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기업대출 성장세 '탄탄'... 건전성 관리는 '숙제'
국민은행, 1분기 기업여신 잔액 226조원... 전년 동기 대비 5.97%↑ 기업여신 잔액 은행권 1위... 증가율은 4대 은행 중 두 번째로 높아 다만, 건전성 관리는 강화해야... 기업 NPL·무수익여신 비율 4대 은행 중 1위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KB국민은행이 탄탄한 기업대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준수한 여신 증가율을 바탕으로 은행권 최대 수준의 여신 규모를 계속해서 유지하는 모습이다. 정부의 강력한 가계대출 억제 속에서 수익성을 보전할 토대를 마련한 셈이다. 다만, 빠른 속도로 악화 중인 기업여신 건전성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15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올 1분기 말 기준 국민은행의 기업여신 잔액은 226조523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97% 증가한 규모다.
같은 시기 225조원 이상의 기업여신 잔액을 확보한 곳은 은행권에서 국민은행이 유일하다. 아울러 국민은행은 기업여신 증가율 역시 4대 시중은행(신한·국민·하나·우리) 중 신한은행(8.76%)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국민은행의 기업대출 성장세를 두고 '견고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국민은행 입장에서 더욱 고무적인 부분은 이 같은 기업대출 성장세가 추후 수익성을 관리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이다. '6.27 대책' 등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 방안 탓에 각 은행의 가계대출 확장에 제동이 걸린 만큼, 국민은행처럼 기업대출을 안정적으로 늘리는 것이 수익성 관리 측면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 하반기 은행들이 어떤 실적을 내느냐는 결국 기업금융에서 갈릴 가능성이 높다"며 "기업대출을 확대하는 것 외에는 정부 정책으로 인한 가계대출 감소를 상쇄할만한 마땅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비이자이익을 늘리는 것도 대안은 될 수 있으나 (비이자이익의) 규모와 증가 속도 등을 따졌을 때 기업대출 확대 수준의 효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며 "기업대출을 꾸준히 불리고 있는 국민은행 등이 수익성 경쟁에서 일단은 앞서 나가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모기업인 KB금융지주의 보통주자본(CET1) 비율이 타 금융지주 대비 높다는 점도 국민은행으로서는 반가운 대목이다. CET1 비율은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정책과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 이행의 기준이 되는 자본적정성 지표로, 통상 CET1 비율이 높은 금융사일수록 여신 영업을 좀 더 공격적으로 전개할 수 있다.
올 1분기 말 기준 KB금융의 CET1 비율은 13.67%로 신한금융(13.27%), 하나금융(13.23%), 우리금융(12.42%) 등을 웃돈다. 즉, 국민은행이 타 은행보다 자본적정성 관리 부담이 덜한 상태에서 기업대출 확대에 집중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금융권은 국민은행이 기업여신 확대로 인해 급격히 하락 중인 건전성을 보다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건전성 관리 부담이 큰 은행일수록 기업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리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올 1분기 말 기준 국민은행의 기업대출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56%로, 지난해 1분기(0.45%)와 마찬가지로 4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았다. 같은 시기 4대 시중은행 중 기업대출 NPL 비율이 0.45%를 넘긴 곳은 국민은행뿐이다.
또한, 국민은행은 전체 기업여신에서 무수익여신이 차지하는 비율도 4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았다. 무수익여신은 대출을 내주고도 이자조차 받지 못해 이른바 '깡통대출'이라 불리는 부실채권이다. 국민은행의 기업대출 무수익여신 비율은 지난해 1분기 말 0.23%에서 올 1분기 말 0.34%로 0.11%포인트(p) 상승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은행 관계자는 "차주들의 상환능력 저하로 인해 건전성 비율이 악화됐다"며 "건전성 비율 개선과 잠재부실자산 관리를 위한 전담조직 등을 구성해 적극 대응하는 동시에, 건전성 상황에 따른 액션 플랜을 수립해 실행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