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한화그룹, 美 조선 협력 본격화…한미 기술 동맹 '가속'
각기 다른 전략으로 미국 조선시장 공략 조선소 인수부터 인재 교류까지 현지 생산·기술 협력 본격화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HD현대와 한화그룹이 미국 조선업 재건에 적극 동참하며 한미 간 조선·해양 분야 협력을 본격화하고 있다. 두 기업은 각기 다른 전략을 바탕으로 미국 내 조선 인프라 확보에 나서며, 미국의 핵심 파트너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미 해군력 강화 기조에 맞춰 한국 조선사들의 미국 진출이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은 향후 30년간 약 1조750억달러(약 1600조원)를 투입해 해군 함정 364척을 신조할 계획이며, 상업용 LNG 운반선과 VLCC 발주도 확대할 예정이다.
HD현대는 미국 조선사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미국 진출을 구체화하고 있다. 최근 미국 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ECO)와의 협약을 통해 2028년까지 중형급 LNG 이중연료 컨테이너선을 ECO 조선소에서 공동 건조하기로 했다. HD현대는 설계, 기자재, 기술지원 등 전반적인 생산을 지원하고, 일부 블록도 한국에서 제작해 공급할 예정이다.
ECO는 미국 내 5개 상선 조선소를 보유한 조선 전문 그룹으로, 300여 척의 해양 지원 선박을 자체 건조해 운영 중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HD현대는 방산에 이어 상선 부문에서도 미국과 협력 범위를 넓히게 됐으며, 기존에 체결한 미국 방산 조선사 헌팅턴 잉걸스 및 기자재 업체 페어뱅크스 모스 디펜스와의 협력도 이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HD현대는 지난 24일 ‘한미 조선 리더스 포럼’을 발족하고 미국 주요 대학 교수진과 학생을 초청해 조선공학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서울대, 샌디에이고주립대 등과는 조선공학 교육 협력 MOU도 체결했다. 인력 교류 및 지식 이전이 활발해지며 양국 간 기술 동맹이 한층 공고해지는 모양새다.
반면, 한화그룹은 조선소 직접 인수와 방산 역량을 결합한 전략으로 미국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은 미국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를 1억달러(약 1380억원)에 인수하며 국내 최초로 미국 조선업에 직접 발을 들였다. 필리조선소는 미 해군의 MRO(유지·보수·정비)를 담당하는 핵심 시설로, 한화오션은 이곳을 스마트야드로 고도화하고 현지 인력을 육성 중이다.
한화는 호주의 조선·방산업체 오스탈 지분도 확대하고 있다. 올해 3월 9.9%의 지분을 확보한 데 이어,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로부터 최대 100% 지분 인수를 허용받으면서 글로벌 방산 거점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향후 미·호주 양국의 조선 수요를 동시에 대응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해군력 재건과 조선산업 부흥 계획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한국 조선사들이 현지 협력 및 인수 전략을 통해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며 “현지 조선소를 중심으로 한 기술 및 인력 교류가 한미 조선 동맹의 실체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