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혁신] 핀란드 기업, 모래로 전기 저장하는 기술 상업화 성공

- 신재생풍력・태양광에너지 활용도 높여 - 직경 15미터 규모의 저장고에 작은 마을에 1달 동안 공급할 수 있는 전력량 보관 가능

2025-06-19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녹색경제신문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최근인 6월 11일(핀란드 현지 시간), 세계 최대 규모의 모래로 만들어진 전지가 북유럽 국가 핀란드의 한 남부 마을에 가동을 시작해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핀란드에서 창업된 폴라 나이트 에너지(Polar Night Energy)는 풍력과 태양광으로 발전한 신재생에너지를 산업적 규모로 보급하는 솔루션을 모색하는 기업으로, 수도 헬싱키에서 북서쪽으로 약 3시간 반 거리에 자리한 칸카안빠(Kankaanpää)라는 주민 12만 명 가량의 작은 마을에 우드칩(woodchip, 벌채 시 떨어져 나온 나뭇조각)을 태워 전기를 생산해 이른바 생물량(biomass) 연료 보일러 관리 및 인근 거주민 지역에 가정용 전력을 배급을 담당해왔다.

폴라 나이트 에너지 사는 2018년부터 신재생에너지를 저장할 청정 저장 해법을 구상하기 시작해, 지난 2022년 5월에 칸카안빠 마을에 업체가 개발한 1메가 와트 급 초기 소형 모래 배터리 발전소를 1차 공개했고 이웃 탐페레(Tampere) 시에 발전소와 연결해 난방 성능 실험을 실시하는 등 준비 프로젝트를 거쳤다.

핀란드

핀란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 나토(NATO) 가입 국가로서 한 겨울철에 갑자기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이 끊기게 된 경험을 계기 삼아 그 후 신재생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신 기술 개발에 한층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모래 배터리 기술은 여름철에도 일조량이 적고 일 년 중 반 이상 밤이 지속되는 북유럽의 자연조건을 고려할 때, 생산량이 들죽날죽하며 손실률 높은 신재생에너지를 친환경적이고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유용한 솔루션이다.

발전된 태양광 발전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배터리 소재와 기술이 다양하게 실험되고 있는 가운데, 가장 널리 사용 중인 리튬이온배터리는 생활용 에너지 저장에 최적은 아니라고 폴라 나이트 에너지 엔지니어들은 주장한다. 

리튬 배터리는 채굴부터 제조 공정 및 폐기에 이르기까지 환경유해성 이슈가 심각할 뿐만 아니라 비싸고 대량 저장이 불가능한 것이 단점으로 꼽혀왔다.

핀란드에서

폴라 나이트 에너지가 최근 상업적 용도로 본격 가동에 들어간 모래 전기 저장소는 모래가 열을 받아 달궈지면 열기를 유지하는 특성을 활용한 모래 배터리(sand battery) 원리를 응용한 기술이다.

장신구용으로 사용되는 동석(凍石, soapstone)이라는 감촉이 비누처럼 부드러운 돌을 모래처럼 잘게 분쇄한 입자 2,000톤을 높이 12미터, 지름 15미터 규모의 원형 저장고에 채워 넣어 건설된다.

이 모래 배터리는 인근 태양광 및 풍력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100메가와트/시(Mw/h) 열에너지로 저장할 수 있는 보유 역량이다.

이는 이 마을의 10만여 주민들에게 여름철 한 달 또는 겨울철 일주일 동안 가정 온수 공급과 생활용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양인데, 특히 겨울철에 난방을 위해 석유 같은 화석연료를 사용해야 할 필요성을 70%까지 낮춰줄 것으로 전망된다.

또, 그동안 이 모래 전지 저장고가 위치한 로비이산 램푀(Loviisan Lämpö) 행정지구가 에너지 발전용 연료로 높이 의존해온 우드칩 소비량을 60%가량 감축시키는데 기여해 오는 2035년 기후 중립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 달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모래 배터리의 구조는 매우 단순하다. 폴라 나이트 에너지가 개발한 모래 배터리 프로토타입 저장소는 우선 저급 모래로 채운 후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소에서 생산된 잉여 전기에서 발생된 열을 충전시키는 원리다.

이 공정에서 저항 난방(resistive heating)이라는 난방 방식이 활용된다. 저항 난방은 전기가 초전도체가 아닌 가열 물질을 직접 통과하면서 마찰을 일으키며 열이 발생하면 이렇게 생성된 뜨거운 공기를 열교환기를 통해 저장고 안으로 순환시켜 저장한다.

모래 배터리 가동에 있어 복잡한 업무는 저장고 내 열 이동 상태, 온도, 에너지 사용량 등 데이터 수집 및 분석과 에너지 저장・배분을 관리하는 작업으로 이는 세련된 첨단 전산 장비와 시스템으로 제어 운영된다. 

이 모래 배터리는 섭씨 500도의 고온 상태로 저장된 열은 모래 배터리 안에서 며칠에서 길게는 몇 개월까지 저장이 가능해 특히 에너지 공급이 불안정해질 올 겨울철부터 칸카안빠 마을 주민용 가정 및 사무실 난방, 사우나, 도서관 및 수영장 등 공공시설에 전력을 공급할 계획이다.

연간

폴라 나이트 에너지의 모래 배터리의 가동으로 매년 이산화탄소 배출 160톤이 상쇄될 것이라고 업체는 기대한다.

문제는 글로벌 모래 수요 증가 추세에 따라 모래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오는 40년 동안 건축 자재로서 모래 수요는 현재보다 45% 증가할 전망이어서 앞으로 지속적인 모래 가격 상승이 우려되는 만큼, 친환경적이고 비용 효율적인 순환 경제적 에너지 저장 기술임에도 불구하고 모래 배터리 저장 기술의 폭넓은 상용화에 장애 요소라는 점이 지적된다.

모래는 전 세계 곳곳의 강과 호수에서 주로 채취되는데, 건축 자재로 수요가 높다 보니 일명 모래 해적들의 무분별한 불법 모래 채취 활동으로 자연 생태계 파괴가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