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서학개미 모시기 분투…경쟁력 비결은 ‘올인원 통장’

환율·수수료 부담 없애 ‘올인원 통장’ 편의성 돋보여 해외주식 통장 전쟁 가열돼 은행권 경쟁 더욱 뜨거워

2025-07-11     박금재 기자
[사진=하나은행]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해외주식 열풍이 이어지자 하나은행이 ‘하나 해외주식전용 통장’을 전면에 내세우며 서학개미(해외 주식 투자자) 잡기에 나섰다. 이 상품은 환전·이체·주식 매매를 한 통장에서 처리하는 ‘올인원(All‑in‑One) 구조’를 앞세워 복잡한 거래 동선을 한꺼번에 줄인 것이 특징이다. 

기존에는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외화통장을 만들고, 다시 증권계좌로 이체한 뒤 매매 주문을 내야 했다. 새 통장은 은행 계좌 잔액이 하나증권 시스템과 실시간으로 연동돼 별도 이체 단계 없이 미국 주식을 바로 사고팔 수 있다. 

비용 혜택도 파격적이다. 원화→달러 환전 시 스프레드 100 % 우대가 적용돼 사실상 환전 수수료가 ‘0’에 수렴하며, 하나증권 신규 고객은 미국 주식 매매 수수료가 6개월간 전액 면제된다. 투자자가 가장 민감하게 느끼는 비용 두 가지를 동시에 줄여 ‘가성비’를 강조했다. 

가입 범위는 미성년자까지 확장됐다. 모바일 앱 ‘하나원큐’는 물론 영업점에서도 개설이 가능해, 자녀 명의 달러 포트폴리오를 마련하려는 교육·증여형 수요도 흡수할 수 있다. 

은행권 경쟁은 이미 치열하다. 신한투자증권 ‘글로벌 FNA 외화예금’은 외화예금과 해외주식 거래를 연계하고, KB국민은행 ‘KB 글로벌 외화투자통장’ 역시 외화 예금·증권 거래를 한 통장에서 지원한다. 다만 두 상품 모두 환전 뒤 증권계좌 이체 절차가 분리돼 있어, ‘계좌 하나·앱 하나’로 끝나는 하나은행의 편의성이 한발 앞선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 환경도 우호적이다. 한국예탁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개인의 미국 주식 보유액은 2024년 말 150조 원을 넘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해외주식이 ‘생활 투자’로 자리 잡으면서 외화예금 잔액도 꾸준히 불어나 은행권 외화 수신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달러 예수금 확보가 은행·증권 모두에 이득이라고 본다. 은행은 달러 유동성을 직접 조달해 자금조달 비용을 낮출 수 있고, 증권사는 브로커리지 수익을 늘릴 수 있어 ‘은행–증권 시너지’가 극대화된다는 분석이다.

다만 미국 고금리 기조와 환율 변동성이 지속될 경우, 스프레드 100% 우대가 은행 수익성에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우대율은 이벤트 형태로 탄력 조정될 수 있고, 향후 달러 발행어음·달러 CMA 같은 대체 상품으로 분산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통장 기반의 달러 적립식 적금, 환율 알림, 해외 ETF 자동투자 등 후속 기능을 순차적으로 붙여 ‘투자→예수금→재투자’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서학개미는 환율·수수료 부담이 작을수록 움직임이 빠르다”며 “단일 계좌‑단일 앱 체계를 누가 먼저 대중화하느냐가 향후 은행권 해외주식 시장 판도를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주식 통장 경쟁이 본격화된 가운데, 올 하반기 각 은행이 내놓을 추가 인센티브와 실적 성과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