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사임한 KAI 사장... 낙하산 문제 이번엔 벗어날까
1일 조기 사임한 강구영 사장... 당분간 내부인사 차재병 체제로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KAI, 이번엔 정치권 입김 벗어날 수 있을까 전문가들 “하마평 보면 이번에도 낙하산 인사 가능성 매우 높아”
[녹색경제신문 = 박성진 기자] KAI 강구영 사장이 지난 1일 조기 퇴임하면서 낙하산 문제가 또다시 재연될지 주목된다.
강구영 전 사장은 대선이 끝난 지난달 4일 퇴임 의사를 미리 전달했고, 지난 1일 바로 사임했다. KAI는 당분간 내부 인사인 차재병 부사장을 사장 대행으로 선임해 회사를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조기 퇴임한 강 사장은 공군사관학교 30기 출신으로 공군 참모차장, 합동참모본부 군사지원본부장 등을 역임했으며,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모임인 '국민과 함께하는 국방포럼'의 운영위원장 출신으로, 대선 이후 KAI 수장에 낙점됐다.
재임 기간동안 ▲폴란드 FA-50 경공격기 수출 계약 성사 ▲6세대 전투기, 초소형 위성 등 미래 먹거리를 위한 기술 적극 투자 ▲KF-21과 LAH(소형무장헬기) 등 개발 및 양산 사업 추진 등 업적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지만, ▲낙하산 인사 논란 ▲취임 후 대규모 인사개편 통한 전문 인력 대거 이탈 ▲갑질 의혹 등 문제도 상당히 제기됐었다.
이 때문에 새로 임명될 KAI 수장은 낙하산 인사가 아니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지만, 현실은 쉽지 않아 보인다. KAI는 민간 기업이지만 한국 수출입은행이 지분 26.41%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한국수출입은행의 대주주인 정부가 KAI의 인사에 개입한 관행이 지속돼왔다.
이 때문에 초창기 회사가 자리를 잡아야 할 때는 정권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이득이 있었으나, 이제는 그 이상으로 회사 규모가 너무 커져 오히려 낙하산 수장 때문에 사업의 장기적 전문성이 떨어지고, 논공행상의 전유물 이미지가 강해진 문제가 생겼다.
이를 뒷받침하듯 노무현 정부 시절 선임된 노대래 2대 사장, 이명박 정부 시절 선임된 정해진 4대 사장, 문재인 정부 시절 임명된 김조원 6대 사장, 그리고 최근 강구영 8대 사장까지 낙하산 논란은 끊이지 않았고, 임기를 제대로 채우지 못하고 중도 사임하는 등 굴곡이 많았다.
이번에도 KAI에 낙하산 CEO가 내려올까? 우선, 낙하산 논란에 기업이 흔들리기엔 경영상황이 녹록치 않고, 과제도 산더미다. 폴란드에 수출 예정인 FA-50 인도가 늦어지고 있고, KF-21 개발과 유무인복합체계‧차세대 공중전투체계 등 미래 먹거리도 개발해야 한다. 또한,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후보시절부터 4대방산강국을 지향하고, 국산전투기엔진 개발을 천명한 상태다.
하지만, KAI의 새 수장은 이번에도 낙하산 CEO가 낙점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관계자에 따르면, 차기 수장으로 이재명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활동한 강은호 전 방위사업청장, 류광수 전 KAI 부사장 등이 하마평에 거론되고 있다. 또다시 시도되는 낙하산 인사에 “과거 퇴직한 일부 인사들이 선거캠프에 참여하면서 회사로 복귀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내부 반발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재명 대통령은 항공엔진 개발 등 KAI 주력사업과 관련해 공약을 내세웠기 때문에 전문성이 높은 인물이 차기 CEO가 될 가능성이 높지만, 중요한 건 논공행상보다 회사의 미래와 전문성에 맞는 인물이 선임돼야 한다는 점”이라 말했다.
한편, 당분간 KAI를 이끌어 갈 내부 인사인 고정익 부문장 차재병 사장은 1993년 삼성항공 입사 이후, ▲T-50 훈련기 개발 ▲KF-21 보라매 개발 및 양산 주도 ▲고정익 시험비행 1만시간 무사고 달성 등을 성공적으로 주도한 엔지니어이자, 지난 2년 사이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이어 사장까지 고속승진한 엘리트로 평가받는다. 다만,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