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 짬짜미' 덜미…물탱크 담합 건설사 38개사 적발
- 입찰 전 회의로 낙찰 예정자 결정, 들러리 업체들 투찰 합의 - 공정위, 중소 자재업체 포함 38개사에 과징금 및 검찰 고발
[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공정거래위원회는 물탱크 납품공사 입찰 과정에서, 총 38개 중소기업이 사전에 낙찰 예정사와 투찰 가격을 합의한 입찰 담합 행위를 적발했다고 17일 밝혔다.
해당 담합으로 물탱크를 납품받은 대우건설, 한화건설, 코오롱글로벌 등 18개 건설사들이 피해자가 됐다.
해당 담합은 2014년 12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약 4년간 지속됐으며, 아파트와 군 관사 신축 등 총 47건의 입찰에서 경쟁을 가장한 짬짜미 수주 구조가 형성됐다. 국내 주요 물탱크 업체들이 참여해 전국적인 범위에서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진 입찰담합이다보니 관련매출액이 약 507억 원에 달한다.
공정위는 이들 업체에 시정명령과 함께 총 15억 43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6개사는 검찰에 고발조치했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입찰 전에 회의를 통해 낙찰 예정자를 정하고, 들러리 업체들이 얼마에 투찰할지를 미리 합의했다. 입찰을 가장한 사실상 수의계약 구조였던 셈이다. 주요 낙찰자들은 사전에 가격조정을 통해 공사마다 적절한 수익을 확보했고, 들러리로 참여한 업체들은 차후 납품 일정이나 다른 현장에서 혜택을 받는 방식으로 담합 구조를 유지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총 47건의 입찰 중 일부는 3개 이하의 업체만 참여한 사례도 있었으며, 이는 사전 담합에 따라 투찰을 포기하거나 형식적으로만 참여한 결과였다"고 설명했다.
이번 담합 사건은 모두 자재 납품을 주로 하는 중소기업들이 중심이 된 담합 구조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피해를 입은 발주처가 대우건설, 한화건설, 코오롱글로벌 등 국내 주요 종합건설사인만큼 앞으로 대기업 건설사들의 입찰 관리가 더 까다로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위는 “낙찰 예정사와 투찰 가격을 사전에 정한 행위는 명백한 입찰담합이며, 자재 납품업체라고 해도 예외없이 제재할 것”이라며 “이번 사건은 경쟁이 실질적으로 배제된 전형적인 짬짜미 사례로, 반복 방지를 위한 제도 보완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