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②] "현대車는 프랜차이즈 본사"... 정비업계와의 상생은 숙제로

2025-07-09     김지윤 기자

"현대 블루핸즈, 기아 오토큐 모두 지점 별로 계약 조건과 수가가 다 다릅니다. 이건 대외비라 지점들끼리도 서로 어떤 조건에 계약했는지, 수가를 얼마 받는지 알지 못해요. 그나마 현대•기아 그늘 아래 있는 게 안정적이니까 수가가 적어도 받아들이는 거죠."

자동차 정비업계 종사자가 현대차그룹 협력 정비업체들의 속사정을 이야기하며 들려준 내용이다.

보증수리 수가는 같은 블루핸즈나 오토큐 안에서도 규모 별로 상이하다. 설비 규모, 정비사 인원수, 차량기술사 유무에 따라 정비소의 등급이 나뉘고 이에 맞게 수가를 지급한다.

취재 결과, 수가 분포는 최소 3만원에서 최대 10만원 내외이고, 대부분의 업체들은 4만원 대의 보증수리 수가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4만원 안에는 월세, 직원 월급, 장비 할부값 등 기본적인 운영비가 모두 포함돼 있다. 정비업체를 운영하는 업자들은 '현행 수가로는 이익은 고사하고 적자를 면하기도 어렵다'고 토로한다. 

보증수리비는 자동차 제조사에서 정비업체에 지급하는 금액으로, 이 액수를 줄일 수록 제조사의 이윤이 커진다. 제조사와 정비업체 모두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본질이지만, 정비업계는 제조사가 보증수리 수가를 지나치게 낮게 책정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점유율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갑(甲)의 위치에 있고, 정비업계는 현대차그룹의 정책에 끌려다닐 수 밖에 없다는 목소리다.

오래동안 업계 자문을 해온 한 대학교 교수는 "국산차와 수입차 간의 보증수리 공임비가 굉장히 차이가 많이 난다. 특히 독일차는 보증수리의 시간 당 공임비가 국산차에 비해 2배 가량 많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정비업체가 적절한 비용을 받아야 퀄리티 있는 서비스를 할 수 있고, 그래야 브랜드 이미지도 올라간다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 하지만 국내 제조사들은 협력 정비업체에 지출되는 비용을 최소로 줄이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현대차그룹의 입장에선 이 같은 비판이 억울할 수 있다. 국내 제조사 중 현대차와 기아가 유독 낮은 보증수리 수가를 책정하고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국토부에서 제시한 적정 수가(시간 당 3만원 내외)를 준수하고 있다. 

문제는 이 적정 수가가 2018년에 정해졌다는 것이다. 코로나 기간을 거치며 물가와 인건비가 높아진 현 상황과는 맞지 않는 수가라고 정비업계는 입을 모은다. 

자동차 제조사도 이를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제조사가 자진해 회사의 영업이익을 줄여가며 정비업체 수가를 높여줄 이유는 없다. 적은 수가에도 창업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블루핸즈, 오토큐는 입점 보증금, 입점 수수료를 내야하기 때문에 창업 비용이 더 든다. 이다. 그래도 일반 정비소보다는 그나마 형편이 낫기 때문에 창업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 회사로 치면 박봉에도 하겠다는 사람이 많은데 굳이 월급을 더 줄 이유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게 국민들이 관심을 갖는 주제도 아닌데다가 정비업체들은 각자 먹고 살기 바빠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기 때문에 굳어진 관행대로 기이하게 굴러가는 구조"라고 말했다. 

▲비싸지는 유상수리비... 피해는 결국 소비자에게

이익이 없는데 업체를 유지할 사업자 없다. 어디선가는 수익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정비업계 관계자들은 그 수익을 내는 구멍이 '유상수리'라고 이야기한다. 

무상수리 공임비는 차 제조사가, 사고수리 공임비는 보험사가 지급한다. 소비자가 개별적으로 정비업체에 찾아가 수리를 받고 돈을 지급하는 건 유상수리가 유일하다. 

정비업체 업무량 전체에서 유상수리는 30% 이내지만, 여기서 대부분의 수익이 나온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업체가 이익을 내기 위해서는 유상수리에서 과도한 비용을 청구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업계 관행이 자리잡혀 있다는 이야기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체는 무상수리에서는 과소진단을, 유상수리에서는 과잉진단을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실제로 커뮤니티에선 현대차, 기아의 차주들은 보증수리 기간에 대리점에서 원하는 수리를 받지 못해 직영점으로 찾아갔다거나, 과다청구로 인해 본사에 클레임을 넣었다는 글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같은 현상을 막기 위해 과잉정비 예방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으나, 유상수리로 어떻게든 수익을 내야하는 정비업체들을 모두 단속하기엔 한계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 값에는 무상수리 서비스 비용이 포함돼 있다. 그런데 차량 제조사에서 정비업체에 지급하는 돈이 적다보니 정비업체는 소비자에게서(유상수리) 더 큰 마진을 남기고자 한다"며 "결국 소비자가 이중으로 돈을 지불하게 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