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자영업자 은행 연체율 '급등'... 내수 침체·수출 위축에 '직격타'

5월 말 5대 은행 평균 연체율 0.49%... 지난해 말 대비 0.14%p↑ 중기·대기업·가계 모두 부실 위험 일제히 ↑... 개인사업자 연체율↑ 두드러져 업계 관계자 "美 관세 영향 본격화 시 대출 부실화 속도 더 빨라질 것"

2025-06-16     이준성 기자
5대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내수 침체와 수출 위축이 동반되면서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한계 기업과 가계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가계와 개인사업자(자영업자)의 경우 부실 지표가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는 등 위기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미국발 상호 관세의 여파로 수출 관련 기업도 타격을 입기 시작하면 '부실 대출' 위험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의 전체 원화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연체) 평균값은 0.49%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4월 말 대비 0.05%포인트(p), 지난해 말 대비 0.14%p 각각 오른 수치다. 

대출 주체별 연체율은 중소기업(0.71%), 전체 기업(0.60%), 가계(0.36%), 대기업(0.18%) 등의 순으로 높았다. 각 주체별로 작년 말 대비 적게는 0.07%p에서 크게는 0.22%p까지 상승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이다. 지난달 말 평균 0.67%로 한 달 만에 0.06%p 올랐으며, 지난해 말(0.48%)과 비교하면 0.19%p 뛰었다.

이에 따라 각 은행의 대출 관련 부실 위험 지표는 일제히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먼저 A은행의 지난달 말 개인사업자 연체율(0.56%)과 고정이하여신(NPL·부실채권) 비율(0.49%)은 각각 2014년 6월 말(0.59%) 및 그해 9월 말(0.54%) 이후 10년 11개월, 10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아울러 A은행은 가계(0.33%) 연체율도 2014년 6월 말(0.34%) 이후 최고였다. 또한 중소기업(0.61%)과 전체 기업(0.52%)의 연체율 역시 각각 2014년 9월 말(0.68%)과 2015년 9월 말(0.59%) 이후 새 기록을 썼다. 

B은행도 마찬가지였다. B은행의 지난달 말 개인사업자 연체율(0.57%)은 2014년 9월 말(0.57%) 이래 가장 높았으며, 전체 원화 대출(0.42%)과 전체 기업(0.52%) 연체율의 경우 모두 2016년 9월 말(0.44%·0.61%) 이후 8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C은행과 D은행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C은행의 전체 원화 대출(0.49%)과 중소기업(0.75%) 연체율은 2016년 9월 말(0.56%·0.95%) 이후, D 은행의 가계 연체율(0.32%)과 NPL 비율(0.35%)은 시계열이 존재하는 2016년 3월 이후 최고 기록에 각각 해당했다. 

이처럼 부실 위험이 증가하자 은행권은 건전성 관리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일례로, 우리은행은 연체 관리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는 동시에 가계 및 기업 신용대출을 최장 10년 만기의 분할상환 대출로 전환하는 등 채무 조정을 적극 유도하고 있으며, 국민은행도 차주별·업종별 위험도를 정밀 분석해 신규 대출 취급 기준 등을 조정 중이다. 

다만 관련 업계 일각에서는 은행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실 대출 리스크가 갈수록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미국발 상호 관세가 본격적으로 국내 수출 관련 기업에 영향을 미칠 경우 이들 기업을 중심으로 대출 부실 위험이 급격하게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금리 장기화와 내수 침체에 수출 부진까지 겹치면서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다"며 "한동안은 연체율과 NPL 비율 등이 지속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전했다. 

이어, "미 정부의 관세 정책이 아직까지는 국내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며 "관세로 인해 수출 등이 추가적으로 쪼그라들면 기업대출 등의 부실화 속도는 한층 빨라질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