸 성과라 더 의미가 있다"며 "해외투자자들에게 국내 유일 농업정책 금융기관으로서 안정성·수익성·자산건전성 등을 인정받아 성공적으로 채권 발행을 마쳤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