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리더 리포트] 삼성물산 오세철號...도시정비로 벌고, 신사업으로 확장

- 수익 방어 성공했지만 하이테크 둔화에 실적 하락, 정비사업으로 균형 시도 - ‘안전·신사업·조직개편’ 삼박자 전략으로 체질 전환, 플랫폼 수익화 과제

2025-06-16     문홍주 기자

[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7월 말, 국토교통부의 시공능력평가(도급순위) 발표를 앞두고 건설업계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본지는 대형 건설사들의 대표이사 교체 및 연임 이후 6개월 전후 시점을 맞아, 각 사의 실적과 전략, 현장 실행 수준을 중심으로 ‘대표 체제 중간점검’ 연속 기획을 진행한다. 이번 기획은 재무성과뿐 아니라 도시정비 수주, 신사업 추진력, 안전경영 등 경영자의 총체적 리더십을 점검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편집자 주>

2년 연속 ‘1조 클럽’ 후 25년 1분기 실적 경고, 열탕과 냉탕 오가는 삼성물산

오세철 대표이사가 처음으로 1조 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한 2023년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에게 있어 전환점이었다. 당시 매출 19.31조 원, 영업이익 1.03조 원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고, 2024년에도 1조 원대 영업이익을 유지하며 ‘2년 연속 1조 클럽’에 안착했다.

하지만 2025년 1분기 실적은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1% 감소한 3.62조 원, 영업이익은 52.8% 감소한 1,590억 원으로 집계됐다. 고점이 높았던 만큼 하락의 골짜기도 깊었다. 삼성물산은 실적 하락세에 대해 해외 프로젝트 준공과 물량 축소가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오 대표는 2025년 3월 주주총회에서 “올해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지속되는 어려운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리스크 관리 강화와 신사업 성과 창출을 통해 수익성을 더욱 견고히 하겠다”고 했다. 이러한 발언은 고금리·원자재가 상승으로 건설사 재무 건전성이 화두였던 업계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선제적 위기 대응 의지를 보여준다.

이는 삼성물산이 2015년 이후 수년간 이어온 ‘해외 대형 프로젝트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오 대표 체제에서 도시정비 등 국내 사업 비중을 확대해온 흐름과 맞닿아 있다. 오 대표는 부임 1년차인 2022년 하반기부터 '해외 하이테크·플랜트 중심 전략'에서 '균형 전략'으로 변화를 시사했다.

이에 따라 2023년에는 서울 송파 가락상아2차 리모델링(3,753억 원), 울산 중구 B-04 재개발(7,719억 원)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따냈다. 2024년에는 부산 광안3구역 재개발(5,112억 원), 서울 남영2구역 재개발(6,619억 원) 등 대형수주를 연이어 확보했다. 

2024년 정비사업 수주액은 3.64조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2025년 1분기에는 이미 3.1조 원을 확보해 연간 목표치(5조 원)의 70% 이상을 채웠다. 그러면서도 무리한 외형 확장을 지양했고, PF 리스크가 큰 사업은 엄격히 선별하며 수익성 확보에 방점을 찍었다.

특히 2025년 초에는 한남4구역(공사비 약 1.6조 원)을 수주하며, 현대건설과의 정면 대결에서 승리했다. 이는 단순한 계약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삼성물산은 '톱10 건설사 중 정비사업 실적 꼴지'라는 꼬리표를 떼고, 정비사업 최상위권 경쟁에 본격적으로 가세하게 됐다.

오 대표는 서울 한남동, 압구정, 여의도 재건축시장 등 핵심 정비사업에 적극 나서겠다는 본인의 포부를 현실화했고, 도시정비 시장의 판도 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세철 대표, ‘실행하는 리더십’ 평가

오세철 대표는 주요 경영 메시지를 분기 IR과 주주총회를 통해 직접 전해왔다. 2023년 신년사에서 그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신사업 가시화'를 강조했고, 그 해 주거 통합 플랫폼 ‘홈닉(HomeNIC)’을 런칭하며 플랫폼 사업에 본격 진입했다. 2024년에는 상업용 빌딩 플랫폼 ‘바인드(Bind)’도 선보이며, 건설업의 소프트웨어화에 나섰다.

