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보험 "보안 담당자도 이해부족"...걸음마 단계 벗어나려면 '보장내용 명확화' 필요
- 가입률 저조한 사이버보험...보장내용 이해부족, 낮은 인지도 원인 - 보안관계자 사이버위험 대응 방안...보안장비 도입, 보험가입 順 - 전문가, 사이버보안투자와 보험가입 등 상호보완적 전략 필요 - 손보사, 중소기업 대상 국문 사이버보험 출시 등 시장 활성화 노력 '시동'
[녹색경제신문 = 윤덕제 기자]SKT 해킹 사고 이후 사이버 위험관리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기업체들의 사이버보험에 대한 인식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체 보안 관계자도 사이버보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으로 드러나 보험상품의 보장내용을 명확하게 구성하는 등의 실효성 제고가 요구되고 있다.
9일 화재보험협회에 따르면 사이버종합보험 가입을 가로막는 주요 요인으로 사이버종합보험 보장 내용에 대한 이해 부족(85.6%)과 사이버보험에 대한 낮은 인지도(74%)가 꼽혔다. 올해 처음으로 실시된 이번 화보협회의 '2025년 사이버보험 인식 실태조사' 결과는 사이버보안 업무를 수행하는 보안 관계자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사이버위험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는 보안장비 도입 등 예방적 조치(39%)를 가장 많이 선택했고, 사이버보험을 통한 위험 전가(27%)가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사이버보험 가입'을 선택한 응답자 중 실제 사이버보험에 가입한 비율은 의무보험이 18.9%, 임의보험인 사이버종합보험이 6.9%에 불과했다. 이는 사이버보험에 대한 인식과 보험상품에 대한 이해 부족뿐만아니라 경영진 보고 및 예산 확보의 어려움으로 보험 가입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화보협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국내 보험사들이 거둬들인 사이버종합보험 보험료는 약 185억원 수준으로, 이는 전 세계 사이버보험 시장(약 13조6000억원)의 0.1%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미국 사이버보험 시장은 중소기업까지 사이버리스크에 대한 인식 증가와 보안 투자 확대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보험감독자협회(NAIC) 집계 결과, 2023년 미국 사이버보험 시장은 원수보험료 기준 약 98억4000만 달러로 전 세계 시장의 59%를 차지하고 있으며, 가입 건수는 436만 건으로 전년 대비 11.7% 증가했다.
손해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사이버 공격은 기술 발전에 따라 끊임없이 진화하고 사고 발생 시 경제적 피해규모는 예측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사이버 리스크 관리를 위한 새로운 안전망으로 사이버보험을 활용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주요 손보사들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국문 사이버보험을 출시하는 등 보험상품에 대한 계약자의 이해도를 높이는 등의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번 조사에 따르면, 보안 관계자의 67.7%는 사이버보험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이는 일반 기업체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지난해 정보보호 실태조사 결과(14.5%)보다 약 2.1배 높은 수치다. 최근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 등 의무보험 제도의 도입과 보안업무의 특성상 사이버 리스크 인식이 높은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이버보험 인식률에 있어서는 일반 기업체(70.5%)가 가장 높았고, 정부 및 공공기관(48.8%)은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 분야별로는 금융·보험업(88.2%)과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78.6%)의 인식률이 높았으며, 반면 보건업(50%)과 공공행정(33.3%)은 낮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사이버종합보험 가입 시 보장받고자 하는 항목으로는 시스템 복구(55.7%), 사고 대응 비용(48.7%), 제3자 정보 유출에 대한 배상(45.3%)이 주요하게 선택됐다. 반면 좀비 PC에 의한 피해나 제조업의 기업 휴지(Business Interruption) 등 신종 위협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중앙대 이기혁 교수는 "기업체들이 실질적으로 사이버보험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경영진의 이해와 예산 확보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며 "어떠한 보안 체계도 100% 완벽할 수 없으며, 사이버보안 투자와 보험 가입은 상호 보완적 전략으로 함께 실행될 때 완벽한 리스크 관리 체계를 완성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