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 '6·27 대책' 덕분에 가계대출 '숨통' 트일까

수도권-지방, 대출 규제 '강도 격차' 갈수록 벌어져 업계 "지방 부동산, 수도권 투자 수요 일부 흡수 가능... 지방은행 대출 성장 기대감↑" 반론도 있어... "고강도 대출 규제, 수도권 넘어 전국 투자 심리·수요 위축시킬 것"

2025-07-14     이준성 기자
수도권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수도권 부동산에 대한 정부의 '초강력' 대출 규제 강화로 지방은행의 가계대출 성장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고강도 규제에서 빗겨난 지방 부동산 시장이 수도권 투자 수요를 일부 흡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정부의 규제가 전국적인 부동산 심리 위축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이번 규제 강화로 지방은행 또한 '반사이익'이 아닌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반론도 뒤따른다.

14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27일 정부는 서울 등 수도권을 대상으로 ▲주택담보대출 6억원 초과 금지 ▲2주택자 이상 주담대 금지 ▲조건부 전세대출 금지 ▲생애 최초 주택담보대출비율(LTV) 80→70% 강화 ▲신용대출 연 소득 이내 제한 등을 포함하는 이른바 '6.27 가계대출 규제 방안'을 발표했다. 수도권 부동산 시장으로서는 이달부터 시행된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더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강도 높은 규제를 맞은 셈이다. 정부는 지난달에도 수도권 집값이 급등하는 등 시장 과열이 진정되지 않자 이 같은 초강수를 꺼내든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정부는 수도권 부동산에 대한 추가 규제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운을 뗐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열린 취임 30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부동산 대출 규제와 관련해 "맛보기에 불과하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 업계는 정부가 추가 규제로 수도권이 대부분인 규제지역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조정 등을 시행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반면, 지방은 6.27 규제에서 제외됐다. 이번 규제 강화 이전에도 정부는 침체된 지방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 위해 비수도권 지역의 주담대에 한해선 올해 말까지 3단계 DSR 적용을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올 초 은행권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시행할 당시에도 대형 시중은행은 올해 가계대출 성장률을 1~2%로 관리할 것을 주문했지만 지방은행은 5~6%까지 허용했다. 수도권과 지방 간의 '규제 강도'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는 반응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에 따라 금융권 등 관련 업계 일각에서는 정부의 규제로 지방은행의 가계대출 성장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지방은행의 대출여력에 일정 부분 여유가 생긴 데다가, 규제로 인해 수도권 투자 수요 일부가 지방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 들어갈 수 있게 돼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지난해 지방은행들은 가계대출 영업에 있어 지역 부동산 침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며 "인터넷은행과 시중은행들은 6~13% 가량의 가계대출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지방은행들 중에서는 1% 이하 또는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곳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정부의 규제로 자금 흐름이 수도권에서 지방 쪽으로 향할 수 있다는 점은 지방은행들에게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수도권 외 지역에서 대체 투자처를 찾는 수요의 일부를 지방은행이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동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공급 증가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도 지방은행으로서는 호재다. 분양업계에 따르면 이달 지방에서는 총 2만280가구가 시장에 공급될 예정으로, 이는 올 들어 가장 많은 분양 물량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충북(5613가구) 및 충남 등은 물론이고 부산(4606가구)과 대구(1419가구) 등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공급이 진행되고 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그간 부진했던 지방의 신축 아파트 청약 성적이 이번 대출 규제 이후 어떻게 반전되느냐가 중요하다"며 "지방 신축 아파트 청약 분위기가 달아오른다면 지방은행들도 가계대출 성장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규제 강화로 지방은행의 가계대출 성장이 되려 더욱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정부의 규제 강화 방안이 수도권을 넘어 전국의 부동산 심리를 가라앉혀 지방은행에도 불가피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통상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은 수도권 시장의 열기가 전국의 투자 심리를 자극하는 형태로 이어져 왔는데, 이번 규제는 그런 흐름에 제동을 건 것"이라며 "문제는 수도권 시장이 차갑게 식으면서 그렇지 않아도 경기가 좋지 않았던 지방의 투자 심리가 한층 더 '다운'되는 양극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되면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퍼지던 투자 열기가 흩어지면서 지방 부동산이 계속 위축될 수 밖에 없다"며 "(이번 규제로) 지방은행의 가계대출 성장이 다시 한번 제약을 받게 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