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건전성 하락에도 지주사 전환 박차 가한다

교보생명, 건전성 하락 왜?... "금리 인하 등 환경적 요인, 교보생명 자체적 원인 아냐" 현재 교보생명, 지주사 전환에 집중하고 있어... "M&A 시장 앞으로 매물 많아져, 급할 것 없다"

2025-06-27     유자인 기자
[사진=교보생명]

[녹색경제신문 = 유자인 기자] 교보생명의 건전성이 크게 하락해 우려의 목소리가 있지만, 이는 교보생명의 자체적인 문제기보다는 현재 보험업계 환경의 문제라는 평가다. 한편 교보생명은 건전성을 관리하는 동시에 지주사 전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교보생명 건전성, 이대로 괜찮나?... “환경적 이유 때문”

지난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교보생명의 지난 3월 말 지급여력비율(킥스, K-ICS)은 186.8%를 기록해 직전 분기 220.8% 대비 33.9%포인트(p) 급락했다. 

186.8%는 경과조치 적용 후 수치로, 경과조치 전 수치는 145.8%로 무려 41%p 격차를 보였다. 교보생명의 경과조치 전과 후 킥스 비율의 차이는 생보업계에서 가장 큰 격차다. 

킥스 비율이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일시에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것으로, 수치가 높을 수록 보험사의 건전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같은 기간 생보사들의 평균 킥스 비율이 190.7%로 직전 분기 203.4%에서 12.7%p 하락했기에 교보생명의 하락폭은 비교적 큰 편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의 건전성 하락은 회사 자체적인 원인보다는 환경적인 요인이 더 크다”라며 “현재 금리 인하 기조가 계속되고 있어 건전성 하락의 원인이 됐다. 또한 장기 보장성 보험으로 인한 보험 부채 등 복합적인 이유로 교보생명 뿐만 아니라 타사도 모두 건전성이 하락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2023년 새로운 회계기준인 IFRS17이 도입되며 장기 보장성 보험을 판매해 잡히는 '미실현 이익'도 재무제표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장기채 투자를 확대 강화하면 자산 듀레이션을 늘리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듀레이션은 금리에 대한 민감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된다. 금리 변동에 따라 자산 또는 부채가 어느 정도로 변화하는지를 보여준다. 보험사는 일반적으로 부채 듀레이션이 자산 듀레이션보다 길게 형성되고 있다.

보험부채는 10년 이상의 장기 보험계약부채 중심으로 구성되는데, 보유계약에 해당하는 보험상품의 만기가 길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회계인 IFRS17에서는 장기 보장성보험 영업이 더욱 중요해진 만큼 부채 듀레이션을 축소할 수 있는 여력이 제한적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보험사들은 장기 보장성 보험 판매의 여파로 장해·질병위험액이 직전 분기 대비 무려 3조원이나 늘어났다. 같은 기간 금리 인하에 따른 금리위험액도 1조7000억원 늘었다. 전문가들은 금리가 1% 떨어질 때마다 생보사들의 K-ICS 비율은 24%p 하락할 것으로 추산중이다. 

교보생명, 지주사 전환 단계 밟는 중

교보생명은 건전성을 다시 올리면서 지주사 전환에 방점을 두겠다는 방침이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건전성에 물론 우려되는 점이 없지는 않다”라며 “다만 올해는 건전성을 올리면서 동시에 지주사 전환에 집중하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보생명은 지난 2023년 2월 이사회 보고를 통해 지주사 전환을 공식화한 이후 같은 해 4월 대체투자 전문운용사인 파빌리온자산운용(現 교보AIM자산운용)을 인수했다. 2024년에는 헬스케어 기업인 교보다솜케어를 설립했다. 

올해 3월 들어서는 재무적 투자자(FI)들과의 7년간 이어진 풋옵션 분쟁을 해소했고, 4월에는 국내 1위 저축은행인 SBI저축은행을 인수했다. 동시에 출자를 통해 교보증권과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의 역량 강화와 안정화에도 적극 나섰다. 

현재 인수합병(M&A) 주체가 되는 교보생명은 보험업법의 적용을 받아 여러 제약이 있기에 지주사 전환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보험업법 제106조에 따르면, 보험사는 계열사 주식·출자지분 등의 총액이 자기자본의 60%를 초과할 수 없고, 단일 계열사에 대해서도 보유 주식의 장부가액이 총자산의 3%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교보생명의 연결 기준 총자산은 143조4000억원, 자기자본은 7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따라서 교보생명은 계열사 주식·출자지분 총액이 4조5000억원을 넘을 수 없고, 개별 M&A 인수금액 상한선 역시 4조3020억원으로 제한된다. 

중위권 손해보험사인 롯데손해보험이 자본적정성 지표 추락 전 매각가가 2조~3조 원으로 거론됐다. 당시 시장에서는 해당 가격이 과하다는 지적이 잇따랐으나, 이를 고려해도 현재 상황에서 교보생명이 M&A에 적극적으로 나서기에는 제약이 있다는 평가다.

교보생명이 지주사 전환 이후 M&A를 추구하는 이유는 IFRS17와 킥스 비율이 완전 적용되는 2027년 이후 건전성에 어려움을 겪는 보험사들이 M&A 시장에 다수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현재 금융당국은 IFRS17과 킥스 비율을 한 번에 일괄적용 시 보험사 부담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2023년부터 2027년까지 규제를 분할 시행 중이다. 그럼에도 권고기준의 킥스 비율을 맞추지 못하고 있는 보험사들이 많기에 금융위원회는 지난 6월 킥스 비율 권고기준을 130%로 완화했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도 보험업계에서는 규제 완화를 재차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은 만큼, 교보생명 측에서는 M&A 시장에 더 ‘좋은’ 매물이 나올 때까지 기다릴 전망이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 입장에서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지주사 전환에 먼저 나서고 천천히 준비해도 매물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