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중동발 위기 속 11.3조원 규모 긴급 금융지원…“中企·소상공인 버팀목 되겠다”

환율·유가 급등 시나리오 대비…중소·수출기업 유동성 선제 방어 소상공인엔 2% 우대금리…특판대출 한도 총 9.3조원 증액

2025-06-23     박금재 기자
[사진=하나은행]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중동 정세 악화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하나은행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총 11조3000억원 규모의 긴급 금융지원을 전격 발표했다. 급변하는 환율, 유가, 금리 환경 속에서 자금난이 우려되는 기업들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민간 금융권의 역할 강화가 주목된다.

23일 하나은행은 중동 지역의 분쟁 격화로 국내 금융시장에 파장이 예상됨에 따라,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을 위한 총 11조3000억원 규모의 긴급 금융지원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환율, 유가, 금리 등의 급변으로 인해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에게 실질적 지원책을 제공하려는 의지에서 비롯됐다.

이호성 은행장은 지난 6월 22일, 주말 오후에도 불구하고 긴급 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중동 사태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해 전방위적인 점검에 들어갔다. 회의에서는 환율 급등 가능성과 유가 불안, 금리 변동 등 여러 시나리오를 가정한 리스크 관리 전략이 논의됐다.

다음 날인 23일에는 임원진이 참석한 추가 회의를 통해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되는 수출입기업, 중동 진출 국내기업, 내수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등 주요 지원 대상을 구체화하고 긴급 유동성 지원방안을 확정했다. 이를 통해 하나은행은 실질적이고 빠른 자금 공급에 초점을 맞춘다.

가장 먼저, 중소기업 대상 ‘유동성 신속지원 특별프로그램’을 신규 시행한다. 이 프로그램에는 총 2조원의 자금이 투입되며, 대상 기업은 심사 간소화와 신속 집행을 통해 자금을 공급받게 된다. 산업별로 수출 비중이 높거나 중동 거래 의존도가 높은 기업은 우선 고려된다.

이와 함께 기존 운영 중이던 ‘주거래 우대 장기대출’ 등 특판 대출의 한도를 8조원까지 증액해 빠른 자금 수요에 대응한다. 하나은행은 이를 통해 기업당 대출 실행 속도를 높이고, 보증기관과의 협업으로 담보 부담을 줄이는 구조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소상공인을 위한 별도 트랙도 마련됐다. 내수 부진,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에게는 최대 2%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행복플러스 소호대출’이 확대 공급된다. 하나은행은 이 특판 상품의 공급 한도를 1조3000억원 증액해, 소상공인의 유동성 위기를 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무역금융 부문에서도 지원이 이어진다. 하나은행은 지난 1월 한국무역보험공사와 체결한 총 7000억원 규모의 ‘2차 수출패키지 우대금융’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수출보증 및 보험료 100% 지원, 외국환 수수료 인하, 환율 우대 등의 혜택이 중소·중견 수출기업에 제공된다.

이번 발표는 정부의 정책금융 외에 민간은행이 자체적으로 리스크 분석을 거쳐 선제적으로 실행하는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리테일 중심의 금융사임에도 불구하고 하나은행이 기업금융 부문에 적극 대응하는 모습은 금융권 전반에 의미 있는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이호성 하나은행장은 “국내외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영위할 수 있도록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며 “앞으로도 금융권이 위기 시기마다 실질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하나은행은 금융시장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특히 중동 정세가 장기화될 경우, 긴급대응 TF를 중심으로 대응 체계를 정비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