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리더 리포트] GS건설 허윤홍 號, 위기 딛고 수주 신기록…체질 전환 1년
- 검단 사고 후폭풍 속 영업이익 흑자 전환, 수주잔고 60조 육박 - 데이터센터·플랜트·친환경 에너지로 포트폴리오 재편
[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7월 말, 국토교통부의 시공능력평가(도급순위) 발표를 앞두고 건설업계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본지는 대형 건설사들의 대표이사 교체 및 연임 이후 시점을 맞아, 각 사의 실적과 전략, 현장 실행 수준을 중심으로 ‘대표 체제 중간점검’ 연속 기획을 진행한다. 이번 기획은 재무성과뿐 아니라 도시정비 수주, 신사업 추진력, 안전경영 등 경영자의 총체적 리더십을 점검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편집자 주>
1년 만의 반등…창사 이래 최대 수주 실적
GS건설은 2023년 인천 검단 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의 책임으로 약 5,500억원의 손실을 반영하고 3,800억원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허윤홍 대표 취임 이후 2024년에는 신규 수주 19조9,100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고, 영업이익도 2,862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수주잔고는 약 60조원으로 4년치 일감을 확보한 셈이다.
다만 영업이익률은 2%대로 낮아졌고, 주택·건축 매출 비중이 74%에 달하는 등 수익구조의 불안정성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이에 GS건설은 플랜트, 데이터센터, 친환경 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서고 있다. 플랜트 부문은 2024년 수주액 3조원을 넘기며 전년 대비 500% 이상 성장했고, 파딜리 가스처리시설(1조6천억 원), 동북아 LNG 터미널(5,800억 원) 등 고수익 프로젝트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
‘뉴자이’로 브랜드 회복, 데이터센터 디벨로퍼 사업 선도
검단사고로 실추된 브랜드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 허 대표는 ‘뉴자이’ 캠페인을 출범했다. 입주 초기 하자 점검 프로세스를 강화하고, 전국 자이 단지에 선제 점검을 진행해 입주민 만족도를 제고했다. 실제로 국토부 하자심의위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기준 GS건설 아파트 하자 판정은 0건으로 나타났다.
도시정비 수주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2025년 상반기 GS건설은 수영1구역(6,374억), 중화5구역(6,498억), 삼환가락 등 대형 정비사업 수주에 성공해 대형사 중 가장 먼저 2조원 수주를 돌파했다. 브랜드 신뢰 회복이 정비사업 수주 경쟁력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또한 허 대표는 데이터센터를 미래 주력으로 지목하고 사업개발과 운영까지 아우르는 디벨로퍼 모델을 구축 중이다. 2024년에는 안양 에포크 데이터센터를 준공했으며, 자회사 ‘디씨브릿지’를 통해 운영수익 확보까지 연결하는 밸류체인을 확보했다. 국내 시공 실적도 업계 1위다.
또한 포항시와 협력해 청정 암모니아 기반 발전 실증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영국·폴란드의 모듈러 주택회사 인수 경험을 바탕으로 UAM, 에너지 등 미래사업 투자를 진행 중이다. GS이니마의 일부 지분 매각도 검토 중이며 이는 PF 차입 축소와 수익성 개선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조직문화 혁신과 소통경영, ‘40대 CEO’의 실험
허윤홍 대표이사는 GS그룹 오너 4세로, 故 허준구 GS건설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허창수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미국 코넬대학교를 졸업한 뒤 컬럼비아대 MBA를 마치고, GS건설 경영기획실, GS글로벌 전략사업팀 등 그룹 내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19년 GS건설 신사업부문 대표로 전면에 등장한 뒤, 2020년에는 신사업부문 사장에 오르며 스마트건설, 모듈러 주택, 데이터센터, 친환경 인프라 등 미래 먹거리 확보에 주력해 왔다. 그리고 2023년 12월, 검단 사고 책임을 지고 물러난 임병용 부회장을 대신해 GS건설 대표이사로 전면 등판했다.
1979년 생으로 40대의 젊은 CEO인 허 대표는 직급폐지와 수평적 호칭 문화, 자유좌석제, 스마트워크 도입 등 강도 높은 조직문화 개편을 단행했다. 현장에서 시무식을 열고, 태블릿을 전 직원에게 지급하는 등 파격적 방식도 도입했다. 채용문화에서도 ‘정장 금지’, ‘면접 쌍방향 소통’ 등 변화를 시도하며 세대 간 장벽을 낮추고 있다.
조직문화 쇄신, 수익성 개선, 품질 강화 등을 직접 챙기며 ‘책임지는 젊은 리더’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했다. 사내외 소통을 강조하는 행보 역시 기존 보수적 건설사 문화와의 차별점으로 평가받는다. 성과급 미지급 당시에는 대표가 직접 사과 이메일을 보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사내 관계자들에 따르면 “수평적이고 유연한 문화로 전환 중이며, MZ세대 직원 중심의 소통 환경을 확립해 가고 있다”고 밝혔다.
중대재해 극복, 복합사업 강자 회복 가능할까?
검단 재시공 현장과 부산 터널 공사 등에서의 중대재해는 GS건설에게 여전히 뼈아픈 지점이다. 2024년 하반기 석 달 사이 3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책임경영에 대한 시험대에 올랐고,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 된 만큼 경영 리스크로까지 번질 수 있는 상황이다.
GS건설은 외부 전문기관과 함께 안전시스템 전면 재점검에 착수했으며, AI·IoT 기반 스마트 안전장비 확대와 교육 영상 제작, 현장별 모니터링 체계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2024년 수익성 측면에서는 삼성물산·현대건설 등 복합사업 강자의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했지만, 신사업 선도와 품질 회복 면에서는 빠른 변화를 보이고 있다. DL이앤씨가 SMR(소형모듈원전), 현대건설이 수소·데이터센터, 삼성물산이 기술 기반 디지털 전환에 강점을 보인다면, GS건설은 데이터센터 개발 역량과 조직문화 혁신에서 주도적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GS건설은 신사업 추진력과 변화된 브랜드 전략으로 회복 기반을 마련했지만, 안전 리스크와 수익성 회복은 여전히 관건”이라며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실적 개선이 GS건설 체질 전환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