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자 열전⑬] '정주영 4남' 정몽우 아들 '정일선·정문선·정대선 3형제' 엇갈린 행보...'노현정 집' 왜 경매?
- 장남 정일선, 중대재해처벌법 수사 등으로 경영 주춤 - 차남 정문선, 반도체 관련 유니트론텍 인수 등 활발 - 막내 정대선, 빌라 및 부지 경매 이어 경영권 상실
[녹색경제신문 = 박근우 기자]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4남인 고(故) 정몽우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세 아들 '정일선·정문선·정대선 3형제'의 엇갈린 행보가 관심을 끌고 있다.
정일선 사장·정문선 부사장 형제는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비앤지스틸을 이끌고 있다. 다만 차남 정문선 부사장은 개인 회사를 통해 유니트론텍 인수에 나서는 등 독자 행보에 나선 모습이지만, 장남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대표이사 사장은 창원공장에서 발생한 연쇄 사망사고와 관련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으면서 주춤한 모양새다.
'막내 정대선 전 에이치엔아이엔씨(HN Inc) 사장은 경영 실패 이후 서울 성북동 고급주택 부지가 경매로 팔리는 등 위기를 겪고 있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고 정주영 창업주의 4남인 고 정몽우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아들들인 '현대가(家) 3세' 정일선·정문선·정대선 3형제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정문선 현대비앤스틸 부사장이 두각을 나타내는 반면 정일선 현대비앤스틸 사장과 정대선 전 HN Inc 사장은 위기에 처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 3형제는 정주영 창업주의 손자이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는 사촌관계이다.
현대비앤지스틸은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로, 최대주주는 현대제철이다. 다만 실질적인 경영은 '정일선·정문선 형제'가 맡고 있다.
장남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대표이사 사장은 2022년 9월부터 2023년 7월 사이 창원공장에서 발생한 연쇄 사망사고와 관련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으면서 경영에서 주춤하는 모습이다.
해당 기간 동안 현대비앤지스틸 창원공장에서는 3명의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창원지방검찰은 지난 6월 정일선 사장과 이선우 전 대표이사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부산지방고용노동청은 사고 이후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수사에 나섰으며, 정일선 사장애 대해 불기소 의견을 냈다. 다만 이선우 전 대표 등 7명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지난 4월 이선우 전 대표 등 2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증거인멸과 도주 염려가 적다는 점 등을 들어 기각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정일선 대표이사의 무혐의와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을 규탄한다"며 "현대비앤지스틸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이선우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승진시키는 등 오너일가 보호하는 데만 우선했다. 이런 상황에서 수사는 늦어지고 현대비앤지스틸에서는 연이어 중대재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정일선 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지 못하는 것은 중대재해처벌법이 부담으로 작용한 때문으로 보인다.
차남 정문선 부사장은 최근 자신의 개인 회사인 현대엔터프라이즈를 통해 반도체 유통 및 자율주행 기술 기업 유니트론텍 인수에 착수했다.
정문선 부사장은 지난 4월에는 유니트론텍 최대주주인 남궁선 대표와 세 차례에 걸쳐 지분 22.16%를 총 266억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더해 1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추가 지분 확보에 나섰다.
정문선 부사장은 지난 6월 27일 현대엔터프라이즈에 타 법인 출자 명목으로 10억원을 대여하고, 같은 날 서울 청담동에 보유한 토지와 건물을 담보로 제공해 약 200억원 규모의 대출 여력을 확보했다.
이어 지난 6월 30일에는 자신이 보유한 현대엔터프라이즈 지분 80%를 부인 김선희 씨와 세 자녀에게 각각 20%씩 증여했다. 증여가는 약 1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를 통해 정문선 부사장 일가는 현대엔터프라이즈에 대한 실질적인 공동 지배 구조를 갖추게 됐다.
업계에서는 유니트론텍 인수를 앞두고 자산가치가 상승하기 전에 지분을 가족에게 미리 증여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상속세를 절감하기 위한 정교한 자산 승계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문선 부사장은 과거 인공지능(AI) 기업 솔트룩스에도 초기 투자자로 참여해 상장 전후 수십억원대 시세차익을 거둔 바 있다. 이번 유니트론텍 인수 역시 장기적인 자산 증식과 지배구조 정비, 승계 플랜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막내 정대선 전 에이치엔아이엔씨(HN Inc) 사장은 경영 실패 이후 여러 위기에 처한 모습이다. 특히 정대선 사장은 노현정 전 아나운서 남편이라는 점에서 세간의 관심이 크다.
정대선 사장이 보유한 서울 성북동 고급주택 부지(183평 규모)는 세 차례 유찰 끝에 지난 6월 '큰형' 정일선 사장이 단독 입찰로 낙찰 받았다. 일부 부지가 정일선 사장 소유 건물과 인접한 점이 낙찰 배경으로 전해진다. 해당 부지는 정주영 창업주에게 상속받은 바 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정대선·노현정 부부가 거주중인 성북동 소재 고급빌라도 경매에 넘어갔다. 해당 빌라의 감정 평가액은 26억9000만원, 대지는 66억9000만원이다.
또한 정대선 전 사장이 이끌던 코스닥 상장사 우수AMS의 경영권이 중견 자동차 부품사 '퓨트로닉'으로 넘어갔다. 지난 4일 자동차 부품 전문 제조업체 우수AMS는 최근 최대주주가 기존 다담하모니제1호에서 퓨트로닉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정대선 전 사장이 최대주주였던 HN Inc가 자금난 끝에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삼라마이더스(SM)그룹에 인수되는 등 부침을 겪는 과정에서 최대주주 지위도 변경된 것으로 해석된다.
우수AMS는 당초 설립자인 전종인 회장이 이끌다 2019년 창투사인 다담인베스트먼트에 매각됐다. 이후 정대선 전 사장의 HN Inc는 우수AMS의 최대주주이던 특수목적법인(SPC) 다담하모니제1호에 출자하는 방식으로 회사를 간접 지배했다. HN Inc의 전기·통신 계열사 에이치엔이노밸리가 최대 출자자로 있는 구조였다.
그러나 경영난을 겪던 HN Inc가 지난 2023년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지난해 법원이 회생계획안을 강제 인가하는 과정에서 에이치엔이노밸리가 우수AMS 관련 지분을 넘겨 경영권을 상실했다.
한편, 정대선 전 사장은 당초 현대비앤지스틸에서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그러다 2008년 현대차그룹과 무관한 부산 소재 정보통신기업 유씨테크(현 HN Inc)를 인수해 개인사업 확장에 나섰다.
정대선 전 사장은 전통 제조업이 아닌 IT·스마트홈·블록체인 등 신사업에 투자를 확대했다. 그러나 대부분 사업에서 부진했다. 더욱이 업황 불황에 따라 HN Inc의 본업인 건설업마저 위기를 겪게 되면서 2023년 법정관리에 돌입했다. 현재 HN Inc는 SM그룹 계열사 태초이앤씨가 인수한 상태다.
정대선 전 사장은 현재 10여 개 금융사에 500억원 이상의 채무를 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