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자산신탁, 우리금융 등 2100억원 증자에도 신용전망 '부정적'...업계 리스크 확산
- 나신평, 등급전망 '안정적'→'부정적' 하향...1분기 138억원 순손실 - 지난해 2100억원 자본 확충에도 신탁계정대 1778억원으로 증가 - 책임준공 도과 4곳·PF 대출 1303억원...업계 전반 리스크 관리 필요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우리금융그룹 계열 부동산신탁사가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로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우리자산신탁이 지난해 2월 2100억원 규모 유상증자로 자기자본을 81% 확충했지만, 부동산 개발시장 부진이 지속되면서 신용도까지 하락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6일 우리자산신탁의 기업신용등급은 'A'를 유지했지만, 등급전망을 기존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변경했다고 발표했다. 나신평은 부동산 경기 저하에 따른 대손비용 확대와 수익성 저하가 지속되는 점을 등급전망 하향 조정의 주요 원인으로 제시했다.
우리자산신탁은 2024년 2월 우리금융지주 등을 대상으로 2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자기자본을 2582억원에서 4682억원으로 81% 확충했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자본 확충에도 불구하고 실적 개선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실제로 나신평에 따르면 우리자산신탁의 올해 1분기 당기순손실이 138억원을 기록했고, 대손준비금 적립분을 감안한 조정분기순손실은 146억원에 달했다. 충당금적립전이익률도 2022년 27.9%에서 2024년 14.9%로 13%포인트나 급락하는 등 수익성 지표 전반이 악화됐다.
수익성보다 더 우려되는 부분은 자산건전성 지표다. 우리자산신탁의 자기자본 대비 순고정이하자산비율이 2022년 말 3.8%에서 올해 3월 말 32.5%로 8배 이상 급등했다.
신탁계정대 순액의 지속적 증가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 지표는 유상증자 이후에도 2024년 말 1643억원에서 올해 3월 말 1778억원으로 오히려 증가했다. 이에 따라 자기자본 대비 비율이 35.7%에서 39.9%로 상승했다.
이 같은 자산건전성 악화는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한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됐다. 나신평은 "책임준공기한을 도과한 사업장이 4곳이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잔액이 1303억원에 달한다"며 "사업성이 낮은 사업장을 중심으로 소송 발생 시 손해배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의 경우 시공사가 부실화되면 신탁사가 직접 손실을 떠안는 구조다. 최근 일부 사업장에서 법원이 대주단의 손해배상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이 나오면서 우발부채 부담이 현실화되고 있다.
다만 모회사인 우리금융지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자산신탁의 지분율이 72.3%에 불과하고 그룹 전체 자산 대비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최근 4개 분기 동안 분기당 120~150억원 수준의 안정적인 순이익을 시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지주는 개별 계열사 리스크를 흡수할 여력이 충분한 상태다.
나신평은 "2025년 수익 저하 폭과 신탁계정대 회수 추이, 차입금의존도 상승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향후 신용등급 결정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우리자산신탁뿐만 아니라 부동산 신탁업계 전반이 구조적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신탁사들이 직접 손실을 떠안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업계 전반의 리스크 관리 체계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