오 대표는 “건설현장이 위험하다는 고정관념을 깨겠다”라고 공언하며, 2년 연속 중대재해 제로를 달성했다. 2년간 5만건이 사용(2023년 기준)되며 자리 잡은 작업중지권 보장, 안전 예산 확충, 1분기 기준 주요경영진의 30회 이상 현장 점검(2025년 기준) 등이 이행되었다. 실제 근로자들 사이에서도 안전문화가 체감된다는 반응이 나왔다.

오세철 대표 체제에서 안전은 최우선 가치로 자리 잡았다. 작업중지권 보장과 같은 획기적 정책 도입 이후, 삼성물산은 국내 건설사 중에서도 재해율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최고경영자 주도의 현장 경영을 통해 프로젝트 준공 품질과 일정 준수에도 만전을 기했다.

하지만 오 대표는 여기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그는 안전을 기반으로 하되,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신사업 강화에도 리더십을 집중했다. 수소·SMR(소형모듈원전)·해외 인프라 개발형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했다.

이러한 전략은 조직 인사 구조 개편에서도 드러났다. 오 대표는 2024년 말 조직개편을 통해 DXP(디지털 전환 사업부)를 대표이사 직속 본부로 격상시키고, 에너지솔루션·플랫폼 사업 담당 임원을 전진 배치했다. 실제로 스마트 건설과 신재생 분야에서 성과를 낸 젊은 인재 다수가 임원으로 발탁되었고, ‘성과 중심’ 조직 문화를 정착시키며 인사 적체 해소에도 기여했다. 2023년 오세철 대표 본인도 약 22억 원 이상 성과급을 수령해 업계 주목을 받았다.

이처럼 오세철 대표는 ‘안전·수익성·미래성장’이라는 삼각축을 균형 있게 유지하면서도, 불확실한 외부 환경 속에서 삼성물산이 지속가능한 건설기업으로 진화할 수 있도록 구조적 체질 개선을 추진해 왔다는 평가다.

미래를 겨냥한 3박자, 신사업·안전·조직개편

최근 삼성물산은 홈닉과 바인드를 중심으로 스마트홈·빌딩 관리 플랫폼을 강화하고 있다. 단지 IoT, 커뮤니티 예약, 차량 관제 등 단순 서비스가 아니라 자체 AIoT 기술을 통한 운영 최적화까지 도모하고 있다. 다만 해당 플랫폼 사업들이 '수익창출 단계'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하이테크 사업부(반도체·디스플레이 플랜트 시공)의 실적 둔화도 문제다. 한때 삼성물산 전체 영업이익의 40% 이상을 책임지던 하이테크 사업부는, 지금은 수주 공백 상태에 놓이며 ‘아픈 손가락’이 됐다. 삼성전자 등 그룹 계열사 수주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온 구조의 취약성이 드러난 셈이다. 이러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오세철 대표는 에너지·플랫폼 등으로 수익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는 뉴스케일파워 투자 이후 루마니아 도이체슈티 SMR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글로벌 신시장 진출을 가시화했다. 중동 지역의 수소 인프라 개발, 카타르 담수복합발전 수주 등도 주요 사례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3~2025년 상반기까지 수익성과 내실을 모두 방어하며, 재건축 시장과 신사업 부문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특히 정비사업 수주와 안전 리더십, 신사업 실행은 ‘오세철 리더십’의 특징으로 자리잡았다.

건설분야 전문가는 "삼성물산은 하반기 해외 수주 경쟁력 회복, 하이테크·플랜트 공백 대응, 플랫폼·에너지 사업의 수익화 여부가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라며 "안정적인 수익 구조와 혁신적 신사업이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