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건전성, 국제 신평사도 '우려'... KDB생명 어쩌나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Fitch), 국내 보험사 자본에 하방 압력 가중된다 평가 KDB생명, 경과조치 미적용시 킥스 비율 40.6% 산업은행 KDB 지원 가능할까?
[녹색경제신문 = 유자인 기자] 국제 신용평가사도 올해 국내 보험업계의 건전성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에 KDB생명의 건전성 관리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KDB생명의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지원 가능할 수도 있다는 추측도 존재하지만, 현재 산업은행 역시 자본 관리에 문제를 겪고 있다.
피치, “한국 보험사 건전성 우려된다”
지난 24일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피치(Fitch)는 '한국 보험사, 자본 압박에 직면' 보고서를 통해 국내 보험사 자본에 하방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할인율 현실화와 보험 계리가정 변동 등 규제 변경으로 인해 우리나라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킥스, K-ICS)이 작년말 206.7%에서 올 1분기 197.9%로 하락했다. 생명보험사 22개사 중 17개사, 손보사는 19개사 중 10곳에서 지급여력비율이 악화됐다. 금리가 하락하면서 보험사가 보유한 보험부채가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금융위는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을 새 자본규제 지표로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국내 보험사에 가해지는 자본 압박이 늘어났다. 통상적으로 국내 보험사들은 채권 발행으로 건전성을 방어해왔으나, 기본자본 지금여력비율 평가에 채권 발행으로 얻은 자본은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피치는 국내 보험사들에게 자본 건전성 관리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고 있지만 수익성은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보험사 보험손익 안정성과 건전한 투자손익이 자본 관리를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피치는 “신규 영업으로 인한 보험계약마진(CSM)이 자본 확대를 지원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해 하반기 추가적인 보험 계리가정 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고 있으며, 이는 보험사에 대한 재정적 압박을 완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CSM은 보험사가 미래에 거둬들일 이익을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다. 통상 7~10년 기간에 거쳐 보험사 이익으로 상각되는데, 이익잉여금 등이 증가하면 자본이 확대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국내 보험사 리스크관리 현황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자산과 부채 듀레이션을 좁히고 장기채권을 늘리는 등 자산·부채 종합관리(ALM)에 적극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해외투자에서도 환헤지를 통해 통화 위험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국내 보험사 중 건전성이 가장 낮은 수준인 KDB생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늘고 있다. 현재 금융위는 보험사 킥스 비율 기준을 150%에서 130%으로 완화한 상황이지만 경과조치를 미적용했을 때 KDB생명의 킥스 비율은 40.6%를 기록해 기준에 훨씬 미달한다.
KDB생명, 산업은행을 통해 유상증자 가능할까?.. ‘어렵지 않을까’
KDB생명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대주주임에도 불구하고, 유력 인수 후보였던 하나금융지주마저 실사 후 인수를 포기할 정도로 재무 구조 개선에 실패했다. KDB생명은 매각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실패가 방증한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23일 KDB생명의 후순위채 신용등급을 하향했다. 보험부채 할인율 산출 기준 변경, 기본자본 중심의 킥스 비율 도입 등 제도 강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확충 없이는 킥스 비율을 관리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기평은 "KDB생명의 3월 말 기준 자본성 증권 잔액은 6510억원으로 지급여력금액을 초과한 상태"라며 "자본인정 한도 규제에 따라 자본성 증권 추가 발행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재보험 출재 및 위험자산 매각을 통한 요구자본 축소를 추진하나, 상당 수준의 유상증자가 이뤄지지 않는 한 큰 폭의 자본 비율 제고엔 한계가 있다"며 "자본관리 부담이 지속할 전망으로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 자본규제 대응 및 자본 비율 추이에 대해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보험계약마진(CSM)이 외형 대비 미미하고, 상위권 보험사와의 펀더멘털 차이를 고려하면 CSM 개선 속도도 더딜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KDB생명의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1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다만 산업은행 역시 자체적인 자본 비율 관리 부담으로 인해 1조원에 가까운 추가 자금 지원이 쉽지 않다는 설명도 있다.
지난해 말 산업은행의 BIS 자기자본비율은 13.27%로, 전년 동기(15.05%)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국내은행 평균(15.25%)도 밑돌았다. 바젤Ⅲ의 BIS비율 규제 하한 10.5%(자본보전완충자본 포함)는 넘었지만, 당국의 권고 수준인 13%는 가까스로 넘기고 있는 수준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1조원 규모를 지원한 사례가 적어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