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품 남용 막아라…유통업계, 블랙컨슈머 대응에 고심
유료 멤버십 강화, 혜택인가 방어막인가 악성 반품에 유통업계 ‘비용 부담’ 가중 ‘와우·플러스·유니버스’ 멤버십 전쟁 가열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최근 유통업계 전반에서 유료 멤버십 강화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유료 멤버십은 각종 할인 혜택과 무료 배송·반품 등 소비자 혜택을 늘려 유입고객을 높이기 위함이지만, 무료 반품의 그늘 속에 쌓이는 손실이 결국 멤버십 비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0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온·오프라인 유통업계에서는 유료 멤버십 서비스 강화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일부에서는 "기존 서비스에 굳이 추가 비용을 지불할 필요가 있느냐"며 회의적인 시각도 내놓지만, 악성 소비자 대응을 위한 일종의 '보험' 성격이라는 반박도 있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무료 반품이나 환불 등 편의 중심의 서비스는 일반 소비자에겐 긍정적이지만, 이를 악용하는 소수의 블랙컨슈머로 인해 기업 전체에 막대한 비용 부담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멤버십을 통해 일정 부분 비용을 회수하거나, 사전 위험을 차단하는 방식을 선택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실제로 블랙컨슈머 문제는 단순한 서비스 남용을 넘어 범죄로 번지기도 한다.
지난 3월 서울중앙지법은 쿠팡에서 1600여 차례 물품을 주문하고 허위 반품을 요청해 3200만원 상당의 이익을 챙긴 20대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령하기도 했다. A씨는 쿠팡이 신선식품의 특성상 소비자에게 자체 폐기를 요청하고 환불을 해주는 점을 악용해 반복적으로 반품 신청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사한 수법은 이미 지난해 초에도 적발된 바 있다. 또 다른 20대는 쿠팡에서 481회에 걸쳐 허위 반품을 진행해 800만 원가량을 챙겼다가 벌금형을 받았다.
한편 쿠팡의 '로켓프레시'나 네이버의 '도착보장', SSG닷컴의 유료 클럽 멤버십 등주요 유통업계는 유료 멤버십 고객에게 반품 서비스를 차등화해 운영 중이다.
쿠팡은 ‘와우멤버십’ 회원에게는 차별 없이 무료 배송 및 반품을 지원하고, 네이버 역시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에게 무료 반품·교환을 제공한다. SSG닷컴은 ‘신세계유니버스클럽’ 회원이 백화점 상품을 반품할 경우 배송비 일부를 적립금으로 돌려주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무료 반품을 제공하는 기업이 많아질수록 처리 건수와 비용은 더 늘어난다”며 “결국 이러한 부담은 가격 인상이나 멤버십 회비 조정 등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처럼 블랙컨슈머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더라도, 유통 업계는 무료 반품 정책을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유료 멤버십 서비스 확장으로 업계 내 경쟁이 치열한데다,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 등 중국계 C-커머스 업체들이 가격과 반품 조건을 무기로 빠르게 점유율을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는 충성 고객 확보와 동시에 반품 피해를 줄이기 위해 멤버십 서비스 외에도 품질관리 강화와 데이터 기반 소비자 행동 분석 등 대응 전략을 다각화해야 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멤버십 혜택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품질관리와 소비자 행동 분석을 병행해 악성 소비를 체계적으로 걸러내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