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아의 유럽이야기] 저조한 미술 시장 불구 피카소 작품 가치는 여전

- 피카소가 그린 도자기 세트 스위스 옥션하우스에서 4억 6천 만원에 낙찰돼 - 침체기 국제 미술 시장에 신선한 활력 기대돼

2025-06-22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녹색경제신문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3척 동자도 아는 유명 화가 피카소가 식탁용 식기도 디자인했다? 그렇다. 다양한 장르와 매체를 섭렵하며 수많은 작품을 남긴 그는 도자기 예술과 도자 조각에도 관심이 많았던 생활 예술 디자이너이기도 했다.

20세기 최고의 미술 대가인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가 밑그림을 그린 7-피스 짜리의 도자 접시와 그릇 세트가 스위스의 열린 고미술품 경매에서 당초의 예상을 훨씬 웃도는 총 29만 유로(우리 돈 약 4억 6천만 원)에 낙찰돼 화재다.

스위스

6월 19일(목요일 저녁 6시) 스위스  제네바 소재 피케 미술품 옥션 하우스(Piquet Auction House)에서 열린 이 여름철 경매 행사에서 낙찰된 피카소 도자 시리즈는 1947년에서 1964년까지 17년 동안 피카소가 프랑스의 유명 도자기 공방인 마두라 도자기 포트리 워크숍(Atelier Madoura)과 협업해 완성한 식기 도자기 시리즈로, 피카소의 자녀들이 한 프랑스인 미술 애호가에게 선물했던 개인 소장품이었다.

도자 공방이 많은 우리나라 경기도 이천의 경우처럼, 발라우리스(Vallauris)는 프랑스 도자기의 수도라 불릴 만큼 소규모 도자기 공방들이 대거 모여있는 프랑스 남부 해안 도시로 도자기 원료인 고급 테라코타가 대량 채굴되는 곳이다. 

이번 경매에서 낙찰된 피카소가 직접 손으로 그린 새, 물고기, 염소 등 동물을 주요 모티프로 한 농가와 어촌 동물 시리즈 도자들은 마치 어린이가 그린 그림처럼 지극히 심플한 필치와 천진난만한 순수함의 매력으로 피카소 팬과 도자예술 애호가들을 공히 열광시킬만하다. 

실제로, 피카소는 당시 소설가 앙드레 말로(André Malraux)가 프랑스 문화장관으로 역임했던 시절, 매일 식탁 위에 놓고 쓰는 실용적인 예술품을 창조할 의도로 동물 테마의 도자 시리즈를 창조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사진

제네바 피케 옥션 하우스 측은 경매 행사 직전 공표한 최저 매각 입찰가를 14만 5,000 스위스 프랑(약 2억 4,400원)에서 출발했으나 그보다 거의 두 배에 가까운 최종 낙찰가에 매매하게 돼 예상외의 성공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이는 어떤 장르나 형태이든 상관없이 거장 화가 피카소가 작품에 대한 일반 대중의 관심과 애정은 예나 지금이나 뜨거움을 입증한 사례라는 평가다.

피카소는 생전 다양한 양식을 섭렵해 폭넓은 장르를 가로지르며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작품을 남긴 다작 미술가였으나 그의 명성과 인기로 인해서 피카소의 회화, 조각, 심지어 드로잉이나 스케치조차도 구매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공급이 희귀하고 매우 비싸다. 

그런 와중에 과거 공개된 적 없는 그가 손수 그린 원작 세라믹 식기 시리즈가 미술 경매 시장에 나오게 된 것은 미술 시장에 매우 신선한 활기를 불어넣은 계기라고 베르나르 피케(Bernard Piquet) 피케 옥션 하우스 관장은 AFP 통신을 통해서 평가했다.

염소.

21세기 출발 직후 국제 미술 시장은 중국을 비롯한 신경제국들의 부상, 현대미술에 대한 인기, 자산 보유처로서 미술에 관심 많은 컬렉터 인구 증가로 호황을 누렸으나 지난 몇 년 팬데믹, 지정학적 불안과 국제 무역 갈등이 이어지면서 미술 시장 매출이 급감하고 있는 추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산가들 사이에서 여전히 미술 컬렉션은 인생을 살다 보면 필히 당하는 3대 위기(3D) — 빚(Debt), 이혼(Divource), 죽음(Death)—가 닥쳤을 때 자금 유동을 위해 매각하는 우선 처분 자산이자 부동산, 주식, 금은괴 같은 가치 자산임은 변함이 없다. 

피카소를 비롯한 블루칩 미술가와 그들의 작품은 침체된 미술품 시장의 재반등을 촉매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