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반찬’ 당연했지만…늘어나는 원재료 부담에 사라지는 ‘인심’
김치·단무지도 이제는 '눈치 리필'…외식 밥상 위 인심 실종 원가 부담에 줄어든 반찬...‘빈 자리’엔 중국산·완제품으로 대체 “맛 유지하려면 유료화 불가피”…식문화 전환 논의 본격화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외식업체에서 당연하게 제공되던 ‘공짜 반찬’이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다. 급등한 원재료 가격과 인건비 부담 속에, 한국 고유의 식문화가 무너지고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1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다수 음식점에서 반찬 수와 종류가 줄어들고 있으며, 일부는 완제품 반찬이나 중국산 수입품으로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물가와 식자재 단가가 급등하면서, 무료 제공을 전제로 한 반찬 문화가 유지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한국 외식문화의 특징 중 하나는 음식 주문 시 기본 반찬이 무료로 제공된다는 점이다. 김치, 단무지, 나물 등 다양한 반찬이 밥상에 함께 오르고, 리필도 자유로운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새 이 같은 ‘인심’이 빠르게 줄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먹거리 물가는 약 25% 상승했다. 지난 2020년을 기준(지수 100)으로 지난 5월 외식 부문 소비자물가지수는 124.56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도 116.27로 오르며 전반적인 물가 상승세를 반영했다.
외식업체들은 고정비용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인건비 절감형 운영 방식과 값싼 반찬 재료 사용을 선택하고 있다. 식재료 본연의 풍미보다는 공장에서 대량 생산된 조리품 위주로 상차림을 구성하면서, ‘빠르고 저렴한 한 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품질 저하를 넘어, 한국의 전통 식문화가 상업논리에 밀려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로 이어진다. 반찬 구성과 맛은 한식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요소 중 하나였으나, 현재는 식문화의 전통성과 다양성이 동시에 위협받고 있다.
일부 소비자와 전문가들은 오히려 일본처럼 반찬도 유료화하고, 음식에 대한 장인정신을 지키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필요에 따라 반찬을 선택해 주문하는 외식 시스템이 음식의 품질과 문화적 가치를 지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 외식업체 대표는 “이제는 김치도 국내산으로 만들기 어려울 정도로 원가가 부담된다”며 “무조건 무료로 제공하기보다, 제대로 만든 반찬을 원하는 사람에게 판매하는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와 같은 현실에 김치나 각종 장류를 직접 담그는 일부 외식업체들은 반찬 품질을 유지하는 대신, 이를 별도로 판매해 원가 부담을 더는 사례도 있다.
한 외식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녹색경제신문>에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반찬 맛과 품질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차라리 반찬을 유료화하고 제대로 만들자는 분위기가 업계에서 서서히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