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공시 의무화 본격화, 건설업계 ‘탄소 리스크’ 직격탄 우려
- 2026년 앞두고 글로벌 공시 기준 속속 확정, 한국 건설산업 대응 체계 미비 - 탄소감축·에너지 전환·산업안전까지, 건설산업 통합 전략 시급
[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글로벌 주요국이 기후정보공시 의무화를 본격화하면서, 탄소배출 비중이 높은 건설산업이 규제 최전선에 놓이게 됐다. 그러나 국내 건설업계는 아직까지 기후공시 대응 전략 체계가 부실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지난 4일 발간한 '건설동향브리핑 1013호'에 따르면, 기후공시가 본격화되면 건설사들은 ▲건축물 및 공정 단계별 탄소배출량 계량화 ▲제로에너지 건축물 확대 ▲그린리모델링 등 친환경 건설 참여 확대 ▲현장 근로자 안전을 위한 기후 적응형 산업안전 시스템 구축 등 전방위 대응이 불가피하다. 특히, 폭염·폭우·혹한 등 기상이변이 건설 생산현장에 미치는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어 기술개발과 안전관리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2024년 12월 EU 정상회의에서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 55% 감축 ▲재생에너지 비중 60% 확대 ▲탄소배출권 거래제(ETS) 강화 ▲자원 순환경제 전환을 핵심으로 하는 강도 높은 합의안이 채택됐다. 뒤이어 2025년 3월에는 기업지속가능성보고지침(CSRD), 실사지침(CSDDD) 등을 하나로 묶은 ‘옴니버스 패키지’가 공개되며, 기후공시 기준을 통합 정비하는 작업도 가속화됐다.
미국은 연방정부 차원의 규제는 유보 중이나, 캘리포니아주는 2026년 Scope 1~3 공시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기후공시법 초안을 마련했고, 뉴욕주도 이를 모델로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아시아에서는 호주가 2025년부터 재무정보 공시를 단계적 의무화하고 있으며, 싱가포르도 ‘ISSB 기준’에 맞춘 공시 의무화를 같은 해부터 시행하고 있다.
한국도 외부 압력에 직면해 있다. 글로벌 재생에너지 이니셔티브 RE100을 주도하는 '클라이밋그룹(Climate Group)'과 한국 파트너인 'KoSIF'는 지난 6월 이재명 대통령에게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 ▲전력망 인프라 투자 확대 ▲PPA 제도 개선 등을 제안한 공개서한을 전달했다. 앞서 아시아 기후변화 투자자 그룹(AIGCC)도 금융위에 2026년부터 총자산 2조 원 이상 상장사 대상 기후공시 의무화를 권고했다.
이재명 정부 역시 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 체계 전환을 국정과제로 설정하며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 ▲온실가스 감축 목표 상향(40~50%) ▲‘기후에너지부’ 신설 검토 등 정책 체계를 준비 중이다. 국회에는 기후 및 환경 관련 법안만 295건 이상이 계류 중이며, 다수는 기업공시·감축 의무 강화 조항을 담고 있다.
환경분야 전문가는 "기후공시 의무화 흐름은 단기 이슈가 아니라, 중장기적 시장 신뢰 확보 전략의 일환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기업들은 지금부터라도 탄소배출 계량화 체계와 ESG보고 기준 체계를 구축하고, 건설생산 전 과정에 걸친 온실가스 감축 전략을 세워야 생존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