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골드 신탁'으로 금 투자 수요 흡수할까... 시장 안착 가능성은?

금융권 최초로 금 실물 신탁 서비스 선봬... 금 처분·운용 수익 제공 금 시장 성장세 타고 빠른 시장 안착 가능할 듯... 상반기 금 거래량 사상 최대치 다른 WM 서비스와 '시너지'도 기대돼... 중장년층 등 WM 고객 금 투자 수요 흡수할 수 있어

2025-07-10     이준성 기자
[사진=하나은행]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하나은행이 선보인 금(金) 실물 신탁 서비스의 시장 안착 여부에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제 금값 급등으로 국내 금 시장이 급성장 중인 데다가 다른 WM(Wealth Management·자산관리) 서비스와의 시너지도 예상되는 만큼, 하나은행의 금 실물 신탁 서비스가 빠르게 금 투자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0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하나은행은 금 실물을 신속하고 안전하게 처분해 주는 '하나골드신탁'을 출시했다. 금 실물을 '유동화' 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은 것은 국내 금융사 가운데 하나은행이 처음이다. 하나은행은 "고객이 공신력 있는 은행을 통해 금을 팔거나, 은행에 금을 맡겨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라는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해당 신탁 상품을 개발했다고 전해진다.

하나골드신탁 이용 고객은 하나은행에 금 실물을 맡긴 뒤 한국금거래소디지털에셋 모바일 웹페이지를 통해 투명하고 공정한 감정을 거쳐 합리적인 가격으로 금 실물을 처분할 수 있다. 하나은행은 우선 서초금융센터와 영업1부지점에서 하나골드신탁을 시범 운영한 후 순차적으로 전 영업점에서 확대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하나은행은 금 실물을 은행에 맡기면 일정 기간 운용 후 만기에 금 실물과 운용 수익을 지급하는 '하나골드신탁(운용)'도 다음달 중 출시할 예정이다. 고객은 하나골드신탁(운용)을 통해 금 분실·보관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수익과 금 실물까지 돌려 받는 '1석 3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하나은행의 설명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금 실물 보유자 대부분이 금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집안에 금을 보관만 할 뿐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하나골드신탁 시리즈가 고객에게는 처분 및 운용 수익을, 자본 시장에는 금 실물 공급 확대를 통한 유동성 개선 효과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시범운영 중인 영업점 두 곳에 하루 평균 약 30건의 상담이 몰리는 등 이미 반응이 뜨거운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관련 업계는 하나골드신탁 시리즈가 시장에 빠른 속도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로 올 상반기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정도로 급등하면서 국내 금 거래량과 금값 역시 함께 치솟는 등 투자 수요가 가파르게 확대 중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지난 2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2025년 상반기 KRX금시장 동향' 자료를 보면 올 1~6월 금 거래량은 총 37.3톤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9.0톤) 대비 4배 이상 증가한 규모이자 2014년 한국거래소가 금 시장을 처음 개설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금값의 경우, 올 상반기 기준 1kg 금지금의 평균 가격이 1g당 14만4000원으로 지난해 연간 평균가(10만6000원)보다 36.7% 뛰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미국의 관세정책과 세계 각지의 지정학적 긴장 등이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키움에 따라 금 거래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워졌다는 점이 하나은행에게는 확실히 호재"라며 "(상품 출시) 타이밍이 딱 맞는 상황에서 하나은행의 브랜드 파워와 은행이라는 기관이 주는 공신력까지 상품 이미지에 더해질 것으로 보이는 터라, 하나은행의 금 실물 신탁 서비스가 그리 어렵지 않게 금 투자 수요를 흡수해 나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다른 WM(Wealth Management·자산관리)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도 하나골드신탁 시리즈의 시장 안착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로 거론된다. 일례로, 하나은행이 공을 들이고 있는 시니어 특화 브랜드 '하나더넥스트(HANA THE NEXT)'의 경우 금 투자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알려진 중장년층을 타깃 고객으로 삼고 있는 만큼, 금 실물 신탁 서비스와 뛰어난 궁합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은행은 WM 서비스 다양성이나 실적 등이 좋은 은행 중 하나"라며 "기존 하나은행 WM 서비스 고객의 금 투자 수요가 충분히 금 실물 신탁 서비스로 옮겨질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