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환경정책] EU 깐깐한 녹색택소노미 대폭 완화, 그린 딜 법 체계 위기 맞나?

- 기업의 ‚관료주의 부담‘ 줄이고 ‚성장’ 장려 취지 - EU 의회 내 극우파 주도 환경 협상 앞두고 2050년 탄소 중립 목표 흔들

2025-07-10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녹색경제신문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 Commission, 이하 EU 집행위)는 유럽 내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기업들의 행정 부담 완화를 위해 지속가능성 녹색 분류체계(Sustainability Taxonomy Regulation)의 대대적인 간소화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 발표해 기업들이 기업 재무 보고 및 투자 의사 결정에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인 7월 4일(금요일=벨기에 브뤼셀), 마리아 루이스 알부케르크(Maria Luíz Albuquerque) EU 집행위 금융 서비스 및 예금 투자 조합 집행위원은 본 조치는 ‚EU의 녹색 경제 목표 달성의 의지에는 변함이 없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른 경쟁력 강화에 맞는 성장 친화적이고 실용적이고 균형 잡힌 지속 가능한 재정 프레임워크 구축을 위해 단행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EU 집행위의 택소노미 간소화는 기업의 행정 및 보고 부담을 줄이자는 노력의 일환으로 규제 완화라기보다는 효율화에 더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재무 재정 보고서 작성 과정 중 분류체계 적용을 단순화하고, 분류체계 보고 템플릿의 데이터 포인트 수를 대폭 간소화하며, 분류체계에서 벗어난 기타 기업 활동에 대한 부합성 여부 평가를 면제해 주는 조치가 포함된다.

이번 발표된 EU의 택소노미 간소화 조치 내용은 앞서 올 2월 EU 집행위가 발표한 ‚옴니버스 1(Omnibus 1) 패키지의 일환인 ‚EU 택소노미에 대한 위임법’과 ‚기후 및 환경 위임법’ 초안에 대한 개정안으로, 규정은 2025년 회계년도에 적용되고, 내년인 2026년 초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EU 택소노미는 지속 가능한 금융 시스템 구축을 위한 EU 집행위의 행동 계획의 일부다. 이 규정은 기업이 지속 가능한 환경 목표 달성에 이바지할 수 있는 각종 경제 활동을 6개로 분류한다. 기업은 1) 기후 변화 감축 2) 기후 변화 적응 3) 수자원의 지속가능한 활용과 보호 4) 순환 경제 체제로의 이행 동참 5) 공해 예방과 통제 6) 다양한 생물과 생태계 보호와 복원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 활동을 실천하고 보고해야 한다.

첫 두 분류체계는 EU 택소노미 기후 위임법에 따라 2022년부터 시행에 들어갔으며, 나머지 네 분류체계는 환경 위임법 의거 하에 2024년부터 집행되기 시작했다.

 이번 발표된 간소화된 규정에서 눈에 띄는 가장 큰 변경 사항은 기업이 재무적 중요성이 적은 기업 활동에 대해 택소노미 분류체계에 대한 적격성을 평가하고 보고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가령, 비금융계 기업의 경우, 해당 활동이 매출(revenue), 자본 지출(capex), 운영 비용(operating expenses)이 10% 미만을 차지할 경우 보고에서 제외할 수 있다. 금융계 기업의 경우도 간소화된 택소노미 핵심평가지표(KPI)에 기초해 금용 자산의 10% 미만의 대출 및 투자에 대한 세부 평가를 하지 않아도 되게 됐다.

그 결과, 새 간소화된 택소노미 규정은 템플릿 데이터 포인트 수를 비금융계 기업의 경우 64%, 금융계 기업의 경우 89%로 대폭 줄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가령, 금융기업에 적용돼온 녹색 자산 비율(GAR)의 규정 요건과 환경유해성 화학물질의 오염 예방과 사용을 통제하는 ‚중대위해성(DNSH)‘ 분류 기준도 대폭 완화돼 향후 보고하지 않아도 된다.

이번 발표된 간소화된 EU 택소노미 규정안은 유럽 의회와 이사회에 차례로 제출된 후 4개월에 걸친 조사 기간을 거친 후 발효될 예정이다. 필요에 의해 의회와 이사회의 조사 기간은 2개월 더 연장될 수도 있어 이 법안의 정확한 시행 시기는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게다가, 7월 8일(화요일=브뤼셀 현지 시간 기준), EU 의회 내 범 유럽국가 극우파 연합인 유럽을 위한 애국자(Patriots for Europe) 단체가 EU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이정표 협상을 주도하기로 결정되면서, 2050년 기후 중립 입법 체계에 반대해 온 정치 세력이 EU 그린 딜 법안을 더 약화시킬 것으로 정치 일간 매체 ‚폴리티코’는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