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이슈] 美 마텔, 어린이 장난감에 챗GPT 탑재하기로
- 부모와 사생활 보호 단체 반발 - 마텔 측, 장난감 신상 아이디어 착상과 제품 개발에 디지털 기술 응용 불가피
[녹색경제신문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미국의 다국적 장난감 제조사 겸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마텔(Mattel, Inc.)이 최근인 6월 12일, 생성형 인공지능 챗봇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와 전략적 사업 협력 관계를 체결하고 올 연말부터 마텔이 출시할 어린이용 장난감에 AI 대화 챗봇을 탑재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보도됐다.
거물 장난감 제조업체 마텔과 오픈AI의 사업 협력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여러 유수 언론 사설 기사와 아동 보호 단체들이 인공지능 기술이 어린아이들의 인지력과 두뇌 발달에 미칠 수 있는 잠재력 위해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속속 나왔다.
마텔과 오픈AI은 발표문에서 두 기업이 장난감 디자인 부문에서 공동 작업할 것이라고만 밝혔을 뿐 어떤 제품을 함께 개발할지 인공지능 챗봇을 어떻게 마텔 장난감 제품에 응용할 것인지 등 구체적인 세부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기존 마텔의 여러 인형 캐릭터, 운세보기 장난감 ‚매직에이트볼(Magic 8 Ball)‘과 ‚우노(Uno)‘ 카드 게임에 디지털 음성 어시스턴트를 탑재해 인터랙티브 기능을 강화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이 소식을 처음 보도한 블룸버그 통신은 추측했다.
마텔이 인공지능 기술을 장난감 제품에 응용하려는 시도는 이미 10년 전인 2015년에도 있었다.
당시, 마텔 사는 바비 인형에 인터넷 클라우드 서버에 연결해 어린이들과 간단한 대화를 나눌 수 있게 한 ‚헬로 바비(Hello Barbie)‘ 시리즈를 출시했다가 2017년 사생활 침해와 보안적 취약성이 지적되자 판매를 중단했다.
미국 변호 단체인 퍼블릭 시티즌(Public Citizen)의 로버트 와이스먼(Robert Weissman) 부사장은 성명서를 내고 ‚어린이들은 현실과 놀이 사이를 분명하게 분별할 수 있는 인지력이 부족하다’고 말하고 ‚마텔은 AI 기술을 업체의 장난감에 탑재할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2023년 가을부터 오픈AI의 챗GPT를 비롯한 AI 모델들이 대중 사용자들 사이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가운데, AI 챗봇이 현대인들의 신경정신계 건강에 끼칠 수 있는 장기적 효과에 대해 입증된 바가 없다.
성숙한 성인들조차 디지털 어시스턴트와 비정상적이거나 유해한 애착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음은 잘 알려져 있다. 하물며 두뇌 성장과 사회성 훈련이 미숙한 어린이들에게 AI가 미칠 수 있는 보다 장기적 유해성을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다.
그나마 다소 안심이 되는 점은 마텔 측도 AI 챗봇이 어린 아동 소비자에 미칠 영향력을 고려한 듯, 마텔과 오픈AI 협업 첫 인터랙티브 AI 장난감 제품은 13세 이상 어린이용 장난감에만 탑재한다는 원칙을 수립한 상태라고 테크 전문 정보 사이트인 ‚액시오스(Axios)‘가 12일 자 특종 기사에서 보도했다.
하지만 사용자 나이별로 장난감에 AI 챗봇 탑재 유무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마텔 장난감 소비자들을 AI 모델로부터 보호하기에 부족하다고 부모와 보호 단체들은 지적한다.
작년인 2024년, 한 14세 소년이 ‚캐릭터AI(CharacterAI)‚ 플랫폼에서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 TV 시리즈 중 등장인물인 대너리스 타르가르옌을 흉내 낸 커스텀 챗봇 캐릭터와 사랑에 빠져 자살하는 사건이 있었다. 참고로, 캐릭터AI는 구글이 후원하는 AI 디지털 애인 및 동반자 챗봇이다.
미국의 초중고교 학생들과 대학생들은 이미 숙제와 리포트 작성에 챗GPT를 사용하고 있다. 최근 미국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의 기사에 따르면, 미국 대학생들 중 80%가 평소 공부에 AI를 정기적으로 사용한다고 응답했는데, 학생들은 특히 챗GPT의 가치판단이 느껴지지 않는 중립적이고 객관적 어조에서 편안함을 느낀다고 말했다(2025년 6월 기준).
마텔 측은 오픈AI의 인공지능 기술 응용을 통해서 장난감 신제품 개발과 제품 아이디어 착상 등 사내 경영 합리화 추진을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체는 이번 오픈AI와 협업 체결에 앞서 지난 2024년 구글과 사업 협력을 맺고 구글 빅쿼리(Big Query) AI 툴을 이용해 마텔이 새로 출시한 바비 드림하우스에 대한 소비자 피드백 분석을 실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