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적자 655억인데 무상증자?…현대바이오 '주담대 방어' 의혹 확산
100% 무상증자 공시에 상한가 근접 5년 연속 적자…결손금 확대 속 무증 '눈길' 담보비율 근처까지 하락한 주가…최대주주 주담대 '주목'
[인사이트녹경=박준형 기자] 현대바이오가 보통주 1주당 1주의 신주를 무상으로 배정하는 100% 무상증자 계획을 밝히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현대바이오는 수년간 지속된 수익성 악화로 재무 건전성 우려가 높았던 종목이다. 현대바이오는 지난 2월에도 채무상환을 위해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한 바 있다. 시장 일각에선 이번 무상증자의 목적으로 최대주주의 주식담보대출에 따른 주가관리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5년 연속 적자…결손금 확대 속 240억 무상증자 왜?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바이오는 지난 10일 100%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현대바이오의 발행주식총수는 4802만1608주로 자기주식을 제외한 4801만9352주에 신주를 발행할 계획이다. 무증이 완료되면 현대바이오의 발행주식총수는 9604만960주로 1억주에 근접해진다.
대규모 신주를 발행하는 만큼 현대바이오의 재무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대바이오의 1주당 액면가는 500원으로 신주발행에 필요한 재원은 240억원에 달한다. 이번 무증의 재원은 지난 2월 주주배정 유증을 통해 확보한 주식발행초과금이다. 앞서 현대바이오는 지난 2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820만주의 신주를 발행 약 817억원의 주식발행초과금을 적립했다.
일반적으로 무상증자는 유통주식 수가 적은 기업이 거래 활성화를 위해 많이 한다. 다만 현대바이오의 경우 유통주식수가 부족하지도 않다. 현재 발행주식총수가 4800만주를 넘어서며 최대주주 등의 지분을 제외한 유동비율은 87.27%에 달한다.
무상증자는 각종 잉여금이 자본금으로 전환될 뿐 외부에서 자금이 유입되지 않기 때문에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회사가 잉여금(추식발행초과금, 이익잉여금)을 주주들에게 돌려준다는 측면에서 주주이익 환원 정책으로 받아들여진다. 또 잉여금을 사용하는 만큼 회사의 재무가 건전하다는 판단을 주기도 한다.
현대바이오의 경우 지난 2018년 기존 주력사업이던 발광다이오드(LED) 및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을 중단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하고 있다. 2018년 300억원 수준이던 매출액은 이듬해 12억원으로 급감했고, 영업이익도 적자전환했다. 특히 바이오 신사업을 목적으로 출자한 관계기업 투자금들이 손상되면서 순손실 폭이 크게 증가했다.
LED·LCD 사업을 정리한 2020년부터 지난 2020년부터 5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하며, 655억원의 누적순손실을 기록했다. 2019년 618억원이던 결손금은 2022년 1095억원까지 급증했다. 적자를 지속하는 가운데 현대바이오는 외부 자금조달에 의존해 왔다. 지난 2020년부터 전환사채(CB) 발행과 유상증자를 통해 총 1128억원을 조달했다.
1000억원이 넘었던 결손금도 주식발행을 통해 적립한 주식발행초과금으로 상계했다. 현대바이오가 코로나19 관련주로 언급되며 주가가 급등하던 지난 2021~2022년 CB 주식전환을 통해 적립한 주식발행초과금이 결손보전에 사용됐다.
주담대 부담 커진 씨앤팜…주가부양에 사활
업계에선 이번 현대바이오의 무상증자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바이오 주가는 유상증자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지난달 8650원을 기록. 2020년 이후 최저점을 기록했다. 주가가 하락하면서 현대바이오 최대주주인 씨앤팜의 주식담보대출 부담도 커졌다.
씨앤팜은 그간 현대바이오 지배력 강화와 인수합병(M&A) 등에 주식담보대출을 적극 활용해왔다. 지난 2월에는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현대바이오 주식을 담보로 씨앤팜 4회차 CB 90억원을 발행하기도 했다.
지난 10일 기준 씨앤팜은 현대바이오 주식을 담보로 191억원의 주식담보대출을 받고 있다. 담보유지비율은 140~180%로 다양하다. 대출 별로 차이가 있지만 씨앤팜이 담보유지비율을 유지하기 위해선 현대바이오 주가가 7200~7620원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주가가 담보비율 기준에 미달하면 대출자는 추가 지분을 담보로 제공해야 한다. 이를 못 지킬 경우 증권사는 주식을 강제로 매도해 빚을 상환하는 반대매매를 실행한다. 현재 씨앤팜의 담보 주식수는 467만2890로 보유 주식(557만8529주)의 83.77%에 달한다. 씨앤팜 입장에서는 반대매매가 일어나지 않도록 어떻게든 주가를 상승시켜야 하는 입장인 것이다.
현대바이오도 적극 주가부양에 나섰다. 지난 7일 현대바이오와 자회사 현대ADM이 세계 최초로 췌장암의 항암제 무력화 원인을 입증했다는 기사들이 나오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현대바이오는 앞서 지난 3월17일에도 비슷한 연구자료를 발표했다. 당시 주가는 0.17% 하락 마감했지만, 지난 7일에는 관련 특징주 기사들이 쏟아지며 17.99% 상승했다. 또 지난 10일에는 무상증자를 발표. 공시 다음 거래일인 지난 13일 28.65% 상승하며 상한가에 근접했다.
현대바이오는 이번 무상증자와 최대주주 주담대는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바이오 관계자는 “앞서 유상증자 추진 당시 무상증자 계획 등을 밝힌 바 있고 주주신뢰 회복 차원에서 무상증자가 진행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본지 2024년 11월25일 보도: 현대바이오, 무증 계획 언급…공시 위반 가능성 대두]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무상증자는 기본적으로 회계상 이벤트로 자본 구성이 바뀌는 것이지 근본적으로 기업 가치를 올리는 것은 아니다”라며 “주가가 지나치게 급등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